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한소희 "인생이 바뀌었냐고요? 전 여전히 알바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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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센스] "적당한 때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살고 싶어요. 나만의 편이 되어줄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부부의 세계>로 단숨에 스타덤에 올랐지만, 배우 한소희는 여전히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놓지 않으려 노력한다. 쉬는 날이면 지인 카페에 나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집에서 푹 잘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그는 "화려한 인생을 산다고들 하지만 사실 생각보다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며 소탈하게 웃었다.
1월 16일,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한소희는 30대를 맞이한 배우로서의 바람과 일상을 지키려는 노력, 그리고 사람에게서 영감을 얻는 자신만의 방식에 대해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다음은 일문일답.
"화려해 보이지만, 일상은 달라지지 않았다"
미선은 돈에 집착하는 캐릭터다. 현실의 본인에게 돈은 어떤 의미인가.
돈이면 다 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행복을 위해 일정 부분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일확천금을 쫓는 건 아니어도, 적정 수준의 돈이 있어야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단기간에 톱스타가 됐다. 한국에서 여배우로 산다는 것은.
사실 그 경계를 잘 모르겠다. 화려한 인생을 산다고들 하지만 사실 그렇게까지 화려하진 않다. 굳이 꼽자면 먹고 싶은 거 마음껏 시켜 먹을 수 있는 정도랄까. 그 정도 선에서 내 생활이 바뀐 거지, 인생이 판 뒤집어지듯 변한 건 아니다. 그래서 지금도 시간 날 때면 아르바이트를 하곤 한다.

얼굴이 알려졌는데 알바를 하는 게 불편하지는 않나.
상관없다. 시간 날 때 지인 카페에 가서 도와주는데, 손님들이 알아봐 주시면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커피를 만든다. 그런 삶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게 내 행복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알바를 할 물리적인 시간이 나오나.
쉬는 날 친구가 일하고 있으면 가서 같이 돕는다. 소문나지 않게 비밀리에 조용히 하고 있다(웃음).
지금 가장 큰 행복은 무엇인가.
요즘엔 집에서 잘 때가 제일 행복하다. 대답 수준이 민망할 정도로 저질이다. 하하. 하지만 진심이다.
다양한 사람의 눈동자 속에서 얻는 것들
인터뷰 전 다이어리를 쓰고 있었다. 주로 어떤 내용을 적나.
뭘 적었더라. (잠시 다이어리를 훑어보더니) 너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사네(웃음). <프로젝트 Y> 미선이를 찍을 때 썼던 기록도 있다. 오늘 적은 건 '인터뷰를 하는 날인데, 기자님들이 명함 주시는 걸 보며 나도 명함을 하나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명함을 드리고 싶다' 이런 마음들을 적었다.
촬영장에서의 기억이나 감상을 위주로 기록하는 편인가.
현장에서의 기억보다는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많이 쓰는 편이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고, 어떤 감정을 베이스로 연기를 하고 있는지 말이다. 연기는 내게 일이기도 하지만 결국 감정을 바탕으로 하는 작업이잖나. 그러니 지금 내 상태가 어떤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이 일에 임하고 있는지 기록하는 것 같다.

<불안의 서>를 추천해 베스트셀러가 됐다. 요즘 즐겨 읽는 책이 있다면.
시집을 많이 본다. 예전에는 소설이나 두꺼운 책도 봤는데, 요즘은 문장 소화 능력이 떨어진 건지 두 장을 넘기기가 힘들더라. 그래서 시집을 자주 들춰보고, 예능은 <이혼숙려캠프>나 <금쪽같은 내새끼> 같은 프로그램을 본다.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나.
책이나 예능에서 영감을 얻지는 않는다. 주로 사람에게서 많은 걸 얻는 것 같다. 인터뷰를 하다 가도 기자님들과 눈을 마주치면 문득 떠오르는 생각들이 있다. 지금은 업무 때문에 만났지만, '저 사람의 인생은 어떨까, 오늘 하루는 어땠을까' 같은 상상을 한다. 기자님이 "힘들 때 뭐 하세요?"라고 물으시면 역으로 '기자님은 힘들 때 뭘 하실까'를 궁금해한다. 주변 사람들한테서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적당한 때 결혼해 아이 낳고 싶어… 가족이라는 울타리 꿈꾼다"
전종서 배우와 작품 전부터 친구가 됐다고 들었다.
종서는 정말 사랑스러운 친구다. 마음에 사랑이 가득한 친구인데, 나는 그런 표현을 잘 못 한다. 반면 종서는 표현을 되게 잘해준다. 촬영할 때 놀라웠던 건 도경이에게서 종서의 모습이 전혀 안 보였다는 거다. 도경이는 와일드한 면이 있는데, 그 모습이 내가 미선이로 임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을 주었다.
종서 배우에게 먼저 DM을 보냈다고 하던데.
처음엔 완전 단순한 팬심이었다. <몸값> 시리즈 속 종서가 너무 멋있어서 DM을 보냈고 답장을 기대도 안했는데 답장을 해줬다(웃음). 종서는 선과 악이 공존하는 얼굴이라 좋고, 목소리도 굉장히 선호한다. <버닝> 때도 완전 신인이었음에도 화면을 장악하는 힘이 대단하더라.

명함을 만들고 싶다고 했는데, 생각나는 디자인이 있다면.
그냥 '한소희' 세 글자만 적고 연락처만 넣고 싶다. 어떤 일로 인사를 드리게 될지 모르니까. 카페 알바생으로 인사를 드릴 수도 있는 거고. 나를 '배우 한소희'라는 특정 틀에 가두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다.
도전해 보고 싶은 역할이 있나.
사이코패스 같은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 지금까지는 늘 감정적으로 부딪히고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캐릭터를 주로 맡아왔다. 매 순간 감정을 쏟아붓는 역할을 주로 하다보니 이제는 감정이 아예 결여된, 그래서 어떤 고난과 역경이 닥쳐도 별다른 타격을 받지 않는 사람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참아서 무던한 게 아니라, 태어나길 모든 일에 무덤덤하게 태어나 매사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그런 인물 말이다. 그런 캐릭터를 고민하다 보니 결국 사이코패스라는 역할까지 생각이 닿게 된 것 같다.

본인이 평소 일희일비하는 스타일인가.
사실 매 순간 감정을 쏟아내는 게 너무 힘들다(웃음). 제가 좀 일희일비하는 스타일이라 더 그런 것 같은데, 그래서 매사에 무덤덤한 캐릭터를 찾다 보니 사이코패스라는 역할까지 생각이 닿은 것 같다.
배우로서의 30대를 넘어, 인간 한소희로서 30대는 어떻게 보내고 싶나.
적당한 때가 되면 좋은 사람을 만나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평범하게 살고 싶다. 어떤 거창한 포부라기보다, 언제나 든든하게 내 편이 되어줄 사람들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진짜 내 편, 나를 지켜줄 수 있는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생겼으면 좋겠다.
범죄 엔터테이닝 무비 <프로젝트 Y>는 2026년 1월 21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김태현 기자 toyo@ily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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