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미끼’ 행정 통합은 본말전도[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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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전·충남, 광주·전남의 행정 통합을 위해 4년간 재정 20조 원씩을 지원한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재정 지원이 아니라 행정 통합의 방법과 효과를 얘기해야 한다.
어떤 지역에 20조 원을 투입해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거나 도시재생사업으로 삶의 질을 개선한다면 행정 통합보다 더 큰 지역 분권 강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더욱이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가 행정 통합과 재정 지원을 논의하는 것은 선거 개입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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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전·충남, 광주·전남의 행정 통합을 위해 4년간 재정 20조 원씩을 지원한다고 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5극 3특 체제 구상을 본격화하고 지방분권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이란 해석도 있다. 김동연 경기 도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추진해 경기도를 발전시키자고 하고, 이 대통령은 경기북부의 분도보다 산업 기반을 갖추는 게 우선이란 입장을 밝힌 적이 있다. 통합되면 전북과 충북 등 다른 지역은 어떻게 되는지 오리무중이고, 산업 기반도 없이 통합만 되면 지역이 발전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더욱이, 김민석 국무총리의 ‘서울시에 준하는 지위’는 무엇을 말하는지도 알 수가 없다. 국가의 행정 체계를 바꾸는 일이 합리적 평가와 논의도 없이 재정 지원을 미끼로 추진되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이다. 이렇게 의문투성이인 통합정책은 오는 6·3 전국동시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선거 대책일 뿐이라는 비판이 힘을 얻고 있다.
우선, 5극 3특 체제는 추상적 개념에 불과하다. 최근 순이동자 통계(2025년 11월)를 보면, 서울은 지자체 중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빠져나가는 지역이다. 대전에서 서울로 이동한 사람보다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동한 사람이 더 많다. 광주에서는 서울로 전입할 때, 강남구와 관악구로 가장 많이 전입했다. 경기도 중 광명·평택·오산·의왕·파주시 등에 인구가 많이 유입됐다. 결국 광역행정구역이 문제가 아니라, 기초자치단체에서의 거주 및 경제 환경 개선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추상적 개념으로 행정구역 개편을 논의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도 재정 지원이 아니라 행정 통합의 방법과 효과를 얘기해야 한다. 행정 통합은 시너지를 얻기 위한 일이다. 지원을 받아야만 가능한 통합이라면 하지 말아야 한다. 재정 지원은 효과가 가장 큰 분야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떤 지역에 20조 원을 투입해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거나 도시재생사업으로 삶의 질을 개선한다면 행정 통합보다 더 큰 지역 분권 강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주민들이 필요한 것은 차관급 행정관료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삶을 개선해줄 정책이다. 고위직 공직자 수가 늘어 좋아할 사람들은 보은 인사를 기다리는 정치 낭인뿐이다.
통합을 논의하기 전에 최선의 행정 서비스를 제공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 2개가 통합되는 게 좋다면, 3개가 통합되면 왜 안 되는지도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통합이 아니라 광역지자체가 과연 필요한지도 검토해야 한다. 과거와 달리 시군구 등 기초지자체의 역할이 커지고 분권적 정책을 추진하면서 중앙정부의 정책을 이첩만 하는 ‘도(道)’가 꼭 필요한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주민이 많다. 지역 분권은 주민 밀착형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지, 현대판 삼국시대를 열기 위한 것은 아니다.
지역의 발전은 지역의 고위공직자 수가 아니라, 주민의 삶에 의해 평가된다. 행정 통합을 말하기 위해서는 그로써 행정 비용이 얼마나 절감되는지와 주민들의 편익이 얼마나 증가하는지를 설명해야 한다. 국가 발전에서 중요한 행정 통합을 위해서는 구호성 정책보다 치밀한 보고서가 먼저 나와야 한다. 더욱이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정부가 행정 통합과 재정 지원을 논의하는 것은 선거 개입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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