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이자 폭탄’… 주담대·전세대출 6%에 숨막히는 서민들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기조 유지… 선제 인하 쉽지 않아
실수요자 이자 부담 가중, 주거비 압박 갈수록 커진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이어 전세자금대출 금리까지 6%대를 넘어섰다. 금리 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약화되면서 은행권 대출금리는 정점을 찍은 뒤에도 좀처럼 하락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분간 대출금리 상단이 쉽게 내려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새해 들어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만 더욱 가중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5대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년 주기형 주담대의 경우 농협은행 금리는 4.15~6.45%로 전주 대비 0.27%포인트(p) 상승했다. 국민은행은 4.34~5.74%로 전주 대비 0.15%p 올랐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금리도 0.02~0.03%p 가량 상향 조정됐다.
심지어 전세대출 금리(12개월·6개월 변동형) 상단마저 6%대로 올라섰다. 하나은행의 우량주택전세론 금리는 1년 변동형 기준 4.71~6.01%로 올라갔다. KB국민은행의 KB주택전세자금대출 금리는 4.08~5.48%로 각 금리 상단이 5% 중반대에 다다랐다.
지난주까지 유일하게 2%대 금리가 있었던 NH농협은행의 하단도 3%대로 올라섰다. NH전세대출 금리는 3.21~5.51%다. 이자 부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농협은행은 오는 22일부터 주담대, 전세대출에 최대 0.3%p 우대금리를 신설하는 대응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같은 흐름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후퇴한 데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를 이어가면서 가산금리를 적극적으로 낮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민현하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원은 "이달 한은의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한 문구가 삭제된데다 지난해 지속됐던 '1인 인하 소수의견'도 제시되지 않아 금리 인하 사이클이 마무리될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소멸하면서 시장금리 레벨도 재조정되고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들어 대출 수요가 다시 늘어나는 조짐을 보이자 은행들이 자산 건전성과 수익성 관리에 무게를 두는 것도 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유인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분간 대출금리를 빠르게 낮추기보다는 리스크 관리와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우선시할 가능성이 크다"며 "기준금리가 실제로 인하되더라도 대출금리 반영에는 시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대출금리 고점 장기화가 서민·실수요자의 부담을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거 목적의 대출 비중이 높은 가계 특성상 이자 부담 증가는 소비 여력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연체 위험 확대 등 금융 취약성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단기적으로 대출금리가 급락하기보다는 고점 부근에서 제한적인 등락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금리 인하 국면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나민욱 DB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픽스(COFIX) 및 시장 금리 상승으로 주담대 금리 상한선이 6%를 상회하면서 실질 대출 한도 역시 감소할 것"이라며 "올해는 작년 대비 가계대출 성장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주형연 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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