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공수부대 1500명 미네소타에 출동 대기 명령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발생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강경 진압 논란이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 강경 대치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반란법 발동 가능성을 시사한 직후, 국방부가 실제 정예 공수부대에 대기 명령을 내렸다. 단속 인력 증원을 위해 연방수사국(FBI) 요원까지 파견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1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알래스카에 주둔 중인 제11공수사단 소속 병력 약 1500명에게 미네소타 투입에 대비한 파병 준비 명령을 하달했다. ‘북극 천사’라는 별칭을 가진 이 부대는 혹한기 작전에 특화된 정예 보병 전력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아직 투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며, 대통령의 명령이 떨어질 경우 즉각 이동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션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국방부는 언제든 군 통수권자의 명령을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반란법을 발동해 연방군을 투입한다면 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 이후 처음이다.
이례적으로 연방수사국 요원 파견도 준비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방수사국은 전국 지부에 긴급 메시지를 보내 미니애폴리스로 파견될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대테러나 조직범죄 수사를 담당하는 수사국 요원들이 시위 현장의 거리 순찰이나 이민 단속 지원에 동원된다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수위가 최고조에 달하면서 미네소타 현지는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이날 시엔엔(CNN), 엔비시(NBC) 등에 잇따라 출연해 “우리 연방정부가 우리를 침공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 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프레이 시장은 이번 병력 대기령에 대해 “시위대를 자극해 폭력을 유도하려는 명백한 미끼”라고 규정했다. 그는 “그들은 우리가 폭력적으로 반응해 1500명 군대를 투입할 구실을 만들기를 원하지만, 우리는 그 미끼를 물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위헌이자 시민들에 대한 협박”이라고 말했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는 주 방위군에 동원령을 내리고 주요 지점에 병력을 배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반란법은 주 정부가 치안을 유지할 능력이 없거나, 법 집행이 불가능할 때 대통령이 연방군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한다. ‘주 정부가 상황을 통제할 능력과 자원이 충분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방어적 조치로 평가된다. 주 정부는 소셜미디어 엑스에 “주 방위군이 현재 거리에 투입되지는 않았으나, 시민의 안전과 평화로운 집회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난 7일 미니애폴리스에서 단속국 요원 총격에 세 자녀를 둔 30대 여성 러네이 니콜 굿이 숨지면서 촉발됐다. 이후 시위대와 단속국 요원 간 충돌이 빈번해진 가운데 요원들이 최루탄·후추 스프레이 등을 동원하고, 차량 정지·강제 연행 등을 일삼는 장면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했다. 케이트 메넨데즈 미네소타 연방지법 판사는 지난주 “평화적인 시위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보복성 체포를 해서는 안 되며, 평화 시위대를 상대로 한 최루가스와 후추 스프레이 사용은 금지된다”는 긴급명령을 내렸다.
갈등은 현직 주지사와 시장에 대한 연방 차원의 수사로 번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월즈 주지사와 프레이 시장이 연방 법 집행을 방해했다는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전 연방검사 엘리 호닉은 시엔엔에 “헌법상 핵심적으로 보호받는 발언을 근거로 선출직 지도자들을 형사적으로 겨냥하고 있다. 이쯤 되면 법무부는 완전 통제 불능 상태다”라며 “법무부를 복수의 도구로 쓰고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티 놈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은 이날 시비에스에 나와 월즈 주지사와 프레이 시장이 “이런 일이 벌어지도록 허용하고, 이런 종류의 폭력이 발생하는 것을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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