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의 끝나지 않은 덫: ‘가짜 임대인’과 경매의 함정

기호일보 2026. 1. 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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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가짜 임대인'과 경매의 허점을 노린 새로운 사기 수법들이 독버섯처럼 피어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특별법이 2027년 5월 31일까지 연장되었지만 현실에서는 법원 경매 절차의 장기화를 틈타 '제2의 전세사기'가 활개 치며 서민들의 주거 의지를 짓밟고 있습니다.

한 페이퍼 법인이 경매 절차에서 최고가매수신고인 지위를 확보한 후 자신을 마치 '확정된 집주인'인 양 속여 새로운 임차인을 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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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길 인천지방법무사회 이사/법무사
문용길 인천지방법무사회 이사
전세사기 피해자들의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가짜 임대인'과 경매의 허점을 노린 새로운 사기 수법들이 독버섯처럼 피어나고 있습니다.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특별법이 2027년 5월 31일까지 연장되었지만 현실에서는 법원 경매 절차의 장기화를 틈타 '제2의 전세사기'가 활개 치며 서민들의 주거 의지를 짓밟고 있습니다. 특히 임차권등기명령이 완료된 공실 주택을 이용한 기망행위가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 낙찰자는 '미래의 주인'이 아닙니다

가장 충격적인 사례 중 하나는 페이퍼 법인의 '가짜 임대차'입니다. 한 페이퍼 법인이 경매 절차에서 최고가매수신고인 지위를 확보한 후 자신을 마치 '확정된 집주인'인 양 속여 새로운 임차인을 들였습니다. 피해 임차인들은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으면 법의 보호를 받을 것이라 믿었지만 이는 큰 오해였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적법한 임대 권한'을 가진 자와 계약해야 합니다. 매각대금을 아직 납부하지 않은 최고가매수신고인은 법적으로 타인에게 집을 빌려줄 권한이 없습니다. 대금 납부 의사조차 없었던 유령 법인은 임차인을 법적 보호의 사각지대에 내팽개쳐 '확정일자만 있으면 안전하다'는 믿음을 무참히 깨뜨렸습니다.

# '시간'을 악용하는 파렴치한 임대인

두 번째 사례는 '시간'을 악용하는 파렴치한 임대인의 수법입니다. 형기를 마친 임대인이 장기간의 경매 절차로 비어 있는 피해 주택에 무단으로 들어가 월세 계약을 맺은 사건입니다. 임대인은 이미 주택 관리 능력을 상실했음에도 불구하고 경매가 확정되기 전까지의 시간을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했습니다. 사회 경험이 부족한 청년들은 "집주인이 직접 나왔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계약했지만 결과는 비참했습니다. 경매가 종결되자 보증금을 한 푼도 돌려받지 못한 채 길거리에 나앉게 된 것입니다. 임대인에게는 잠깐의 '수익원'이었을지 몰라도 임차인에게는 삶의 기반이 무너지는 절벽이었습니다.

# 절반만 맞는 믿음이 가장 위험합니다

우리는 흔히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임차인의 강력한 보호막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보호막은 '적법한 소유자 또는 권한을 가진 자'와 계약했을 때만 작동합니다. 형식적인 계약서와 관공서의 도장이 찍혔다고 해서 모든 계약이 보호받는 것은 아닙니다. 권한 없는 자와의 계약은 법적 울타리 밖에 있는 위태로운 약속에 불과하며 실질적인 보호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경매가 진행 중인 주택, 이미 임차권등기가 기재된 공실 그리고 '낙찰자'라는 명목으로 접근하는 페이퍼 법인과의 계약은 반드시 의심해야 합니다. 등기부등본 확인은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입니다. 만약 이미 계약을 체결했다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를 버리고 즉시 전문가를 찾아 계약 취소 가능성과 손해배상, 더 나아가 형사 대응까지 신속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 법은 '정확한 이해' 위에서 작동합니다

전세사기 피해는 한 번으로 끝나지 않으며 경매 과정의 혼란을 틈탄 또 다른 덫들이 도처에 깔려 있습니다. 법은 약자를 돕기 위해 존재하지만 법이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임차인 스스로의 '정확한 이해'가 가장 중요합니다. 공실이 된 경매 주택에서 들려오는 달콤한 제안을 마주했을 때 "혹시 이 계약이 나를 파멸로 이끄는 것은 아닐까"라는 차가운 의심부터 시작하십시오. 그 의심이야말로 당신의 소중한 전 재산과 미래를 지키는 가장 강력한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저 또한 공익법무사로서 여러분 곁에서 그 걸음을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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