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경희 우진선박 대표 “선박회사 대표와 시인의 삶, 두 항로에서 힘찬 항해할 것”

변현철 2026. 1. 1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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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선 ‘클레이턴호’ 취항 기념식
시집 ‘머무르고 싶은 순간들’ 출간
축하 행사 기획·참가자 섭외 열정
장학회 설립, 기성 문인 장학금도

“최근 경사스러운 일이 있었어요. 회사에서 신조선을 발주해 무사히 취항했고, 다섯 번째 시집을 출간했기 때문이죠. ‘붉은 말의 해’를 맞아 선박회사 대표와 시인이라는 삶의 두 항로에서 힘찬 항해와 질주를 하겠습니다.”

김경희 우진선박(주) 대표이사는 ‘시를 쓰는 해양CEO’이다. 그는 지난달 20일 부산 중구 영주동 코모도호텔에서 ‘신조선 클레이턴호 취항 기념식 및 제5 시집 〈머무르고 싶은 순간들〉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행사는 우진선박 연혁 소개, 클레이턴호 취항식 축사, 시 낭송, 오페라 아리아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우진선박(주)은 석유 원료를 국내 정유회사에 공급하고, 석유화학 제품을 해외로 실어 나르는 케미컬 탱커를 여러 척 보유한 회사다. 김 대표의 남편인 정지원 총괄회장이 40년 전에 설립했다. 2022년 1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고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제59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3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한 바 있다. 김 대표는 20년 전부터 우진선박(주) 대표이사를 맡아 부산 중구 중앙동 본사와 선원 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국내 조선소들은 수십만t급의 대형 조선을 위주로 만들기 때문에, 일본 오이타현 시타노에조선소에 2만t급 케미컬 탱커 건조를 맡겼어요. 2023년 8월 건조에 착수해 지난해 8월 시타노에조선소에서 진수식을 했습니다. 이 배는 첫 항차로 싱가포르를 향해 출발했는데, 주로 중국을 경유해 동남아 국가를 오갑니다. 아들인 정성헌 우진선박(주) 서울사장이 ‘클레이턴호’로 명명했는데, 미국 동부 젠틀맨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김 대표는 이 배를 모티브로 한 시를 이번 시집에 실었다. ‘푸른 파도 물결 타고 힘차게 달려와/ 우리 품에 와락 안긴 클레이턴/ 큰 키와 큰 몸무게를 자랑하며/ 언제나 변함없는 왕성한 식욕으로 오대양/ 먹잇감을 양보 없이 큰 힘으로 흡입할 그대를 기대하며’(‘든든한 새 가족 클레이턴’ 중에서).

김 대표는 지난달 20일 행사를 직접 기획하고 참가자를 섭외할 정도로 열정을 보였다. 이번 시집에 실린 그의 시를 낭송하는 것이 행사의 한 축이었다. 큰딸인 정명진 시낭송가가 ‘든든한 새 가족 클레이턴’ 시를 낭송했다. 이분엽 알바스트로 시낭송회 대표가 ‘그리운 이여’를, 김정숙 시사위문화예술인협회 회장 및 시낭송가가 ‘머무르고 싶은 순간들’을 각각 낭송했다. 우원석, 김성 테너와 이민희 소프라노가 오페라 아리아를 선사했다.

시인과 수필가로 활동하는 김 대표는 빛나는 문학적 성취도 이뤘다. 2024년 9월 부산문인협회가 주최하고 부산시가 후원한 제31회 부산문학상 대상(시 부문)을 받았다. 또 2022년 8월 부산시가 주최하고 부산문인협회가 주관한 제26회 한국해양문학상 공모전에서 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세계시인아카데미로부터 명예문학박사도 받았다.

그는 자신의 호를 딴 ‘석향 문학예술인 장학회’를 만들어 지난해 5월 변종환 부산문인협회 16대 이사장, 차달숙 시인·수필가, 문영길 부산문인협회 사무처장 등 3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기성 문인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차원이었다.

김 대표는 1980년대 부일여성합창단 단장을 맡은 뒤 동의대 음대에서 성악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 뒤 동의대 음대 학생들을 대상으로 10년 넘게 성악을 가르치기도 했다. 현재 부산문협 부회장, 시사위문화예술인협회 총회장, 동래문협 회장 등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박혜숙 현 부산문협 이사장과도 호흡이 잘 맞고 늘 존경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기회가 된다면 부산문협을 위해 봉사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건강이 안 좋은 나를 위해 옆에서 매일 약을 챙겨주는 남편의 배려에 미안함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클레이턴호 취항을 진두지휘한 아들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