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우주·AI ‘미래형 新동맹’… 韓·美, 이젠 대체불가 파트너 [심층기획-트럼프 2기 1년]
한화, 美 조선업 게임체인저 기대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협력 눈길
韓바이오헬스, 中기업 대안 급부상

◆동맹의 새로운 ‘닻’ 내리다
19일 산업계에 따르면 한·미 산업 동맹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분야는 단연 ‘조선’이다. 중국의 해군력 증강에 맞서야 하는 미국은 자국 조선업 쇠퇴의 해법을 한국에서 찾았다.
한화오션이 필리조선소를 인수하고 미 해군 함정 유지·보수(MRO)사업에 본격 진출한 것은 양국 협력의 상징이 됐다. 미 해군성 장관 카를로스 델 토로는 한화의 투자가 미국 조선업 경쟁력을 바꿀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한국이 미국의 국방 역량을 보완하는 확실한 ‘전력 승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래 먹거리를 위한 기술 동맹은 지난해 10월 양국 정부가 체결한 ‘한·미 기술번영 업무협약(MOU)’을 기점으로 구체화됐다. MOU에는 인공지능(AI), 바이오, 양자, 우주기술 등 첨단 전략 기술 분야에서 상호 간의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협력하는 내용이 담겼다.
가장 눈에 띄는 분야는 AI다. 양국은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응용기술을 망라하는 ‘AI 풀 스택’의 수출을 촉진하고, 아시아 및 제3국으로의 공동 진출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미국의 ‘AI 표준 및 혁신센터(CAISI)’와 한국의 ‘AI안전연구소’ 간 협력으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AI 표준을 주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산업연구원은 최근 ‘2026년 경제산업 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중 패권 경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라는 대외적 위기가 역설적으로 한국 기업들에게 ‘대체 불가능한 파트너’로서의 입지를 다질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사이익이 뚜렷한 분야로는 바이오헬스가 꼽힌다. 미국이 ‘생물보안법’ 재추진을 통해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안정적인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을 갖춘 한국 기업들이 중국을 대체할 최적의 대안으로 부상해서다. 산업연구원은 2026년 바이오헬스 수출이 전년 대비 7.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경쟁이 군사를 넘어 우주 등 전방위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한·미 동맹의 핵심축이 ‘경제 안보’와 ‘기술’로 이동했음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미국 시장이 여전히 가장 크고 기술 패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라며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정책에 동조하며 기회를 도모하는 것이 국익을 극대화하는 길”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아울러 “한·미 동맹을 중심축으로 하되, 유사 입장국과의 연대를 강화하고 AI 규범이나 공급망 안정성 등 글로벌 이슈에서 한국만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는 것이 새로운 차원의 자율성 제고 방안”이라고 했다. 그는 한·중 관계에 대해선 “희토류 등 높은 대중 의존도를 고려할 때 공급망의 완전한 단절은 불가능하다”며 “지자체 간 협력이나 민간 경제 채널 등 기능주의적 접근을 통해 구조적 제약하에서도 협력의 끈을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동수·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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