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려도 너무 안 팔려요”...주요업체 재고만 32조, 술을 안 마십니다

한상헌 기자(aries@mk.co.kr) 2026. 1. 19.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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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수요가 최근 들어 크게 감소하면서 주류 제조업체들의 판매되지 않은 주류가 쌓여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주류 업체들은 코로나 이후 생산량을 급격히 늘렸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로 인한 가계 소비 여력 축소와 웰빙 트렌드 부상 등으로 주류 수요가 줄어드는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급격한 수요 감소는 주류 업체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

주류 제조 업체들이 1980년대 있었던 '위스키 호수'(whisky loch) 사태 때 있었던 대규모 할인 판매에는 저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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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위스키 재고만 32조원
코로나 이후 공급량 늘렸지만
소비력 저하에 웰빙 추세
할인은 인색·공급량 축소로 대응
지난해 2월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에 있는 주류관리위원회 매장에서 한 직원이 미국산 위스키 병들을 쇼핑 카트에 담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위스키 수요가 최근 들어 크게 감소하면서 주류 제조업체들의 판매되지 않은 주류가 쌓여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주류 업체들은 코로나 이후 생산량을 급격히 늘렸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심화로 인한 가계 소비 여력 축소와 웰빙 트렌드 부상 등으로 주류 수요가 줄어드는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대형 상장 주류 제조사 5곳(디아지오·페르노리카·캄파리·브라운포맨·레미 코인트로)의 재무 보고서 분석 결과 이들 기업이 최근 총 220억달러(약 32조4500원) 상당의 숙성 중인 증류주를 보관 중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만에 최고 수준의 재고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FT는 “재고 적체는 주류 업체들의 부채 부담을 가중하고, 가격 인하 전쟁으로 이어질 위험을 불러온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이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주류 수요 급증에 대응해 생산량을 급격히 늘렸지만, 이후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숙성 중인 증류주가 쌓이기 시작했다. 프랑스 코냑 제조사 레미 코인트로의 숙성 재고량은 18억유로(약 3조850억원) 규모로 현재 연간 매출의 거의 두 배에 달하며 전체 시가총액에 근접한 수준이다. 디아지오의 숙성 중인 재고가 연간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34%에서 2025년 43%로 급증했다. 디아지오가 보유한 숙성 중인 미국 위스키와 스카치 위스키 재고 가치는 작년 6월 기준 86억달러(약 12조6800원)에 달했다.

시장에서는 주류 수요 감소가 건강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사회 전반적으로 건강. 웰빙 등에 관한 관심 증가와 비만 치료제 ‘위고비’, ‘오젬픽’ 등이 급속히 보급되는 것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이다.

급격한 수요 감소는 주류 업체에 큰 타격이 되고 있다. 주류 업체는 수년 전에 수요를 예측해 생산에 나서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프랑스 브랜디인 코냑 제조업체는 포도 기반 증류주인 오드비를 2년·4년·10년 혹은 12년 숙성용 통에 각각 몇 리터씩 채울지 결정해야 한다. 프랑스국립코냑협회(BNIC)에 따르면 코냑의 작년 2월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72% 감소했다. 레미 코인트로는 작년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 코냑 매출이 7.6% 감소했다고 밝혔는데 오드비 공급량이 증가하면서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당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헤네시 코냑은 미국에서 병당 45달러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35달러까지 하락했다.

주류 제조 업체들이 1980년대 있었던 ‘위스키 호수’(whisky loch) 사태 때 있었던 대규모 할인 판매에는 저항하고 있다. 다만, 생산과 저장 시설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기업 재무 상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부담이다. 디아지오의 부채비율은 현재 상각전영업이익(EBITDA) 3.4배로 목표치인 3배 미만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제조사들은 뒤늦게 기존 위스키를 처분하는 동안 생산을 중단하기 시작했다. 일본 음료 그룹 산토리는 켄터키에 있는 짐빔 버번의 주요 증류소를 1년 이상 폐쇄했으며, 디아지오는 텍사스와 테네시 시설의 위스키 생산을 올해 여름까지 중단했다.

전문가들은 주류 업체들의 증류수 생산 감축을 ‘위험한 도박’으로 인식하고 있다. 특정 브랜드나 특정 증류주에 대한 수요가 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날 경우 5년 혹은 10년 후 생산자들이 다시 재고 부족에 빠질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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