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국의 달러 자산 줄여야 한다는 IMF 경고, 답 찾아야
한국의 달러 자산 규모가 외환시장 거래량에 비해 과도하다는 국제통화기금(IMF) 경고가 나왔다. 거시 지표나 경제 심리의 작은 변화에도 외환시장이 불안해지고 환율이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IMF의 ‘글로벌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달러 자산이 외환시장 월간 거래량의 25배에 이른다. 독일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국은 외환시장 대비 달러 자산 비중이 10배 미만이다. 일본은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달러 자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외환시장 규모 자체가 한국보다 크다.
한국의 달러 자산 증가는 개인·기관투자가들의 미국 주식 투자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1~11월 한국 투자자는 미국 주식 663억달러(약 98조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달러 자산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잠재 외환보유액’이 많다는 의미여서 국가신인도 유지에 도움이 된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외환시장에서 환율을 안정시키는 효과도 있다. 그러나 요즘처럼 금융시장이 불안한 시기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달러 자산이 워낙 많다보니 조금만 비율이 늘어도 시장은 그 달러 수요를 공급할 능력이 안 된다. 배수구는 좁은데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지면 역류나 홍수가 발생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환율이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폭이 달러당 1~2원이 아닌 10~20원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는 얘기다.
당국도 이 상황을 심각히 보고 있다. 최근 해외 투자액이 많은 국민연금이 ‘전략적 환헤지’를 본격화한 것도 이런 환율 변동 위험을 한발 앞서 관리하겠다는 걸로 보인다. 개인투자자가 해외 주식을 판 뒤 국내 주식에 1년 이상 장기 투자하면 세제 혜택을 주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는 달러 자산 자체를 줄이자는 취지다. 당국은 삼성전자 같은 블루칩 주가가 상승하면 2~3배 수익을 낼 수 있는 레버리지 상품도 내놓기로 했다. 주식시장 투기 조장 우려에도 20조원에 이르는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레버리지 ETF 투자를 국내로 돌리는 게 더 급하다고 본 것이다.
수출 호조로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는데도 원·달러 환율이 1500원에 육박하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중요한 건 환율 상승 기대심리를 잡는 일이다. 당국은 환율 상승을 더는 용인하지 않겠다는 확실한 신호를 줘야 한다. 투자자들도 그 어느 때보다 환율 변동성이 클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자기 책임하에 미국 자산과 달러 매매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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