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너일가, 6년 걸린 12조원대 상속세 납부 마무리 수순

이가영 기자 2026. 1. 20.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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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왼쪽부터),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뉴스1

삼성 오너 일가의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상속세 납부가 사실상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은 지난 9일 신한은행과 삼성전자 주식 1500만주에 대한 유가증권 처분 신탁 계약을 맺었다. 신탁 계약 기간은 오는 6월 30일까지다.

계약일 종가(13만9000원)를 기준으로 2조850억원 규모다.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세를 보이는 만큼 실제 처분 금액은 이보다 더 클 수 있다.

이번 매각은 마지막 상속세 납부를 위한 현금 확보 차원으로 해석된다. 홍 명예관장은 주식 매각 목적에 대해 ‘세금 납부 및 대출금 상환용’이라고 명시했다.

삼성 일가는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2021년부터 5년 동안 총 6회에 걸쳐 연부연납 방식으로 세금을 내고 있다. 지금까지 5회차 납부가 이뤄졌고, 마지막 상속세 납부는 오는 4월이다.

이 선대회장이 유족들에게 남긴 자산은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 19조원에 부동산, 미술품 등을 합쳐 26조원 수준이었다. 이에 12조원대 상속세가 책정됐고, 유족들은 보유 주식을 서울서부지법에 공탁하고 5년 동안 이자를 붙인 상속세를 내왔다.

홍 명예관장의 상속세가 3조1000억원으로 가장 부담이 많으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2조9000억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2조6000억원,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2조4000억원 순으로 알려졌다.

홍 명예관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은 그동안 보유 지분 매각과 주식 담보 대출 등을 통해 상속세를 납부해왔다. 지난해 10월에도 세 모녀는 총 1조7000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1771만6000주)을 신탁 계약 형태로 매각했다. 이로 인해 세 사람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홍 명예관장 1.49%, 이부진 사장 0.71%, 이서현 사장 0.77%로 감소했다. 이번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홍 명예관장의 지분율은 1.23%로 더 낮아진다.

세 모녀와 달리 이재용 회장은 주식 담보 대출이나 보유 주식 매각 없이 상속세를 내고 있다. 이 회장은 상속세 납부를 위해 2021년 9월 30일 자로 의결권 있는 삼성전자 주식 583만5463주와 삼성물산, 삼성SDS 주식을 납세 담보로 서울서부지법에 공탁했으나 주식을 담보로 한 대출이나 매각은 한 건도 없었다. 지배 구조 강화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현재 삼성전자 개인 최대 주주로 1.65% 지분을 갖고 있다.

2017년부터 무보수 경영을 해온 이 회장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의 배당금과 일부 신용 대출로 상속세를 충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2024년 배당금은 3465억원으로, 국내에서 배당금을 가장 많이 받은 인물이었다.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 주가 상승에 힘입어 2025년 배당금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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