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가격 매 분기 급등…스마트폰 ‘가격 압박’ 우려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이른바 '메모리플레이션'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공급 부족과 가격 상승이 맞물리며 스마트폰·노트북·PC 등 주요 IT 기기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PC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D램(DRAM) 가격은 분기마다 50% 안팎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낸드플래시(NAND) 가격도 1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메모리는 IT 기기의 핵심 부품으로,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20% 수준이다. 이에 따라 메모리 가격 상승은 완제품 가격에 직접적인 압력으로 작용한다.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 수요 폭증이 자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주요 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AI용 메모리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는 흐름이다. AI용 메모리는 대규모·장기 공급 계약이 가능하고 일반 메모리보다 마진이 높아 업체 입장에서 우선순위가 높다는 평가다.
일부 업체는 소비자용 메모리 생산 비중을 줄이거나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마이크론은 AI용 메모리 중심으로 전략 전환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공급 부족 상황을 두고 "20년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메모리 가격 상승은 이미 IT 제품 가격에 반영되는 분위기다. 대만 에이수스(ASUS)와 중국 레노버의 일부 노트북 제품, 샤오미 스마트폰 등이 가격 인상에 나섰고, 향후 출시될 삼성전자의 차세대 스마트폰과 애플 신형 아이폰 역시 가격 인상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확보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가격 인상뿐 아니라 제품 공급 축소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AI 중심의 반도체 수요 구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메모리 가격 변동이 IT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와 소비자 가격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