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국민의힘이 이름을 바꾼다는데, 각 당명의 유래는?

신동진 2026. 1. 20.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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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6년 1월 17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신동광 작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열린라디오 YTN>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최휘: 열린 라디오, 이번에는 미디어 속 언어를 재해석 해보는 미디어 언어 시간입니다. 국민의힘이 5년 반 만에 당명 개정에 나섰습니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하는 만큼, 어떤 가치와 비전을 담은 이름이 나올지 오늘은 다양한 정당 이름과 함께 사상과 이념의 의미를 알아보겠습니다. 매일경제에서 '말록 홈즈' 시리즈를 연재 중인 어원연구가 신동광 작가 나오셨습니다.

◇신동광: "말 속에 답이 있다". 안녕하세요, 말록 홈즈 신동광입니다.

◆최휘: 날씨가 추워서 오고 가시는 데 고생이 많으시겠어요? 한파가 오래가서 이젠 삼한사온이라는 말이 이젠 추억 속의 단어가 돼버린 것 같습니다.    

◇신동광: 네, 그래서 '칠한빵온'이라고 말했더니, 많이들 공감해 주시더군요. 곳곳에 빙판길이 많아서 넘어지는 분들 자주 봅니다. 최 휘 아나운서님도 다치지 않게 조심하셔야 할 것 같아요.

◆최휘: 방금 말씀해 주신 삼한사온이나 표준어는 아니지만 '칠한빵온' 같은 표현들을 보면, 그 의미가 명확하게 전달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이름은 우리의 삶에서 이해와 소통을 효과적으로 돕는 역할을 하는데요. 오늘은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정당의 이름과 그 속에 담긴 의미들을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우리나라 사례들부터 알아볼까요?

◇신동광: 네. 아주 시의적절한 주제죠. 정당의 이름을 알아보기에 앞서, 정당(政黨)의 뜻부터 알아보겠습니다. 한자어 '정당'은 '다스릴 정(政)'자와 '무리 당(黨)'자가 모인 단어입니다. 과거 왕조시절에는 '무리 당'자가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적인 무리'란 느낌이 짙었죠. 대표적인 말로 '당파싸움'이 있죠. 사실 정당이란 말은 19세기 일본 지식인들이 서구 정치제도를 도입하며, '정치적 집단'이란 의미의 'Political Party'를 번역해 만든 신조어입니다.

◆최휘: 자주 말씀하시는 일본이 만든 한자어 '화제한어'인가요?

◇신동광: 정확합니다. 일본의 문물과 제도가 이 땅에 도입되며 자리잡은 말이라고 볼 수 잇습니다. 

◆최휘: 그러면 영어로 정당을 뜻하는 파티(Party)란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부분을 뜻하는 파트(Part)가 떠오르는데, 가든 파티나 바비큐 파티 같은 잔치와 관련이 있을까요?

◇신동광: 제가 아나운서님 촉에 가끔 깜짝깜짝 놀랍니다. 영어 '파티(party)'는 '나누다'라는 의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라틴어로 '나누다/분할하다'를 뜻하는 'Partire'에서 '부분이나 조각'을 의미하는 'Pars'가 나왔고, 이 단어가 고대 프랑스어 'Partie'를 거쳐 영어로 들어왔습니다.

◆최휘: 부분이 모여 부분회가 된 셈이군요?

◇신동광: 네. 초기에는 '전체의 일부분'을 뜻하다가, 점차 '특정한 견해나 이해관계를 공유하며 모인 사람들의 집단'이라는 의미로 확장되었습니다. 핵심 개념은 전체 사회라는 큰 덩어리에서 '어느 한 부분(Part)을 대변하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휘: 결국 'Party'와 '정당' 모두 '전체 속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모인 집단'이라는 공통적인 개념을 가졌군요? 그렇다면 연회/잔치 '파티'는 이들이 모인 이벤트인 건가요?

◇신동광: 처음에는 '같은 목적과 취향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었는데, 이후에는 그 자리나 행사 자체를 가리키는 말로도 자리잡았습니다.

◆최휘: 흥미롭습니다. 그러면 정당 이름들에 담긴 뜻을 알아보죠. 

◇신동광: 먼저 민주(民主)부터 알아보죠. 백성 민(民)에, 주인 주(主).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 된다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Democracy'. 그리스어로 민중을 뜻하는 'demos'와 권력과 지배를 가리키는 'kratos'가 모인 합성어입니다. 민중이 지배하는 시스템이라는 어원을 정직하게 담고 있죠.

◆최휘: 이 또한 화제한어 번역어인가요?

◇신동광: 맞습니다. 영어 'Democracy'를 일본이 번역한 말이 민주주의인데요. 여기에는 오류가 있습니다. 'Democracy'는 이념을 뜻하는 주의가 아니라, 통치의 주최가 핵심인 말입니다. 정확한 번역은 '민중 통치/대중 권력'입니다. 자본주의나 이기주의 같은 사상이 아닙니다.

◆최휘: 뭔가 혼란스럽습니다. 그러면 민주주의의 반대 개념으로 배웠던 공산주의도 마찬가지인가요?

◇신동광: 공산주의는 이념이 맞습니다. '함께 생산하다'와 '함께 나눈다'가 혼재돼 있죠. 권력과 지배의 형태로 본 상대어는 혼자 지배하는 '독재(獨裁)'와 제 멋대로 다스리는 '전제(專制)'가 있죠. 영어로는 'Autocracy', '자기 자신만이 지배한다'는 뜻이죠.

◆최휘: 영어나 라틴어의 본래 뜻을 알고 한자 번역어를 들으면 이해가 되는데, 번역어만 알아서는 혼돈스럽습니다.

◇신동광: 그래서 이런 시간과 기회가 필요한 거죠.

◆최휘: 자유도 민주만큼 중요한 가치죠?

◇신동광: '스스로 자(自)'자와 '말미암을 유(由)'자 모였습니다. '자신에게서 비롯된다'는 뜻으로, 외부의 강요 없이 본인의 의지로 결정한다는 의미입니다. 영어 '리버티(Liberty)'는 라틴어로 '자유로운'을 뜻하는 '리베르(Liber)'에서, '프리덤(Freedom)'은 '사랑하다/기쁘게 하다'를 의미하는 고대 게르만어 '프리(Pri)'에서 유래했습니다. 기쁘고 행복하려면 '구속받지 않는 상태'여야 하겠죠.

◆최휘: 혁신과 진보 어원도 궁금합니다.

◇신동광: 한자로 '가죽 혁(革)'과 '새로울 신(新)'자를 씁니다. 여기서 '가죽 혁(革)'은 '짐승의 가죽을 벗겨 새롭게 무두질한다'는 뜻입니다. 살을 깎는 고통을 동반해 완전히 새롭게 바꾼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단어입니다. 영어 '이노베이션(Innovation)'은 '안으로'를 뜻하는 'In'과 '새롭다'를 뜻하는 'Nobus'로 이뤄진 말입니다. 내부의 상태를 새롭게 교체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진보는 '나아갈 진(進)'과 '걸음 보(步). '앞으로 걸어 나아가다'는 뜻입니다. 같은 뜻의 영어 '프로그레스(Progress)'의 번역어입니다.

◆최휘: 길지 않은 음절의 단어들에 추구하는 이상과 가치가 담겨 있군요. 해외 정당들의 이름도 궁금해지는데요? 미국은 민주당과 공화당이 대표적이죠?

◇신동광: 민주당은 앞서 다뤘고, 공화당(共和黨)은 '함께 공(共)', '어울릴 화(和)', '무리 당(黨)'이 모인 말입니다. 공화당의 영어 '리퍼블리컨 파티(Republican Party'는 라틴어로 '공공의 것'을 뜻하는 ''Res Publica'에서 왔습니다. '모두의 이익을 위한다'는 뜻입니다.

◆최휘: 이색적인 당 이름들도 있을까요?

◇신동광: 스웨덴에는 '해적당(Pirate Party)'이 있습니다. 이름만 보면 살벌하지만, 사실 '저작권법 개정'과 '정보의 자유'를 주장하며 등장했습니다. 저작권 침해를 해적질에 비유해, 불법 음반이나 서적을 '해적판'이라고 부르죠.

◆최휘: 기존 체제를 뒤집겠다는 파격이 담겨 있네요?

◇신동광: 폴란드와 러시아에는 '맥주사랑당(Beer Lovers' Party)'도 있었다고 합니다. 1990년대 초반, 독한 보드카 대신 맥주를 마시며 대화하는 문화를 만들고 경제적 자유를 찾자는 취지로 창당되었고, 실제 의석까지 확보했었다고 하네요.

◆최휘: 냉전시대 동구권 국가여서 통제가 엄격했을 것 같은데, 의외네요. 

◇신동광: 이밖에도 아이슬란드의 '최고당(Best Party)'은 엄숙주의가 만연한 정치판에서 장난스럽게도 들리지만, '우리는 다른 당보다 더 나은 약속을 하겠다'는 공약으로 수도인 레이캬비크 시장을 배출하는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헝가리의 '두 꼬리 개당(Two-tailed Dog Party)'은 정치적 무관심과 부패를 비판하기 위해 '모든 사람에게 영생을!', '무료 맥주!' 같은 황당한 공약을 내세웠던 현실 정치 풍자 정당이었죠. 

◆최휘: 의외라서 정당들이 많았네요. 오늘 이렇게 정당의 이름과 의미를 알아봤는데요.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신동광: 정당의 이름은 본질과 추구하는 가치를 담고 있기에 무척 중요합니다. 한편으로는 이름을 쓰는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그 단어의 운명이 달리지기도 합니다. 당명을 바꾸는 것보다 중요한 건, 그 이름에 담긴 어원 그대로의 가치를 실천하려는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최휘: 공감합니다. 훌륭한 아름과 적극적인 실천을 기대합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신동광: 다 잘 되기를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최휘: 지금까지 어원연구가 신동광 작가였습니다.

YTN 신동진 (djsh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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