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연명치료 안 받겠다” 확산…‘존엄한 마무리’ 공감대를

2026. 1. 1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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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말기에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사전에 서약한 사람이 지난해 기준으로 320만 명을 넘어섰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은 '회생이 불가능하고 임종이 임박한 상태'일 때 의료진 2인 이상이 임종기를 선언해야 연명치료 중단이 가능하다고 규정한다.

실질적인 연명치료 중단을 위해서는 환자의 '자기결정권' 보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자의 가치관을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보다 개인화된 사전 연명치료의향서 서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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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만명 ‘중단’ 서약 불구 상당수 경험
환자 ‘결정권’ 강화·호스피스 늘려야

생애 말기에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고 사전에 서약한 사람이 지난해 기준으로 320만 명을 넘어섰다. 고령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존엄한 죽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제는 사회가 연명치료 중단 문제를 정면으로 응시할 때가 됐다는 공감대가 커진다. 연명치료 중단은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덜어줘 존엄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돕는다. 가족의 치료비 완화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의료 파산이나 간병 파산이라는 말에서 보듯 연명치료에 따른 의료비 부담으로 가정이 해체 위기에까지 몰리는 경우도 잦다. 그러나 환자의 의사에 반하는 연명치료가 이어지는 사례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보훈병원 호스피스 센터. 국제신문 DB


국립연명의료관리기관에 따르면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한 사람은 지난해 12월 기준 320만1958명이다. 남성이 107만9173명, 여성이 212만2785명으로, 여성이 약 2배였다. 일명 ‘존엄사법(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며 연명의료결정제도가 도입된 첫해인 2018년 등록자가 8만6000여 명으로 시작해 2021년 8월 처음 100만 명을 넘겼다. 300만 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8월이다.

연명치료 중단 서약이 증가하고 있으나 많은 고령층 환자가 연명치료를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65세 이상 사망자 6명 중 5명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연명치료를 받으며 신체적 정신적 고통 속에서 임종을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 고령층 84%가 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연명치료를 거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실제로 연명치료를 유보하거나 중단한 비율은 16.7%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가족의 죽음을 논하는 것에 대한 윤리적 죄책감과 보수적인 의료진의 판단 등이 작용하면서 연명치료가 관성처럼 이어진 결과로 보인다.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은 ‘회생이 불가능하고 임종이 임박한 상태’일 때 의료진 2인 이상이 임종기를 선언해야 연명치료 중단이 가능하다고 규정한다. 임종기 판단이 주관적인데다 법적 책임을 우려한 의료계가 보수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 의료업계의 이야기다.

실질적인 연명치료 중단을 위해서는 환자의 ‘자기결정권’ 보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환자의 가치관을 정확히 반영하기 위해 보다 개인화된 사전 연명치료의향서 서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다. 치료 중단 이후 돌봄 단계에서 필요한 완화의료(호스피스) 인프라를 확대해야 한다. 통증을 없애 고통을 덜어주는 한편, 환자와 가족의 심리적 고통까지 돌보는 방식이다. 연명치료 중단 개시를 위한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지난해 7월 기준 상급종합병원에는 100% 설치돼 있으나 종합병원(65%) 요양병원(11%)으로 갈수록 그 비율이 낮다. 그 대안으로 생긴 공용윤리위원회는 전국에 13개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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