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가치 4% 오를 때 원화 가치 23% 급락…한은 "달러 풍요 속 빈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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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높은 수준에 오래 머물면서 외환·금융위기 우려까지 제기되자 한국은행이 '달러 자금은 풍부하다'고 거듭 해명하고 나섰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이 19일 '외화자금시장에 달러는 많은데 환율은 왜 오르는 것일까?'라는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현재 외환시장을 "풍요 속 빈곤"이라고 진단했다.
이날도 서울외환시장 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원 오른 1,473.7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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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불 끄기 바쁜 한은, 블로그 게시물 통해
대외 투자 급증에 따른 '수급 불균형' 거듭 강조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높은 수준에 오래 머물면서 외환·금융위기 우려까지 제기되자 한국은행이 '달러 자금은 풍부하다'고 거듭 해명하고 나섰다. 원화 가치 급락이 달러 부족 탓은 아니라는 뜻이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이 19일 '외화자금시장에 달러는 많은데 환율은 왜 오르는 것일까?'라는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현재 외환시장을 "풍요 속 빈곤"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달러 가치 자체는 2022년 이후 약 4% 오르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23%나 떨어졌다. 이처럼 이례적으로 큰 괴리의 원인이 달러 부족과는 거리가 멀다는 분석이다. 이날도 서울외환시장 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1원 오른 1,473.7원을 기록했다.
주요 근거는 외화자금시장 현황이다. 은행 등 금융기관이 달러를 빌려주고 이자를 주고받는 이 시장에서 최근 이자 비용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 빌리려는 수요보다 달러(공급)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에서 원화를 빌릴 때 금리는 약 연 2.4%(3개월물 기준), 미국에서 달러를 빌릴 때 금리인 연 3.6%보다 낮다. 그래서 달러를 빌리려면, 그 금리 차이(1.2%)보다도 더 많은 이자(가산금리)를 줘야 하기 마련인데 최근 가산금리가 거의 0%에 가까워졌다. 기업들이 수출로 번 외화를 매도(환전)하는 대신 예금으로 쌓아둔 규모가 커지면서 달러 공급이 풍족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환율이 정해지는 '현물환시장'이다. 지난해 경상수지가 1,018억 달러(11월 기준)로 대규모 흑자를 냈지만, 국내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1,294억 달러), 직접투자(268억 달러)로 더 많은 달러가 유출됐다. 이에 반해 외국인 국내증권투자(504억 달러), 직접투자(63억 달러)는 상대적으로 적다. 수출기업이 벌어들인 달러를 매도하는 물량의 비율도 과거보다 줄었다.
결국 이런 '수급 불일치'가 환율을 밀어 올리고 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과거 외환·금융위기 때와 달리 해외에서의 달러 차입 여건도 양호하다고도 강조했다. 예컨대 국내 금융기관과 기업이 발행한 외화표시 채권(KP)의 가산금리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0.5%포인트 내외)에 머물고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이 해외에서 돈을 빌릴 때 붙는 위험 프리미엄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0.2% 수준)도 안정적이다.
한은이 반복해서 위기설에 반박하고 나선 이유는 '심리'가 환율 상승을 부추긴다고 봤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를 예상하는 '심리' 때문에, 자본유출이 과도하게 늘고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과 다른 원화 가치 급락 현상이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윤 국장은 "중장기적으로 펀더멘털 요인을 개선하고 단기적으로 수급 불균형을 완화해, 환율에 대한 일방향(하락)의 기대 형성을 누그러뜨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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