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시총 3위 복귀… 로봇이 끌고 실적이 밀었다

정한국 기자 2026. 1. 20.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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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올 들어 62% 급등, 비결은

현대자동차가 약 6년 7개월 만에 유가증권 시장 시가총액 순위 3위에 올랐다. 19일 주가가 16.2% 오른 48만원으로 마감하면서 시총 98조원을 돌파하며 LG에너지솔루션(93조원)을 제친 것이다. 현대차 주가는 새해 들어 이날까지 무려 62%나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6%)을 압도한다.

가파른 주가 급등은 미래(로봇), 실적(펀더멘털), 기술(인재)의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다.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로봇이다.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가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6’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선보이면서, 시장이 현대차의 미래 잠재력에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약점으로 지적되던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SW) 분야를 보강하기 위해 최근 글로벌 S급 인재도 잇따라 영입했고, 현대차·기아의 탄탄한 실적이 이 같은 미래 전략을 지탱할 것이라는 기대도 주가 상승의 동력이 됐다.

그래픽=박상훈

①로봇 생태계 갖춘 미래

현재 세계 시장에서 자동차 100만대 이상을 판매하는 자동차 회사 중 아틀라스 같은 AI 로봇을 개발·생산해 공정에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은 단 두 곳, 테슬라와 현대차뿐이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일군 밀도 높은 로봇 생태계에 높은 점수를 준다. 로봇 개발은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주도하면서, 핵심 경쟁력인 행동 데이터는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생산 공장에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연 800만대 안팎의 생산 능력을 갖춘 세계 각국 공장에서 얻은 데이터로 로봇을 학습시키고, 그 로봇을 다시 현장에 투입해 업그레이드를 하는 선순환이 가능한 게 강점이다.

사업 초기 그룹 내 공장에 로봇을 우선 투입할 수 있는 만큼, 초기에 경쟁사보다 빠르게 ‘규모의 경제’도 확보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동형 로봇 플랫폼 ‘모베드’나, 공장 근로자 등이 쓸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 등을 함께 개발하고 있어 상품군도 더 넓다. 로봇 관절에 쓰는 액추에이터 등 핵심 부품 개발·생산은 부품 계열사인 현대모비스가 맡는다.

②비전 뒷받침하는 탄탄한 실적

현재 실적이 이런 미래 비전을 뒷받침해주는 것도 장점이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글로벌 700만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 3년 연속 글로벌 3위 수성도 유력하다. 전기차에 대규모 투자를 한 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이 닥쳤지만 하이브리드 판매를 빠르게 늘리면서 리스크를 줄이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2024년 대비 20% 이상 늘며 사상 처음으로 100만대를 넘어섰다.

주력 시장 미국에선 지난해 관세 충격이 닥쳤지만, 현지 점유율은 오히려 11.3%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최근 4년간 70조원 넘는 이익을 내며 미래 투자를 위한 기반을 착실하게 다진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③약점은 S급 인재로 극복

현대차그룹의 아킬레스건은 자율주행 등 미래차 소프트웨어였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 14일 테슬라, 엔비디아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한 박민우 전 엔비디아 부사장을 첨단차플랫폼본부장(사장)으로 영입해 미래차 기술 개발의 전권을 맡겼다. 17일에는 테슬라에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매니저를 거쳐 로봇 ‘옵티머스’ 개발을 총괄한 밀란 코박 전 부사장도 자문역으로 영입했다. 실제 현장 경험도 풍부한 S급 인재를 끌어모은 만큼 기술 반등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것이다.

④실현 가능성이 관건

관건은 실현 가능성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에 아틀라스 투입을 예고했지만, CES에서 공개한 차세대 모델은 아직 최대 50㎏밖에 운반하지 못하는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앞서 현대차는 최근 4~5년간 4족 보행 로봇 개 ‘스팟’을 40개국 이상에 도입하거나 판매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진 못했다. 영입한 글로벌 인재들이 실제 조직에 녹아들어 혁신을 이끌지 여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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