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폭발적 성장”...피델리티 “비트코인, ‘컨테이너 혁명’ 순간 왔다”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6. 1. 1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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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델리티 “수십조 달러 굴리는 자산관리자, 디지털자산 진입 원년 될 것”
투기 넘어 ‘주주 권리’ 챙기는 코인 뜬다... “토큰 바이백·배당이 트렌드”
채굴 기업은 AI로, 기업 곳간엔 비트코인...디지털자산 산업 지형 ‘대격변’

2025년 비트코인 가격이 박스권에 갇힌 채 끝났지만 월가 대형 자산운용사 피델리티(Fidelity)는 올해부터 디지털 자산 시장의 거대한 구조적 도약을 앞둔 ‘컨테이너 모멘텀’ 순간이 왔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무역을 혁신한 선적 컨테이너가 표준화와 인프라 구축에 기여한 것처럼 디지털 자산 역시 제도권 금융 시장 편입을 위한 물밑 작업이 완료됐다는 분석이다.

18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와 피델리티가 발간한 ‘2026년 전망 보고서’ 등에 따르면 피델리티는 올해 디지털 자산이 단순한 투기 수단을 넘어 금융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는 원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피델리티는 지난해 디지털자산 시장을 “가격은 평평했으나 산업은 급격히 재편된 해”로 정의했다. 크리스 카이퍼 피델리티 리서치 총괄은 “2024년의 급등 이후 2025년은 투자자들에게 지루함을 안겼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전통 은행과 브로커리지들이 디지털 자산 전략을 대거 출범시켰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를 ‘선적 컨테이너’의 역사에 비유했다. 단순한 철제 박스였던 컨테이너가 크레인, 항만, 트럭 등 전반적인 물류 시스템의 개조를 이끌어내며 글로벌 무역 비용을 95% 이상 절감시켰듯, 디지털 자산도 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금융 자산의 가치 평가, 이전, 보관 방식을 재정의하고 있다는 것이다.

◆ 월가 기관 자금 유입 본격화 기대
비트코인 무기한 선물 시장의 미결제약정 추이. 파생상품 시장 내 자금 유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 확대와 레버리지 활용도가 높아졌다. [자료=피델리티]
2026년 시장을 주도할 핵심 동력으로는 ‘기관 자금의 본격적인 유입’이 꼽혔다. 특히 수십조 달러를 운용하는 자산관리자(RIA)와 자산운용사들이 고객 포트폴리오에 암호화폐를 편입하는 움직임이 저평가된 성장 동력으로 지목됐다.

피델리티는 “비트코인 현물 ETP(상장지수상품)가 출시 1년 만에 1240억달러(약 170조원) 규모로 성장했으며, 이 중 약 25%가 기관 자금”이라며 기관 참여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또한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 미결제약정이 113억달러에 달하며 바이낸스 등 기존 코인 거래소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한 것은 시장이 ‘제도권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 ‘무늬만 토큰’은 가라...토큰 주주 권리의 부상
비트코인 가격과 고점 대비 하락폭(Drawdown) 추이. 과거 하락장에 비해 최근의 하락폭은 상대적으로 얕아지고 있으며, 가격 회복 탄력성이 높아지는 등 시장이 성숙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자료=피델리티]
2026년 주목해야 할 새로운 트렌드로 ‘토큰 보유자 권리 강화’가 제시됐다. 과거에는 토큰이 단순한 ‘거버넌스 투표권’에 불과했다면, 앞으로는 기업의 지분처럼 수익을 배당받거나 토큰 바이백(Buyback)을 통해 가치를 환원받는 모델이 주류가 될 전망이다.

피델리티는 탈중앙화 거래소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와 밈코인 플랫폼 ‘펌프펀(Pump.fun)’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하이퍼리퀴드는 거래 수수료의 93%를 토큰 바이백에 사용하여 지난 1년간 8억 3000만달러 규모의 주주 환원 효과를 냈다. 보고서는 “수익과 연계된 ‘권리가 풍부한’ 토큰이 기관 투자자들에게 주식과 유사한 평가 모델을 제공하며 프리미엄을 받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기업 곳간 채우는 비트코인과 AI로 떠나는 채굴기
1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상장 기업 수와 총 보유량 추이. 2024년을 기점으로 기업들의 비트코인 매집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자료=피델리티]
기업들의 비트코인 매집 열기도 뜨겁다. 작년 말 기준 1000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상장사는 49개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채굴 기업이 아닌 일반 기업들이 전략적 목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들 ‘전략적’ 기업군이 전체 기업 보유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은 AI(인공지능) 붐을 타고 데이터 센터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피델리티는 “AI 데이터 호스팅 수익성이 비트코인 채굴을 앞지르면서, 채굴기들이 AI 연산 처리를 위한 고성능 컴퓨팅(HPC) 인프라로 전환되는 현상이 2026년 해시레이트 증가세를 둔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ㅇ

◆ “2026년은 유동성의 해”... 매크로 환경은 ‘청신호’
글로벌 M2(광의통화) 증감률과 비트코인 가격 변동률 비교.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될 때 비트코인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다. [자료=피델리티]
거시경제(매크로) 환경 역시 2026년 강세장을 가리키고 있다. 피델리티는 글로벌 통화량(M2) 증가와 비트코인 가격의 높은 상관관계를 근거로,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보고서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과 지정학적 긴장이 여전하다”며, 시장이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변동성이 큰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금이 작년 지정학적 위기 속에서 65%의 기록적인 수익률을 올린 것처럼 비트코인 역시 장기적으로는 ‘시스템 밖의 자산’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피델리티는 “디지털 자산 산업은 내부와 외부의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이 모든 과정은 산업을 더 강하고 회복력 있게 만들고 있다”며 “2026년은 그동안 구축된 인프라가 빛을 발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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