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퇴짜 맞고 또 ‘장애인 주차구역 축소’ 발의한 창원시의회···장애인단체 거센 반발에 결국 철회
지역 단체 비판에 창원시도 축소에 부정적 의견
2023년엔 2% 축소안 냈다 심의에서 부결

경남 창원시의 장애인 전용주차구역 축소를 담은 조례안을 발의한 국민의힘 소속 창원시의원들이 조례안을 돌연 철회했다. 장애인 단체들은 시의원들이 장애인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20일 창원시의회에 따르면 ‘창원시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김영록 의원 등 시의원 10명이 지난 19일 오후 2시쯤 조례 철회서를 모두 제출했다. 이들은 안건 철회서를 내면서 ‘안건 재검토’라는 사유를 밝혔다. 이에 20일 열린 시의회 건설해양농림위원회 심의에서는 해당 조례안이 상정되지 않았다.
의원들의 조례안 철회는 장애인 단체와 언론의 비판이 거셌던 부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부담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해당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조례안에는 만성적인 창원시의 주차난 해결을 위해 부설주차장의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 비율을 조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현행 4%인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3% 이상’으로 줄이는 것이 골자다.
단순 산술 계산을 해보면, 창원지역 공공·민간 부설주차장 전체 규모가 50만7000면(2022년 기준)인 점을 고려해 1%를 줄이면, 주차장이 5000면 이상이 축소된다.
창원시도 장애인 주차장 축소에 대해 부정적 의견서를 시의회에 제출했다. 시는 인구 규모가 비슷한 특례시(100만 이상) 중에서 창원시 장애인 비율이 5.05%로 가장 높아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을 줄이면 장애인 활동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다.
장애인 단체는 지난 15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상위법 입법 취지에 위배,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간접 차별 행위, 고령화 사회로 인한 사회적 비용과 갈등 야기 등을 언급하며 조례 철회를 요구했다. 경남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11개 장애인 단체도 관련 조례안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냈다.
앞서 창원시의회는 2023년 9월에도 창원시 부설주차장 장애인 전용 주차구역 설치기준을 4%에서 2%로 낮추는 조례안을 발의했다가 건설해양농림위원회 심사에서 부결된 바 있다.
장애인 단체들은 20일 창원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관련 의원들의 공식 사과를 촉구했다. 단체는 “정치인의 말 한마디는 사회적 갈등을 치유할 수도 있고, 반대로 증폭시킬 수도 있다”며 “지금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들의 존재를 부정하고, 그들의 권리를 철저히 외면하는 ‘배제의 정치’를 하려는 의원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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