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백화점’ 이혜훈 청문회 파행…李대통령의 선택은?
與 “일단 청문회는 열자” vs 野 “이대로는 맹탕 청문회”
여야 공방에 청문회 파행…민주 ‘단독 청문회’ 고심
靑, 李 청문회 파행에 “국민께 설명드릴 기회 가졌으면”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국민의힘은 조직폭력배가 자기들 조직에서 이탈한 조직원을 어떻게든 죽이고 보복하듯이 후보자를 공격하고 있다."(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 후보자가 자료 제출 자체를 보이콧한 상태에서 청문회를 진행하는 것은 하나마나한 맹탕 청문회이다."(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여당의 '방탄 정치'일까, 야당의 '발목 잡기'일까. 19일 예정됐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여야의 대치 끝에 무산됐다. 여야는 향후 청문회 일정에 대한 논의에 나섰지만 입장 간극이 크다.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 '단독 청문회' 가능성도 거론되는 가운데, 이 후보자 임명을 둔 청와대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여야 공방전에 공전한 청문회…결국 파행
국회는 이날 오전 10시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청문회는 열리지 못했다. 청문회 안건 상정 권한을 가진 국민의힘 쪽이 이 후보자의 '자료 제출 미비'를 이유로 상정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소속 임이자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재경위) 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를 개의하면서 "양당 간사 간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위원장으로서 (이 후보자) 청문회 관련 안건을 상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혜훈 청문회'가 '이혜훈 없이' 공전하자 여야는 격렬히 대치했다. 야당 간사인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 쪽에) 자료를 2187건 요청했는데 15%만 제출했다. 다른 인사청문회와 비교해도 매우 낮은 수치"라며 이 후보자 쪽이 충분히 자료를 제출하기 전에는 청문회를 열 수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뿐 아니라 개혁신당과 조국혁신당 측 위원들도 이 후보자의 태도를 지적했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원펜타스(아파트) 부정 청약과 자녀들 논문 의혹 관련 자료가 제대로 와야 한다"며 "낙마해도 100번 더 했어야 할 이 후보자에게 허술한 자료로 면죄부를 주는 청문회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도 "민주당 의원들이 노력했다고 하지만 자료 제출에 부족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무수한 의혹을 검증하기 위해서라도 일단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여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은 "일단 청문회를 시작하고 더 필요한 자료는 후보에게 직접 요구할 수 있다"며 야당을 설득했다. 그러면서 "후보조차도 (청문회에) 앉히지 않고 일정 조정을 거론하는 건, 정상적으로 청문회를 할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맞섰다.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여당이라고 후보자에게 쏟아지는 의혹을 방어할 생각은 없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서 철저히 검증하자는 것"이라며 "자료 제출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한 경우는 없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 때부터 한동훈·이상민 전 장관 등도 자료 제출이 부실했다"고 했다.

청문회 거부하는 野, 靑 '임명 강행'할까
결국 여야의 대치 끝 청문회가 무산된 가운데, 정치권 일각에선 민주당의 '단독 청문회'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회법 50조는 '위원장이 위원회의 개회 또는 의사진행을 거부·기피하면 소속 의원 수가 많은 교섭단체 소속 간사의 순으로 위원장 직무를 대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야당의 벽을 넘고 청문회를 개최한다고 해도, 민주당으로선 이 후보자를 향한 여당 지지층 내부 반발이 부담스러운 지점이다. '탕평 인사'를 내세운 이재명 대통령으로서도 야당의 협조 없이, 민심의 역풍을 감수하며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 후보자 임명 후 '사법리스크'가 발화할 시 그 후폭풍이 청와대를 향할 수 있다.
이 후보자 측이 추가 자료 제출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청와대는 여야가 이 후보자 청문회에 대승적으로 합의해달라고 촉구했다.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후보자 본인이 여러 지적에 대해 국민께 설명해 드릴 기회를 갖는 게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었는데, 현재 시점까지는 안타깝게도 그럴 기회를 갖지 못한 것 같다"며 "국민께 설명해 드리는 기회를 가지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후보자에 대해 제기된 의혹이 너무 많다는 지적에는 "그런 비판도 다 무겁게 듣고 있다. 어느 것 하나 가볍게 볼 수 없는 부분들"이라면서도 "다만 본인이 국민께 설명해 드리는 게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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