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됐더니 연봉 5700만원 깎였어요”···차라리 승진 안 한다는 공기업 직원들

공공기관이 제도 허점을 이용해 지역 인재 채용비율 제도를 부실하게 운영한 사실이 드러났다. 승진 뒤 오히려 연봉이 줄어드는 ‘보수 역전’도 방치돼 승진 기피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감사원은 19일 옛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전력 등 37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인력 관리체계를 점검한 ‘공공기관 인력 운용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지역 인재 채용제도의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혁신도시법에 따라 지방으로 이전한 기관은 해당 지역 인재를 30% 이상 뽑아야 한다. 그러나 2023년 기준 실제 채용률은 총정원 대비 17.7%에 그쳤다.
기관들은 각종 예외 규정을 과다 적용해 의무 채용을 피했다. 예컨대 연간 분야별 채용 인원이 5명 이하일 때 예외를 두는 규정을 시험 회차별로 쪼개 적용하거나, 직렬을 지나치게 세분화해 사실상 기준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 사례가 확인됐다. 한편 지역 인재에게 가점과 할당을 중복 적용해 과도한 혜택을 주거나, 선발 인원이 지역 내 특정 대학으로 쏠린 정황도 포착됐다.
직원들의 승진 기피 현상도 뚜렷했다. 임직원 설문 결과 35개 기관 중 7곳에서 차장·팀장 등 초급 간부 승진을 꺼렸고, 31곳에서 상임이사 승진 기피가 나타났다. 승진해도 금전 보상이 약하고 책임 대비 권한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임원은 승진 후 연봉이 줄거나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점이 부담이었다. 2015~2022년 재직한 상임이사의 승진 전(1급)과 후(이사) 보수를 비교하니 약 29%가 승진 뒤 연봉이 감소했고, 최대 5700만원까지 줄어든 사례가 확인됐다.
임금피크제도 유명무실하게 운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임금피크 대상자의 실적 저하를 막기 위해 적합 직무와 목표를 명확히 하고, 퇴직 후 재고용 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조수연 기자 newsuyeo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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