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 넘겨 스크린으로"…소설·영화 함께 읽는 인문학
오는 21일부터 광주 ‘영화의 집’서 진행
해저 2만리·햄릿 등 고전·현대 작품 다채
원작·영화 비교 감상…사회·시대 성찰

광주를 대표하는 인문학 모임 '20세기소설영화독본'이 2026년 상반기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새 시즌에 들어간다.
원작 소설을 읽고 이를 영화로 감상한 뒤 토론하는 이 모임은 지난 2009년 1월 첫 모임 이후 현재까지 18년째 활동을 이어오며 문학과 영화가 만나는 지점을 통해 인간과 사회, 시대를 성찰하는 지역 인문학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왔다.
'20세기소설영화독본'은 소설과 영화를 나란히 놓고 비교·감상하는 방식으로 작품의 주제와 시대적 맥락을 짚는다. 문장을 따라가다 스크린을 마주하는 과정에서, 참가자들은 타인의 삶을 통해 미처 살아보지 못한 선택과 감정, 질문과 조우하게 된다. 이러한 사유의 방식은 지난 18년간 모임을 지탱해온 핵심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상반기 첫 모임은 오는 21일 레프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와 이를 영화화한 킹 비더 감독의 1956년작 '전쟁과 평화'로 시작한다.

2월 4일에는 트레이시 슈발리에의 소설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피터 웨버 감독의 2004년작 영화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를 만난다.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그림에서 출발한 이 작품은 이름 없는 소녀를 화폭 속 인물로 상상하며 예술가와 모델 사이의 미묘한 긴장과 감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영화는 빛과 색채, 정적인 화면 구성을 통해 회화적 분위기를 강조하며 원작의 여운을 또 다른 방식으로 확장한다.

이밖에도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도플갱어'와 이를 영화화한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에너미'(3월 19일)를 비롯해 '펠리칸 브리프'(4월 1일), '파과'(4월 15일), '그리스인 조르바'(4월 29일), '말없는 소녀'(5월 6일), '해저 2만리'(5월 20일), '화이트 노이즈'(6월 6일), '드라큘라'(6월 17일), '꾸뻬씨의 행복여행'(7월 1일), '햄릿'(7월 15일) 등 고전과 현대를 넘나드는 작품들이 예정돼 있다.
조대영 대표는 "이번 상반기 프로그램은 고전부터 현대 작품까지 폭넓게 다루는 것이 특징이다"며 "18년 동안 자발적인 참여와 토론을 바탕으로 모임이 이어져 왔다. 각자가 읽고 느낀 바를 부담 없이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상반기 프로그램은 오는 21일부터 격주 수요일 오후 7시 광주극장 뒤편 '영화의 집'에서 열린다. 참석을 희망하는 시민은 사전에 책을 읽고 현장을 방문하면 된다.
/윤태민 기자 ytm@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