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서한국 응원단장 “나는 끝까지 타이거즈 찐팬”
-비시즌에도 멈추지 않는 준비와 책임의 시간
-타이밍과 공감으로 완성되는 KIA 응원 문화
-10년의 단상, 흔들리지 않은 기준

지난 17일 만난 서 단장은 비시즌임에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최근 결혼식을 올린 그는 짧은 축하 인사에도 곧바로 ‘책임’이라는 단어를 꺼냈다. 개인적으로는 인생의 전환점이지만, 그 변화는 곧 자신이 맡고 있는 응원단장의 역할로 이어졌다.
그는 “결혼은 개인적으로는 책임감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시기”라며 “팬들과 구단, 선수들로부터 받은 축하에 대한 보답은, 응원단장으로서 지금의 자리를 더 성실히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비시즌은 응원단장에게도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이다. 하지만 쉼은 곧 준비로 이어진다. 서 단장은 “새 시즌을 앞두고 가장 먼저 점검하는 건 응원가”라며 “외국인 타자가 새로 합류한 만큼 새로운 응원가를 준비하고, 지난해 아쉬웠던 부분들을 채우기 위한 음악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는 직접 구상해 전달하고, 이를 토대로 전문 작업실에서 음악이 완성되는 구조다.
그가 생각하는 응원의 본질은 분명하다. “응원은 팬과 선수를 잇는 중간 역할”이라는 것이다. 서 단장은 “이기든 지든, 더운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아오는 팬들이 가장 중요하다”며 “선수들도 결국 사람이고, 매일 경기를 치르다 보면 지칠 수밖에 없다. 그때 팬들의 응원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전달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했다.
이런 응원 철학은 KIA 응원 문화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참여하려는 분위기가 있다”며 “누군가는 하고 누군가는 안 하는 응원이 아니라, 다 같이 하려는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즐기러 오기보다는 ‘오늘은 꼭 이겨야 한다’는 승부욕이 강한 팬들이 많다. 그 점이 다른 팀과 가장 다른 지점”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들어서는 팬 연령대가 다양해지며 응원 문화도 변화하고 있다. “젊은 팬과 학생들이 늘면서, 응원도 하나의 문화 콘텐츠처럼 보는 재미와 함께하는 재미를 더 고민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서 단장이 단상 위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요소는 ‘타이밍’이다. 그는 “모든 팬이 야구를 잘 아는 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응원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응원단장에게는 가장 어려운 순간이다.
“점수가 뒤지고 있을 때는 응원이 쉽지 않다. 그럴수록 무조건 하자고 밀어붙이기보다, 팬들의 아쉬운 마음에 먼저 공감해야 한다. 같이 아쉬워하고, 그래도 다음을 위해 응원하자고 마음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응원단장은 화려해 보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체력과 감정 소모가 크다. 서 단장은 “체력보다는 이제 나이가 들면서 몸이 아프다는 걸 느낀다. 족저근막염, 무릎, 허리까지 고장이 조금씩 온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여기에 정신적 부담도 더해진다.
“개인적으로 힘든 날이 있어도, 경기장에 서면 웃어야 한다.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감정 관리가 쉽지 않다”고 했다.

어느덧 KIA 응원단장으로서 10년 차다. 가장 또렷하게 남아 있는 순간을 묻자, 그는 여러 장면을 떠올렸다. “2016년 6월 처음 챔피언스필드 단상에 올랐던 날의 긴장감, 2017년 우승, 코로나 시절 무관중 경기장에서 마이크만 잡고 응원했던 기억, 그리고 2024년 우승까지.” 짧지 않은 시간만큼 기억도 겹겹이 쌓였다.
언젠가 단상을 떠나게 되더라도, 서 단장이 남고 싶은 모습은 분명하다. “응원단장을 그만두더라도 같은 팬으로서 계속 야구장에 올 것 같다. ‘진짜 타이거즈를 사랑한 찐 팬’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팬들에게 당부를 전했다. “무엇보다 건강하셔야 한다. 팬들이 건강하게 경기장에 와주셔야 선수들도 힘이 난다”며 “선수들을 믿고 함께 응원해 주신다면 분명 좋은 성적으로 보답할 거라 믿는다. 개막전에서 다시 인사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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