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코리아’ 원지안, 태블릿의 시대에…더욱 완연한 도화지[인터뷰]

크고 흰 화폭에 이렇게 저렇게 붓을 쳐도 다채롭게 표현되는 그림들. 옛 선인들은 그러한 소재를 ‘화선지’라고 표현했을까. ‘메이드 인 코리아’를 연출한 우민호 감독은 배우 원지안의 존재에 대해 ‘도화지’라는 표현을 썼다. 맥락은 비슷하다. 하얀 화폭을 놓고 어떤 색깔이나 모양을 칠해도 곧이곧대로 재현되는.
우리는 최근 ‘원지안’이라는 화폭에서 표현된 두 편의 그림을 접했다. 하나는 지난 11일 막을 내린 JTBC 드라마 ‘경도를 기다리며’였고, 다른 하나는 지난 14일 첫 시즌의 마지막회가 공개된 디즈니플러스의 드라마 ‘메이드 인 코리아’(이하 메인코)다. 원지안은 전작에서는 말간 얼굴의 멜로 여주인공이었고, 후작에서는 서늘한 칼날을 의인화한듯한 야쿠자의 2인자를 연기한다.

“최근에 감독님께 들었던 말씀 중 인상적인 것이 ‘도화지 같다’는 말씀이었어요. 어느 작품, 어느 캐릭터, 어느 상황에 넣어도 맞는 그림이 그려진다는 말씀이었어요. 우민호 감독님을 뵐 때마다 제 인상을 다른 곳과 다르게 말씀해주신 것은 배우 입장에는 굉장히 기쁜 칭찬이죠.”
‘메인코’에서 원지안이 연기한 이케다 유지는 재일교포 2세로, 극 중 일본 오사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대형 야쿠자 조직의 수장인 이케다 오사무(릴리 프랭키)의 수양딸이자 심복이다. 그는 중앙정보부 요원으로 ‘각하’의 선거자금을 대기 위해 히로뽕에 손을 대는 백기태(현빈)의 일본 측 파트너로 분한다. 정장차림의 빗어넘긴 머리, 백기태와 호감과 관심을 오가는 감정을 나누는 장면은 극의 밀도를 더한다.

“제가 과거 출연한 ‘D.P.’에서의 모습을 보셨다고 해요. 그동안 감독님의 작품에 주로 남자 배우들이 많았다고 들었는데, 저는 나이 역시 많지 않은 편이어서 여러 가지로 새로운 현장이었습니다. 야쿠자라는 입장이 주는 투박함과 예민함 그리고 1인자 밑에서 자신을 숨겨야 하는 기민함 등이 포인트였어요. 그런 캐릭터를 놓고 의상이나 머리스타일, 표정 등 많은 부분을 만들었습니다.”
6회 분량이 첫 시즌에서 이케다 유지는 크게 도드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백기태가 중앙정보부 안에서 대통령의 경호실장 천석중(정성일)의 눈에 드는 과정이 주를 이뤘다. 그래서 원지안은 주로 현빈과 호흡을 맞췄다. 야망과 욕망이 크면서 2인자로서의 전복 의지가 있는 두 캐릭터는 실제 감독의 주문대로 ‘칼날과 칼날이 부딪치는 느낌’을 내려고 했다. 현빈과의 호흡도 그래서 인상적이었다.

“선배와 호흡을 하면서 좋은 에너지를 받았어요. 인물을 저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에너지였죠. 앞에서 살아있는 백기태로 존재해주셨기에 호흡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정해지는 게 있었어요. 이미 선배님은 영화 ‘하얼빈’에서부터 우 감독님과 맞춰오셨기에 익숙하고, 여유로워 보이셨어요. 저 역시도 해외촬영이 처음이고 긴장도 됐지만 그런 선배의 여유로 빠르게 풀어질 수 있었죠.”
그런 도움은 역시 ‘경도를 기다리며’의 이경도 역 박서준에게서도 느낄 수 있었다. 원지안은 박서준을 “제가 편할 수 있게 배려해 준 선배”라고 표현했다. 현빈과 박서준, 두 특급스타들의 도움으로 원지안은 2025년 연말부터 이어진 두 편의 작품을 무사히 완성할 수 있었다. 원지안 자체가 하나의 도화지였다면, 현빈과 박서준은 그 화폭에서 같이 놀 수 있었던 서로 다른 재료에 가까웠다.

“16살 때부터 배우를 꿈꾸긴 했어요. MBTI가 ‘J(계획형)’는 아니라 원대한 계획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대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를 오고 나서는 상상한 것이 있었죠. 10년 정도가 지났는데 얼추 맞게 원하는 대로 일을 하고 있어 운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원래는 데뷔 당시 10년이 지나면 매체연기(드라마, 영화)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훨씬 빨리 시작하게 됐어요. 역시 함께 만들어가는 연기라는 점에서 매체연기를 빨리한 것 역시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만난 원지안은 말간 얼굴을 하고 있지만, 여배우로서는 이채로운 중저음의 목소리도 갖고 있다. 때로는 긴장을 하지만 상대에게는 격식을 갖추려고 하는 예의도 있다. 그런 그가 연출자에게 주는 이미지는 비슷한 것 같다. 단순히 어리지만 않은, 뭔가를 품고 있을 듯한 캐릭터. 그래서 그는 ‘D.P.’ ‘소년비행’ ‘오징어 게임’ ‘북극성’ 등에서의 작품에서 ‘사연이 있는 인물’을 주로 연기했다.

“장르에 한계를 두고 싶은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요즘 마음이 생기는 쪽은 ‘제 나이(1999년생)에 맞는 캐릭터를 해보면 자신이 있지 않을까’ 정도예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이번 작품까지 마치면서 보시는 분들께 ‘보고 싶은 배우’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원지안이 나오면, ‘궁금하네’ 싶은 생각이 드실 때까지 또 열심히 해보고 싶습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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