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자격 6만 개 시대…취업용 자격증, ‘공신력’부터 따져야

서의수 기자 2026. 1. 1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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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수천 개 쏟아지지만 60%는 4년 못 버티고 폐지
한국직업능력연구원 “공인 여부·유지 상태 확인이 필수”
▲ 자격증 자료사진.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새해를 맞아 어학 공부나 운동과 함께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세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자기계발은 물론 취업과 재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자격제도를 둘러싼 현실을 살펴보면 자격증 선택에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자격제도는 크게 국가자격과 민간자격으로 나뉜다. 국가자격은 관련 법률에 근거해 정부가 관리하는 자격으로, 국민의 생명·안전·공익과 직결되거나 국가적으로 필요성이 인정되는 분야에 한해 도입된다. 반면 민간자격은 개인사업자나 법인, 단체 등이 자율적으로 만들어 운영하는 자격이다.

문제는 민간자격의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이다. 민간자격 등록 관리기관인 한국직업능력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말 기준 국내에 등록된 민간자격은 6만 개를 넘어섰다. 2008년 655개에 불과했던 민간자격은 2010년대 이후 급증해 최근에는 매년 수천 개씩 새로 등록되고 있다.

그러나 양적 확대와 달리 자격의 지속성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2021~2025년) 등록이 폐지된 민간자격만 1만1천여 개에 이르며, 2007년 민간자격 등록제 도입 이후 누적 폐지 종목은 2만 개를 웃돈다. 등록 후 유지 기간이 4년을 넘기지 못하고 사라진 자격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실효성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등록된 민간자격 가운데 일부는 자격검정을 한 차례도 시행하지 않았으며, 상당수는 현재 시험 운영이 중단된 상태였다. 자격 발급기관이 폐업하면서 자격증 재발급이 불가능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처럼 민간자격이 난립하는 배경에는 수익 구조가 자리하고 있다. 민간자격은 강의 수강료, 교재비, 응시료, 자격증 발급 수수료 등으로 운영된다. 최근에는 수강료와 응시료를 무료로 내세운 뒤 자격증 발급 비용을 받는 방식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민간자격 무용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다만 모든 민간자격이 무용한 것은 아니다. 민간자격 가운데 일정 요건을 충족한 경우 정부가 공인하는 '국가공인민간자격' 제도가 운영되고 있다. 1년 이상 운영 실적과 반복적인 자격 발급 경험을 갖춘 법인 자격에 한해 심의를 거쳐 공인되며, 현재 국가공인민간자격은 100개 미만으로 관리되고 있다. 공인민간자격은 일반 등록 민간자격보다 합격률이 낮고 관리도 상대적으로 엄격하다.

전문가들은 자격증 취득 전 공신력 확인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민간자격을 취득할 경우 정부가 운영하는 민간자격정보서비스를 통해 등록 여부와 공인 여부, 유지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공인 예정', '부처 승인' 등의 표현은 실제 공인 여부와 무관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외식업 인사담당자는 "취업을 목적으로 자격증을 준비한다면 해당 기업이나 기관이 실제로 인정하는 자격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자격증 개수보다 실효성과 공신력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