“사거나, 월세로”…등떠밀린 서민, 전세난 양극화의 두 갈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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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매물 품귀가 지속되고 갭투자(전세 낀 매매)까지 전면 차단되면서 무주택 수요자들의 선택지가 '떠밀린 매수' 또는 월세로 좁혀지고 있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제외한 전 자치구에서 1년 전보다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은 1만1427건에서 12월 1만993건으로 감소한 반면, 월세는 9086건에서 1만322건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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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대출도 만만치 않고, 2년 뒤엔 집값이 더 올라 있을 것 같아서 퇴직연금까지 깨서 그냥 샀어요.”(서울 노원구 공릉동 임모씨)
“아이 낳기 전에 서울 외곽지역이나 광명 9억원대 소형 아파트로 이사하려고 알아봤는데 현실적으로 전세는 답이 안 나오네요. 월세로 날리느니 남편과 모아둔 돈에 영끌을 해서라도 집부터 사는 게 맞는 것 같아서요.”(인천 부평구 산곡동 김모씨)
전세 매물 품귀가 지속되고 갭투자(전세 낀 매매)까지 전면 차단되면서 무주택 수요자들의 선택지가 ‘떠밀린 매수’ 또는 월세로 좁혀지고 있다.
20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제외한 전 자치구에서 1년 전보다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북구의 전세 매물은 157건으로 1년 전(1077건)과 비교해 85.5%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관악구(-71.2%), 광진구(-66.3%), 강동구(-65.7%), 은평구(-62.3%), 동대문구(-62.3%), 중랑구(-58.8%), 노원구(-58.5%) 등도 매물이 급감했다.
가까스로 전세 매물을 찾아도 신규 계약 보증금은 최고가거나 그에 근접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동구 고덕동 고덕 그라시움 전용 59.03㎡는 지난달 27일 9억2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체결되며 최고 보증금을 기록했다. 같은 달 발생한 직전 신규 계약이 8억5000만원이었는데 3주 만에 7000만원이나 오른 셈이다.
광진구 자양동 호반써밋자양도 전용 59.08㎡가 지난해 11월 보증금 8억5000만원에 신규 전세 계약이 이뤄져 2021년 최고 보증금 수준까지 올라섰다.
전세 보증금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수요자들은 생애최초 혜택을 활용해 서울 외곽의 주택 매수에 나서거나 보증부월세로 전환하는 분위기다.
생애최초 부동산 매입 추이를 보면 2030세대의 외곽지역 매수세가 눈에 띈다.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노원구에서 생애 최초 집합건물(아파트·연립·다세대·오피스텔 등)을 매입한 2030세대는 지난해 9~10월 360명에서 11~12월 423명으로 1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강서구도 416명에서 486명으로 16.8%가량 늘었고 관악구(224명→261명)도 약 16.5% 증가했다.
아파트 월세 계약 건수는 전세를 따라잡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은 1만1427건에서 12월 1만993건으로 감소한 반면, 월세는 9086건에서 1만322건으로 늘었다. 월세 계약이 전세를 앞지른 2022년 12월 이후 전·월세 계약 건수 차이가 가장 적었다.
전문가들은 신규 계약 기준 전셋값은 통계보다 크게 오른 데다 전세 대출도 여의치 않아지면서 매수 또는 월세로 선택지가 더 좁혀졌다는 진단을 내놨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제로 주거 이동에 제약이 생겼고 세금 증가까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집주인들은 그 비용 부담을 임차인에게 전가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며 “그에 따라 세입자들은 매수하거나 비용이 증가된 월세라는 선택의 기로에 놓였다”고 설명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최근 추이를 보면 외곽지역은 생애최초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수요자들이 매수하고 있다”며 “보통 2억~3억원을 모은 수요자들이 담보인정비율(LTV) 70%로 최대한도의 대출을 받아 10억원 이하 주택을 매입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 전문위원은 “대출규제로 집주인들도 전세금을 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 보니 기존 보증금에 월세를 추가하는 반전세로 협의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사례가 통계상으로는 보증부월세로 분류되면서 전셋값 상승폭이 생각보다 작아 보이지만, 막상 새로 계약을 하려고 보면 계약 문턱이 높아진 것을 실감하게 된다”고 짚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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