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행금지구역 우선 복원 왜?…군사적 부담 덜하고, ‘무인기 갈등’ 차단도

권혁철 기자 2026. 1. 19.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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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 가운데 '공중완충구역'(비행금지구역)을 먼저 복원하기로 한 이유로는 한국이 북한보다 공군력과 정찰 능력이 월등히 앞서 있어, 공중·해상완충구역 복원보다 상대적으로 군사적 부담이 덜하다는 게 우선 꼽힌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2023년 11월22일 오후 9·19 군사합의 가운데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정지를 결정하면서,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대북 감시능력에 심각한 제약을 초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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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9·19 군사합의 ‘공중완충구역’ 먼저 복원
2018년 9월19일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의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9·19 남북군사합의) 서명을 지켜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정부가 9·19 남북군사합의 가운데 ‘공중완충구역’(비행금지구역)을 먼저 복원하기로 한 이유로는 한국이 북한보다 공군력과 정찰 능력이 월등히 앞서 있어, 공중·해상완충구역 복원보다 상대적으로 군사적 부담이 덜하다는 게 우선 꼽힌다. 정부는 군사정찰위성, 중고도·고고도의 유·무인 정찰기 등을 통합 운영 중인 우리 군으로선 비행금지구역을 복원해도 감시·정찰 시스템에는 별다른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2018년 9월 체결된 9·19 군사합의는 접경지역에서 우발적 군사 충돌을 막기 위해 지상·해상완충구역과 공중완충구역을 설정했다. 군사분계선 남북쪽으로 전투기·정찰기 등 날개가 고정된 고정익 항공기의 경우 동부지역은 40㎞, 서부지역은 20㎞까지 비행금지구역으로 정했다. 헬기 등 날개가 회전하는 회전익 항공기는 10㎞, 무인기는 동부지역에서 15㎞, 서부지역에서 10㎞, 기구는 25㎞까지 비행을 금지했다.

애초 공중완충구역 설정은 한국에 유리했다. 군사분계선에서 수도권까지 거리는 40~50㎞로 유사시 북한 전투기가 수분 안에 수도권 상공에 진입할 수 있지만, 평양은 군사분계선에서 190㎞ 정도 떨어져 있어 완충구역 설정이 한국만큼 절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년 새 남북 모두가 직면한 ‘무인기 위협’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어 북한이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있다. 문재인 정부 당시 남북군사회담 때 북한도 무인기 대처를 위해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2023년 11월22일 오후 9·19 군사합의 가운데 비행금지구역 설정에 대한 효력정지를 결정하면서,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대북 감시능력에 심각한 제약을 초래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9·19 군사합의 당시 우리 쪽 수석대표였던 김도균 전 수도방위사령관은 “한·미가 운용 중인 정찰 자산의 능력 등을 고려할 때, 정보감시태세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음을 당시 한·미 관계당국이 확인한 바 있다”고 밝혔다. 다만 2024년 이후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를 내세우며 남북 관계를 전면 단절하고 있어, 한국이 비행금지구역을 선제적으로 복원해도 상응 조처를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

9·19 군사합의는 체결 이후 2022년까지 남북 접경지역에서 군사적 위협 및 충돌 상황을 예방하는 ‘안전핀’ 구실을 했다. 합의 체결 뒤 북한의 침투 및 국지 도발은 2019년 0건, 2020년 1건, 2021년 0건, 2022년 1건(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북한 무인기 수도권 영공 침범)이었다. 이 합의가 있기 전인 2010~2018년 북한의 대남 도발은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사건(2015년 8월) 등 264건(침투 27건, 국지 도발 237건)이었다.

윤석열 정부가 북한 오물풍선 살포 등을 이유로 2024년 6월4일 9·19 군사합의를 전면 효력 정지시킨 뒤 남북의 군사적 긴장은 지속적으로 고조됐다. 한국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와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 북한의 경의선·동해선 육로 폭파(2024년 10월15일), 평양 무인기 침투(2024년 10월) 등 12·3 내란사태 직전까지 한반도는 일촉즉발 상황이 위태롭게 이어졌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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