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수익 1억·수강료 2천만 원” 장사판 된 정책대출

황현규,박찬 2026. 1. 19.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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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청 서류 조작' '보험 끼워팔기' 정책자금 대출을 미끼로 한 이런 불법 영업 실태, 지난달 KBS가 집중적으로 파헤쳤습니다.

보도 이후 정부는 11개 기관이 참여하는 범정부 TF를 꾸렸습니다.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 불법 브로커를 잡겠다" 주무 부처 장관도 공언했습니다.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사업 자금을 저금리로 빌려주는 정책자금 대출은 올해 정부의 직접 대출 예산만 7조 원에 이르는 대형 정책입니다.

보증까지 합치면 규모가 20조 원이 넘는데요.

정부는 TF까지 띄웠지만, 법도 단속도 허술한 빈틈은 여전했습니다.

대출 받도록 컨설팅을 해주고 수억 원을 번다는 이른바 '정책 지도사'를 육성하는 체계가 있을 정도입니다.

그 강의 현장, 황현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요일 오후에도 100석 넘는 강의실이 꽉 찼습니다.

4시간 넘는 '1일 특강'이지만, 수강 열기는 뜨겁습니다.

[수강생/음성변조 : "(내가 제일 멀리서 왔을 것 같다.) 대만에서요, 이거 때문에 왔어요."]

[수강생/음성변조 : "군대 휴가받고 왔습니다."]

[수강생/음성변조 : "(내가 제일 (나이) 많을 것 같다.) 60이요."]

강의 주제는 정책자금 대출 컨설팅으로 돈 버는 법.

['정책지도사' 강사/음성변조 : "정책자금은 이제 도입기와 성장기의 사이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축복이라고 생각해도 되는 게, 진짜 이 일은 '퍼플오션'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기존 시장을 살짝 비틀어 고수익을 창출한다는 '퍼플오션'.

정책대출 신청을 도와주고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이렇게 소개합니다.

강사가 제시한 수수료율은 대출금의 5~7%.

1억 원 대출받게 해주면 최소 5백만 원 이상을 받는 식입니다.

대출이 잘 나와야 수수료 수입도 느는 구조.

신용 점수를 조정하는 '비법'을 맛보기로 소개합니다.

['정책지도사' 강사 : "내 고객의 (신용평점이) 667점이야 그럼 받을 수 있어요? 없어요? 현금 서비스 10만 원만 받으면 끝난 얘기예요. 그러면 (평점이 낮아져) 이 사람은 한 662점이 될 거예요. 그러면 이걸로 해서 한 3천만 원 (정책대출) 받는 거예요."]

소상공인 10명이 1억씩 대출받으면, 컨설팅 수수료는 최소 5천만 원.

취약층 지원에 쓴 예산 10억 중 최소 5천만 원이 제삼자의 수익이 되는 겁니다.

['정책지도사' 강사 : "지금부터 5월 안에 대표님(수강생)들은 남들 연봉 하는 거 한 달에 벌 수 있어요. 남들 연봉 한 달에 할 수 있어요."]

지난달 KBS 보도를 강의에 활용하며, 문제 된 수법만 피하면 된다고 강조합니다.

['정책지도사' 강사 : "불법으로 하시는 분들이 너무너무 많기 때문에 KBS에서 연속 기획으로 다뤘었거든요. (저희가) 왜 더 뭉치는지 아세요? 이런 사람들을 몰아내기 위해서예요."]

그러면서 소상공인 개인정보를 구하는 영업 비밀을 소개합니다.

['정책지도사' 강사 : "정책자금 DB(고객 정보)가 시중에 개당 3만 원에 팔려요. 개당 그래서 100개 단위로 구입을 할 수 있거든요."]

'한 달 수익 1억 원 이상 달성' '2주 차에 5천만 원' 정책대출 컨설팅으로 큰돈 벌었단 수강 후기가 빼곡합니다.

정책대출을 미끼로 돈벌이하는 거 아니냐는 KBS 질의에 강사 측은 "소상공인들 신청을 돕고 상응하는 대가를 받는 것"이라며 "법률 자문을 거쳐 합법적으로 사업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정책자금 대출 컨설팅은 인허가나 등록 없이 신고만 하면 영업이 가능한 자유 업종입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앵커]

이같은 강의로 이들이 육성하는 '정책 지도사'는 공인 자격이 아닙니다.

게다가 정책대출 컨설팅을 대가로 대출금에서 떼가는 수수료도 법정 기준이 없는데요.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인데, 폭리 여부를 단속하지도 않습니다.

취약계층을 위한 정부 예산이 이렇게 줄줄 새 나가고 있는 겁니다.

이어서, 박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정책지도사' 강사/음성변조 : "얼마나 주먹구구냐면, 정책자금이란 게 시스템이 존재하지 않아요."]

'1일 특강'은 수강료 12만 원.

일종의 맛보기 수업입니다.

이른바 정규 과정은 얘기가 다릅니다.

9주 과정은 수강료 2,200만 원.

1:1 집중 교육은 3,300만 원입니다.

["선착순 4명 남았습니다."]

두 달 안팎에 수천만 원을 쓰는데, 12명 모집이 현장 마감됐습니다.

['정책지도사' 강사/음성변조 : "정책지도사로 활동하는 사람 최소한 2천 명이에요. 최소 이삼천 명이 저걸 명함에 박고 다닌다고요."]

정책지도사.

공인 자격처럼 들리지만, 강사 측이 임의로 만든 명칭입니다.

수수료율은 12%만 안 넘으면 괜찮다며 이런 근거를 댑니다.

['정책지도사' 강사/음성변조 : "법원에서 12%부터를 과도한 수수료로 보거든요."]

법원이 확정판결 채무에 적용되는 지연이자율을 말하는 거로 보이는데, 이게 왜 기준이 되는지 더 설명하진 않았습니다.

제도권인 '대부중개업자'의 법정 수수료율은 2.25 또는 3%.

'대출모집인'은 더 낮은 수준인데, 이른바 '정책지도사'는 보통 5~7%를 받습니다.

이러니 수수료 분쟁이 잦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30대 소상공인은 지난해 정책대출 컨설팅을 받았지만, 최저신용자용 서민대출인 '햇살론'을 받아야 했습니다.

신청을 대행해 준 것도 아닌데 컨설팅 업체는 수수료 130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정책대출 컨설팅 이용자 : "정책 자금으로 광고하고, 그냥 기존에 있는 대출 소개해 주고 그냥 수수료 달라는 거죠. 해주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강사 측은 여러 기관에 문의하고 판례 등을 바탕으로 최저 수준 수수료율을 책정했고, 정책자금과는 무관한 경영컨설팅 강의를 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해왔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김철호 홍성백 최민석/영상편집:나주희 이상미/그래픽:유건수 박미주 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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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규 기자 (help@kbs.co.kr)

박찬 기자 (cold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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