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구시장 선거] (1) 최은석 의원 “TK 행정통합, 공감대부터…포퓰리즘 안돼”

이혜림 기자 2026. 1. 1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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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최은석 의원이 대구일보와 인터뷰하며 대구시정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진홍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최은석 의원(대구 동구군위갑)은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은 시·도민의 충분한 공감대와 체계적인 검토 뒤 단계적 추진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19일 대구일보와 만난 최 의원은 지방선거 최대 이슈로 급부상한 TK 행정통합에 대해 "성급한 통합은 오히려 갈등을 키울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정부가 제시한 '통합특별시 최대 20조 원 지원' 구상에 대해서는 "포퓰리즘으로 여론을 호도할 것이 아니라 지방에 대한 권한 이양과 재정 양여 방안을 제시해야한다"고 날을 세웠다.

지역 최대 현안인 TK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서는 "준비되지 않은 낙관론으로 대구시민에게 희망 고문을 해서는 안된다"며 "제대로 된 국제공항은 TK 경제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정부가 주도해 군공항 이전과 신공항 조성에 대한 명확한 사업 계획과 재정 규모를 먼저 확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강조했다. 그는 취수원 이전 문제를 두고는 "지자체 간 갈등으로 수십 년을 허비한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이제는 정부 대안까지 포함해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 CEO 출신인 그는 대구 경제 해법으로 줄곧 '산업 구조 혁신'과 '기업 경쟁력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지금 대구에 필요한 것은 스스로 먹고살 수 있는 경제 체질을 만드는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다음은 최 의원과의 일문일답.

-정부가 앞으로 만들어질 통합특별시(가칭)에 각각 연간 최대 5조 원, 4년간 최대 20조 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는 행정조직의 외형만 키우는 수준일 뿐 통합특별시의 실질적 자치권 확대와는 거리가 멀다. 더 심각한 것은 '한시적 재정 지원'으로 통합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각 지방정부가 정부에 요구한 것은 4년짜리 지원금이 아니라 국세 이양 등 지방의 자치행정이 가능한 예산 구조 개편이었다. 행정통합은 국가 균형 발전의 핵심 과제다. 정부가 진정성 있게 '지방 주도 성장'을 주장하려면, 포퓰리즘으로 여론을 호도할 것이 아니라 지방에 대한 권한 이양과 재정 양여 방안을 제시해야한다.

-행정통합은 어떤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보나.

▲행정통합의 출발점은 양 시·도민이 통합에 대해 어떤 의사를 갖고 있는지를 분명히 확인하는 것이다. 그다음 단계는 통합 이후 실제로 행정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느냐는 문제다. 단순히 조직을 합치는 데서 그쳐서는 안된다. 통합을 통해 예산을 선택과 집중 방식으로 효율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과거 홍준표 전 시장과 이철우 지사 시절 행정통합 논의가 막판에 난관에 부딪힌 이유는 조직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안을 보면 대구시와 경북도의 기존 조직을 거의 그대로 유지한 채 통합하겠다는 구상이었는데, 오히려 조직이 더 커지는 구조였다. 통합을 한다면 대구와 경북에 나뉘어 있던 조직을 하나로 통합해 행정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남는 인력은 단순히 줄이는 것이 아니라, TK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데 전진 배치해야 한다. 산업 구조 혁신, 지역 기업 경쟁력 강화, 미래 스타트업 육성 같은 분야에 행정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행정통합은 시·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TK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수단이어야 한다.

-TK신공항 건설 해법은 무엇인가.

▲TK 경제를 생각하면 제대로 된 국제공항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TK 산업 구조를 보면 포항을 중심으로 한 중공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항공 물류 수요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가상 공간에 머물던 AI가 로봇이라는 신체를 얻어 공장과 물류 현장, 안방으로 침투하는 이른바 피지컬 AI, 의료·바이오, 로봇 부품 산업 등을 종합적으로 보더라도 항공 물류 수요는 앞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다만 핵심은 재원이다. 군공항 이전은 대구나 경북 같은 광역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정부가 주도해 군공항 이전과 신공항 조성에 대한 명확한 사업 계획과 재정 규모를 먼저 확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준비되지 않은 낙관론으로 TK 시·도민에게 희망 고문을 해서는 안된다.

-경북도가 대구·경북이 각각 1조 원씩 빚을 내 공사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이철우 지사의 고민과 진정성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이 방식의 추진은 바람직하지 않다. 군공항 이전을 위해서는 미군 및 국방부와의 협상, 전체 이전 비용 산정 등 해결해야 할 선결 과제가 여전히 많다. 특히 미군 부대 이전 용역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이전 비용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 재정 투입 규모와 대구·경북의 지방재정 부담, K2 이전 부지 개발의 경제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사업 기간과 총비용, 이전 이후 수익 구조를 먼저 산출해야 한다. 이러한 손익 구조 검토없이 선투자를 진행할 경우, 협상 지연 시 발생할 재정 부담을 누가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취수원 이전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하나.

▲취수원 문제를 지자체 간 갈등으로 시간을 끌어온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안동, 구미 등 여러 대안이 논의돼 왔고, 최근에는 환경부에서 강변복류수·여과수 같은 새로운 방안도 제시했다. 더 이상 결정을 미룰 것이 아니라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인근 지자체와의 문제도 갈등으로 풀 것이 아니라 협상을 통해 상생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과거처럼 갈등이 확대되는 방식은 반복돼선 안된다. 경북의 인접 지자체들과 충분히 협의하고, 정부가 제시한 새로운 대안들을 면밀히 검토한 뒤 시민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가장 빠르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려야 한다.

-본인의 강점은 무엇인가.

▲대구 경제가 어렵다. 젊은이들은 일자리가 없어 서울로 떠나고, 도시는 침체된 분위기에 갇혀 있다. 관광·문화 인프라도 약하다. 이 모든 문제를 관통하는 핵심은 결국 대구 경제다. 낙후된 산업 구조, 그리고 그 안에 있는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대구가 살아나려면 대구 자체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특히 산업 경쟁력과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는 각 산업과 기업이 처한 환경을 정확히 분석하고, 어떤 기술과 시장, 전략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설계해야 생긴다. 지금 글로벌 기업들도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결정으로 CEO를 누구로 할 것인지를 꼽는다. 도시도 마찬가지다. 최고 의사결정자가 어떤 경험과 판단력을 갖고 있느냐가 도시의 방향을 좌우한다. 저는 기업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대구의 주요 산업과 기업들을 직접 진단하고, 대구시 조직을 친기업·친산업 구조로 바꿔 대구가 스스로 돈을 벌고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갖고 있다.

-대구 경제가 어렵다. 2024년 기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33년째 전국 꼴찌다. 대구의 미래 먹거리 두 가지를 꼽는다면..

▲첫째는 대구를 미래 경쟁력이 있는 산업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고, 둘째는 문화·관광 인프라를 통해 찾아오고 싶은 도시로 도시 브랜드를 다시 만드는 것이다. 이 두 축이 대구를 다시 살리는 핵심 해법이라고 본다. 대구에는 섬유, 안경 같은 전통 산업이 있다. 문제는 낡았다는 것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다시 경쟁력 있게 재편하느냐다. 동시에 피지컬 AI, 의료·바이오, 모빌리티 같은 미래 산업으로의 전환도 반드시 필요하다. 저는 이를 포함해 8개의 핵심 산업을 선정해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이것이 '803 대구 마스터플랜'이다.

섬유는 의류를 넘어 첨단 소재 산업으로 계속 진화할 수 있다. 대구에는 수십 년간 축적된 기술과 산업 인프라가 있다. 중요한 것은 대구 섬유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디에 서 있는지를 정확히 진단하고, 목표 시장과 기술을 다시 설정하는 것이다. 저는 충분히 '섬유 르네상스'를 다시 만들 수 있다고 본다. 문화·관광은 도시의 체질을 바꾸는 요소다. 시민이 일상에서 문화를 누리고, 국내외 사람들이 찾고 싶은 개방적이고 매력적인 도시로 대구를 바꾸고 싶다. '803 대구 마스터플랜'의 구체적인 내용은 2월 초에 공개할 예정이다.

- 차기 시장 임기가 이재명 정부와 겹친다. 야당 시장이 되면 불리하다는 시각도 있다.

▲지금 우리나라 재정 구조를 보면 민주당에서 누가 시장이 된다고 해서 대구에 막대한 재정이 투입돼 도시가 확 바뀐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 이야기는 사실상 속임수에 가깝다. 지금 대구에 필요한 것은 정부 예산에 기대는 방식이 아니라 대구 경제의 체질 자체를 튼튼하게 만드는 것이다. 산업 경쟁력과 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만이 지속 가능한 해법이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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