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구호선단 탑승 첫 한국인, 다시 가자 간다 “이번엔 3명 이상”

김지훈 기자 2026. 1. 19.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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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 ‘천개의 마들린호’ 항해자 해초(김아현) 활동가
“올봄 선단엔 ‘한국 배’ 1척 참여하는 게 목표”
한국인 최초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구호선단에 참여했던 활동가 해초(김아현)가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한겨레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현수 기자 emd@hani.co.kr

한국인 최초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구호선단에 참여했던 활동가 해초가 올봄 다시 가자구호선단 배에 탑승한다. 이번엔 최소 2명의 한국인 동지들과 함께다.

19일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난 해초(28·김아현)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지부 활동가는 “나를 포함해 3명의 탑승자가 모였고, 적어도 ‘한국 배 1척 출항’을 목표로 더 많은 탑승자를 모으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국지부는 이번 항해를 위해 6~8명 규모의 배를 사들일 예정이다. 해초는 “다른 나라에선 탑승 지원자가 많아 선발을 거치는데, 우리나라에선 탑승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한국 사람만으로 배를 채우기 어려우면 아시아 국가들에서 사람들을 모아서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초는 ‘가자로 가는 천개의 마들린호’(TMTG·천개의 마들린) 참가자로 지난해 9월27일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 출발해 항해 11일 만에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다. 이후 이스라엘이 ‘테러리스트’들을 가두는 네게브 사막의 악명높은 케치오트 교도소에 이틀간 구금되어 열악한 환경에서 가혹행위를 겪은 뒤 튀르키예로 추방됐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신속한 석방을 위해 국가 외교 역량을 최대한 투입하라”고 지시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해초는 “선단에서 대중의 관심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맡는 정치인이나 연예인 참가자가 아닌 항해자로 탑승해서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으리란 예상을 하지는 못했다”라며 “팔레스타인이란 말이 많은 사람들의 귀에 들어간 것만으로도 의미 있었다”고 말했다.

“항해를 하면서 팔레스타인에 더 깊이 연루되는 걸 느꼈다.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되는 등 경험을 하면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식민 점령 기간이 굉장히 길고 풀리기 어려운 문제임을 체감하게 됐다. 어떻게 하면 팔레스타인 해방이 가능할 수 있을지 실질적 방법에 대해서도 더 깊은 고민을 했다.”

지난해 10월 말 한국에 돌아온 해초는 바로 다음 항해 준비를 시작했다. 12월엔 국내 팔레스타인 활동가들과 함께 천개의 마들린호의 한국지부를 만들었다. 앞으로 이어질 한국 내 가자구호선단 운동을 조직하고 지원하는 단체다.

해초는 한국을 넘어 가자구호선단 운동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아시아 지역의 참여를 이끌 아시아 지부도 만들 계획이다. 지난해 항해에서도 이슬람 국가로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오래 해온 말레이시아팀 말고는 아시아인은 해초뿐이었다. 해초는 “동아시아에선 제주도, 일본 오키나와섬, 대만 등 반전운동의 전통이 있는 곳들이 있다”며 “아시아가 국제적인 가자구호선단 운동에 연결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해초 활동가가 탑승한 ‘알라 나자르’(Alaa Al Najjar)호. 5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자녀 9명을 잃은 팔레스타인 의사 알라 나자르의 이름에서 따왔다. 해초는 “알라 나자르호는 이스라엘에 나포된 뒤에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며 “이스라엘군이 배를 침몰시켰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 tulyppe

해초는 지난해 ‘한국교회 인권상’을 수상하는 등 많은 지지와 격려를 받았지만, 일각에선 ‘오지 말라는 곳에 왜 가서 국력 낭비하게 하느냐’는 반발도 있었다. 이에 대해 해초는 “팔레스타인 식민 점령의 역사에 너무나 무지하기 때문에 나오는 반응이라 직접 알아보시라는 말밖엔 드릴 것이 없다”며 “부당한 일이 있을 때 시위나 파업, 직접행동 등으로 일상의 규칙을 깨고 목소리를 내는 것은 시민의 책무”라고 말했다.

그가 두번째 항해를 결정한 이유는 첫번째 항해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팔레스타인 봉쇄를 깨고 팔레스타인을 해방시키기 위해 갔는데, 봉쇄가 깨지지 않았고 해방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가는 것, 그뿐이다.”

표면적으로 보면 가자구호선단 운동이 20년 동안 이어져 왔지만, 2023년 10월부터 시작된 가자전쟁 등을 거치며 팔레스타인의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가자구호선단 운동은 효과적인 운동일까? “승리와 패배라는 관점으로 봤을 땐 전혀 나아지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체제를 전환하려는 혁명과 투쟁은 결과보단 계속 이어지는 역사 속에서 어떤 사람을 만들어내고, 어떤 영향을 끼치는 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문제에서 가장 작은 연대를 만들고, 이런 연결을 계속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항해 또한 우리가 한국에서 가자까지 감으로써 하나의 연결점을 만드는 일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성과가 없는 것도 아니다. 한국에서는 잠잠했지만, 지난해 9월 유럽에선 ‘글로벌수무드함대’를 지지하고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유럽 전역에서 열렸다. 이탈리아는 극우 정부가 이끌고 있었지만, 시민들의 지지에 부응하려 자국 군함을 보내 구호선단을 호위하기도 했다.

스웨덴 기후활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참여한 지난해 9월 ‘글로벌수무드함대’는 가자구호선단 운동 역사상 가장 많은 47척의 선박이 참여했다. 올해 국제 가자구호선단 운동단체들은 지난해의 두배에 이르는 100척 함대로 가자지구 해상 봉쇄를 돌파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대통령 납치나 이란 시위를 둘러싼 상황에서 보이듯 파시즘이 점점 더 세계를 잠식해가고 있다. 동시에 그럴수록 더 많은 민중이 일어나는 것 또한 본다. 올해가 어쩌면 결정적인 해가 되지 않을까 각오를 단단히 하고 항해를 준비하고 있다. 이제껏 본 것 중에 가장 큰 규모의 가자구호선단을 보게 될 것이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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