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 이어 여수 '벨루가'도 이상징후…"바다로 방류해야"

정승우 기자 2026. 1. 1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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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잦은 호흡 등 정형행동 확인
"해외,국내 해역에 해양 생추어리 조성"
여수 아쿠아플래닛 내 벨루가. X 갈무리

국내에 사육중인 벨루가들이 잇따라 이상징후를 보이며 방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일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에 따르면 여수 아쿠아플래닛에서 사육 중인 벨루가 '루비'가 반복적이고 목적 없는 행동을 지속하는 등 감금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는 지난해 12월 26일 여수 아쿠아플래닛을 방문해 약 2시간 동안 루비의 행동을 관찰했다. 모니터링 결과 루비는 약 20분간 수조 내부를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헤엄치는 동일한 경로를 반복했고 10~15초 간격으로 수면 위로 올라와 숨을 쉬는 행동을 지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이상행동을 두고 '정형행동'이라 한다. 정형행동은 사육 환경에 갇힌 동물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나타난다. 특정 목적이나 의미 없이 같은 행동을 장시간 반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벨루가의 일반적인 호흡 간격이 2~3분, 길게는 5분인 것을 감안했을때 루비의 경우 일반적인 행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단체는 설명했다.

핫핑크돌핀스는 "루비의 경우 호흡 빈도가 지나치게 잦아 명백한 이상 행동으로 판단된다"며 "이는 감금 스트레스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쿠아리움 수조에 벨루가를 계속 가둬 두는 것은 좋지 않은 선택"이라며 "해외와 국내 해역에 해양 생추어리(바다 보호구역)를 조성해 보다 자연에 가까운 환경으로 옮기는 방안이 반드시 검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수의 벨루가 '루비' 문제는 지역사회에서도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그동안 여수환경운동연합은 한화 아쿠아플라넷 여수 수족관에 남아 있던 마지막 벨루가 루비를 고향 바다로 돌려보낼 것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당시 여수환경운동연합은 성명을 통해 "야생에서 고래는 수심 700m까지 잠수하며 가족 단위로 무리 생활을 한다"며 "높은 지능을 가진 고래에게 좁은 수족관은 사실상 무덤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단체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8곳의 수족관에서 폐사한 고래류는 모두 46마리에 이른다.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바다로 돌아간 2013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2~6마리의 고래가 수족관에서 죽었다.

여수 아쿠아플라넷에서도 2020년 수컷 벨루가 '루이', 2021년 수컷 벨루가 '루오'가 잇따라 폐사했다. 야생 벨루가의 평균 수명이 30년 이상인 반면, 이들의 생존 기간은 12년에 불과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 사육 중인 벨루가 '벨라'에 대해서도 방류 논의가 진행돼 왔다. 2019년 벨라를 방류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이후 논의가 장기간 지연됐고 최근 아쿠아리움 방류기술위원회 위원 다수가 현실적으로 방류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부 위원 4명 중 최소 3명은 러시아 북극해로의 야생 방류나 해외 '바다 쉼터' 이송 등 기존 방안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롯데월드 측은 후보지 물색과 이송 환경 적응 훈련 등 방류 준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핫핑크돌핀스는 지난 16일 홈페이지 활동 소식을 통해 벨라가 입을 벌리며 이빨을 드러내는 등 "감금 스트레스로 인한 공격적 위협 행동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핫핑크돌핀스는 19일 벨루가 방류 문제 전반에 대한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벨루가 방류를 둘러싼 사회적 논의가 다시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재 국내에는 롯데월드 아쿠아리움 1마리, 여수 아쿠아플래닛 1마리, 거제 씨월드 3마리 등 총 5마리의 벨루가가 사육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