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강정칠 부산연탄은행 대표 “21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연탄 800만 장 배달했어요”
무료 급식, 세탁방, 청소년센터 등
다양한 지역사회 봉사활동 병행
1인 가구 공공주택 건립 계획 구상

“이 일을 시작한 지도 벌써 21년이 됐습니다.”
지난 2일 부산 서구 아미동 ‘소셜라운지 뜰’ 카페에서 만난 부산연탄은행 강정칠 대표는 부산연탄은행의 시작을 이야기했다. 신학대학 출신으로 목사이기도 한 강 대표는 연탄은행의 효시인 서울연탄은행 설립자 허기복 목사의 권유로 연탄 나눔 운동에 뛰어들었다.
부산연탄은행은 2004년 12월 감천문화마을의 2평 사무실에서 시작했다. 가장 많을 때는 5500가구를 지원했고, 한 해에만 45만 장에 달하는 연탄을 배달한 적도 있었다. 강 대표가 동주민센터, 통장을 찾아가며 동네마다 있는 연탄 가구를 발굴했다.
부산연탄은행은 2010년 서구 아미동의 현재 위치로 옮겨 연탄 나눔을 이어가고 있다. 21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약 800만 장에 달하는 연탄을 나눴다는 게 강 대표 설명이다.
“연탄은행은 연탄 배달뿐 아니라 무료 급식, 청소년센터 운영 등 다양한 지역사회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강 대표는 현장을 누비며 연탄 나눔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복지 사각지대 주민들의 열악한 삶을 두 눈으로 목격하고 다른 봉사로 확장을 꾀했다. 대표적인 것이 2010년부터 ‘밥상공동체’란 이름으로 시작한 무료 급식소다. 이곳에서 강 대표는 밥을 자주 거르는 지역 주민들을 위해 일주일에 다섯 번 점심을 대접한다. 2021년에는 세탁방을 시작했고, 현재는 청소년센터와 소셜라운지 뜰 카페까지 운영하고 있다. 각 시설에서 나온 수익금은 다시 어려운 가정들을 위해 쓰인다.
“저는 조손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유년 시절 느낀 결핍이 지금의 원동력으로 작동하는 겁니다.” 21년이란 세월 동안 흔들림 없이 봉사를 이어간 원동력을 묻는 말에 대해 강 대표는 자신의 유년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조손 가정에서 여러 결핍을 느끼며 성장했고, 이러한 성장 배경이 누군가를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그는 동의대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해 효율적인 복지 활동 등을 공부하기도 했다.
“뻔한 이야기일 수 있겠지만, 일단 봉사 현장에 와 보면 많은 것을 느끼실 수 있다고 장담합니다.” 강 대표는 코로나19 확산 시기를 기점으로 후원과 봉사 활동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불경기까지 겹치며 후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기업이 소극적으로 변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자원봉사자도 줄어들며 무료 급식소 운영도 차질을 빚고 있다. 과거에는 봉사자 20명이 150인분의 식사를 준비했는데, 현재는 부산연탄은행 직원 3~4명이 이를 담당하면서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반찬 수를 줄이거나 대용량 조리가 가능한 국밥 등으로 메뉴를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 누군가를 도왔다는 뿌듯함과 내일은 더 잘될 거라는 희망으로 하루를 삽니다.” 비록 어려운 상황에도 강 대표는 웃음을 잃지 않았다. 새로운 꿈도 꾸는 중이다. 그는 사회적으로 단절된 1인 가구가 모여 사는 공공주택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각자 생활 공간은 분리하되, 공유 공간으로 정서적 교류를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따로 또 같이’이란 이름도 벌써 생각해 놨다며 강 대표는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