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 대통령이 칭찬한 '정원오'···행정 잘하는 비결을 묻다
성수동 도시재생 경험 바탕으로 서울의 미래 비전 제시
“말보다 결과로 신뢰 쌓는 행정가형 리더십 필요”

"행정의 '효능감' 아닐까요. 시민들이 '써보니 좋더라'고 느끼는 구(區) 행정의 경험담과 입소문이 이웃에게, 또 그 이웃에게로 자연스럽게 퍼진 것 같아요. 신뢰가 켜켜이 쌓이고 공감이 넓어지는 과정이 여론의 지지로 이어진 결과라고 생각하죠."
정원오(56) 서울 성동구청장은 '효능감'이란 말을 자주했다. 행정의 출발점은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해야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 가장 가까운 구민들의 민원 해결에 온 몸을 던졌다. 결국 성수동 등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내면서 검증된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로 인정받은 게 그의 경쟁력이 됐다. 이재명 대통령 마저 최근 "일 잘하는 구청장"이라고 '공개 칭찬'한 이유다.

-광주·전남 지역민들 같은 경우는 생소할 수 있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칭찬한 구청장이라는 전국적인 유명세를 가지고 있다. 어떤점을 칭찬했나.
▲말 그대로 '일을 잘한다'라는 것이다. 12년 전인 2014년에 성동구청장에 당선했을 때 이재명 대통령이 당시 성남시장 재선 때였다. 한참 선배인데 그 때부터 내가 뭘 잘한 사업이 있으면 꼭 칭찬을 해 줬다. 이후 쭉 연결이 됐고 당 대표 할 때도 칭찬해 주고 또 특보로 임명도 해 줬다. 그래서 이제 아마 나를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그런 인식이 좀 계신 거 아닌가 싶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관련 지지율이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일시적인 이슈나 이미지 경쟁의 결과라기보다는 '근자열 원자래'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다고 본다. 가까이에서 함께 살아가는 시민들이 먼저 만족하고 신뢰해야 그 성과와 평판이 자연스럽게 넓게 퍼져 나간다고 생각한다. 행정도 결국 하나의 서비스라고 본다. 시민들의 일상 속 불편을 얼마나 줄였는지, 안전·돌봄·교통·주거 같은 삶의 기본을 얼마나 성실하게 챙겼는지가 평가의 출발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시민들이"써보니 좋더라"고 느끼는 경험으로, 행정을 직접 이용해 본 분들의 입소문과 사용후기가 이웃에게, 또 그 이웃에게로 자연스럽게 퍼지면서 신뢰가 쌓이고 공감이 넓어졌다고 본다. 현장에서 차곡차곡 쌓아온 작은 변화들이 체감과 후기, 입소문으로 이어졌고 그 과정이 지지로 나타난 결과라고 생각한다.
-서울 자치구 가운데 유일한 3선 구청장이다. 만약 더 큰 도시 행정을 맡게 된다면 본인의 강점은.

-성동구청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가장 보람 있었던 성과와 남아 있는 과제는.
▲무엇보다 지금의 성수동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성수동은 10년 전과 비교해 매년 약 33조원의 경제적 가치가 새롭게 발생하고 있으며, 기업 수는 두 배로 늘어났다. 지난해 방문객은 3천만명을 돌파했고, 외국인 관광객도 160개국에서 300만명 이상이 찾았다. 카드 매출은 1천300억원을 넘었고, 올해 하반기 기준 외국인 카드 매출의 4분의 1이 성수동에서 발생하는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모든 변화는 행정이 앞에서 끌고 간 결과라기보다, 성수동을 살아온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온 시간의 축적이라고 생각한다.
-여수에서 성장한 경험이 정치 철학이나 행정 스타일에 어떤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가.
▲여수에서 보낸 유년 시절은 내 정치 철학의 바탕 같은 것이다. 집안 형편이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어머니는 늘 손이 크셨다. 집에 있는 것이 많아서라기보다, 나누는 일을 당연하게 여기셨던 분이었다. 그 시절 여수에는 걸인이나 행려, 시주를 다니는 스님들이 종종 마을을 지나갔는데, 어머니는 한 번도 빈손으로 돌려보내신 적이 없었다. 고백하자면 어린 마음에 솔직히 이해가 잘 안된 적도 있었다. '우리 먹을 것도 빠듯한데 왜 늘 남을 먼저 챙기느냐'고 속으로 서운해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어머니의 선택에는 분명한 기준이 있었던 것 같다.
-서울은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들이 함께 살아가는 도시다. 이런 도시를 이끄는 리더십은 어떤 점이 가장 중요한가.

-서울의 경쟁력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지역균형성장을 병행하는 방법은.
▲'선택과 집중'의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이재명 정부의 '5극 3특' 정책은 수도권 1극 체제를 완화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 이에 맞춰 각 지역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정책적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 본다. 다시 말해 서울은 국내 도시들과 경쟁하는 도시가 아니라, 도쿄·상하이·베이징·싱가포르 같은 아시아 대표 도시들과 경쟁을 통해 '글로벌 도시 G2'라는 지향점을 갖고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양의 대표 도시, 경제수도 격의 역할을 하는 도시가 '뉴욕'이라면 서울이 동양에서 이 같은 위치를 점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국제 경쟁력을 갖출 때 글로벌 기업의 본사 유치, 인재 유입,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서울이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올해 6월에는 지방선거가 우리 사회에 어떤 방향을 제시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지.

-광주·호남은 민주주의와 공동체의 가치를 상징하는 지역이다. 오늘날 도시 행정이나 국가 운영에 어떤 시사점을 준다고 보는가.
▲광주가 지닌 민주주의의 역사는 행정과 국가 운영에서 아주 근본적인 질문, 그러니까 '우리가 왜 이 일을 하는가'를 끊임없이 묻도록 만든다. 효율이나 성과 이전에 그 결정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어떤 가치를 지키는 지에 대한 질문이 광주와 호남으로 상징되는 민주주의의 역사를 생각해보면 빠질 수 없다는 의미다.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의 역사, 그리고 민주주의 체제가 가능했기 때문에 시작될 수 있었던 지방자치의 역사는 모두 광주·호남을 빼놓으면 쉽게 성립할 수 없는 것들이다.
-마지막으로 서울시민과 고향인 여수를 포함해 광주·호남 지역민들에게 각각 전하고 싶은 말은.
▲보내주시는 기대의 무게를 매우 무겁게 느끼고 있다. 어디에 있든, 어떤 자리에 있든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럽게 느끼실 수 있도록, 원칙과 책임을 잃지 않는 모습으로 제 역할을 다하겠다. 지역을 넘어 신뢰받을 수 있는 행정과 정치로 보답하겠다는 다짐을 드린다. 대담=유지호 취재1본대담=유지호 취재1본부장 hwaone@mdilbo.com
정리=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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