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 로마네 꽁띠 포도나무가 자라고 있다고?”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2022년 타계 ‘전설의 와인메이커’ 조쉬 젠슨/DRC 피노누아 가지 트렁크에 숨겨 가져와/캘리포니아 유일 석회질 토양 ‘마운트 할란’서 기적 일궈/평론가들 “부르고뉴 뛰어넘는 피노누아” 극찬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널리 식재된 피노 누아는 디종 클론(115, 667, 777, 828 등)입니다. 프랑스 부르고뉴 디종(Dijon)에서 들여온 클론입니다. 피노 노아는 재배하기 매우 까다로운 품종인데 디종 클론은 재배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다양한 테루아에서 일관된 품질을 내는 장점이 커 현재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가장 흔하게 재배됩니다. 또 포마르(Pommard), 마르티니(Martini), 스완(Swan), 마운트 이든(Mount Eden) 등 클론이 다양합니다. 칼레라 클론은 장미 꽃잎, 젖은 흙, 향신료 등 매우 짙은 풍미와 복합적인 아로마가 특징입니다. 또 마운트 할란 특유의 석회질 토양과 클론 자체 특성 덕분에 산도가 높고 골격이 단단해 장기 숙성잠재력이 뛰어납니다. 다른 클론보다 포도알이 작고 껍질이 두꺼워 색이 진하고 탄닌의 집중도가 높습니다.


부르고뉴 꼬뜨 도르(Côte d’Or)의 토양은 석회질과 진흙이 섞인 이회토(marl) 토양입니다. 꼬뜨 도르는 쥐라기 석회암 기반 지층 위에 풍화·침식으로 생긴 점토 성분이 쌓이면서 이회토 토양이 만들어졌습니다. 북쪽 코트 드 뉘(Côte de Nuits)는 석회질 비중이 더 높고, 코트 드 본(Côte de Beaune)은 점토 비율이 조금 더 높은 편입니다. 이회토에서 자란 피노 누아는 산도가 또렷하지만 날카롭지 않고 시간이 지나도 산도가 잘 무너지지 않습니다. 과일 맛은 검붉은 잼 느낌보다 체리·라즈베리·딸기가 지배적입니다. 포도가 쉽게 과숙되지 않아 너무 무겁지 않고 클린하면서도 직선적인 과일 캐릭터를 잘 보여줍니다. 특히 젖은 돌, 분필 같은 석회질 미네랄이 인상적이며, 미네랄이 과일향을 밀어내지 않고 뒤에서 구조를 잘 잡아줍니다. 진흙 토양은 탄닌의 골격을 만들며, 탄닌은 뼈대가 있으면서도 분말처럼 곱고 섬세합니다. 붉은 꽃, 말린 허브, 은은한 향신료에 시간이 지나면 버섯, 숲바닥, 트러플 같은 2·3차향이 발현됩니다. 특히 10년 이상의 숙성 잠재력이 뛰어납니다. 부르고뉴 피노누아가 세계 최고의 피노누아로 평가받는 가장 큰 배경은 바로 이 토양 때문입니다.


캘리포니아의 주요 와인산지는 노스 코스트(North Coast)와 센트럴 코스트(Central Coast)이며, 샌프란시스코 베이를 중심으로 나뉩니다. 나파 밸리 (Napa Valley), 소노마 코스트 (Sonoma Coast), 카르네로스(Carneros) 등이 노스 코스트에 속해있습니다. 산타 크루즈 마운틴(Santa Cruz Mountains), 몬트레이(Monterey), 산타바바라(Santa Barbara), 파소 로블(Paso Robles) 등은 센트럴 코스트에 속합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유일하게 부르고뉴 꼬뜨 도르와 매우 흡사한 이회토로 구성된 산지가 딱 두곳 있는데 바로 서쪽 몬테레이 카운티와 동쪽 내륙 산 베니토 카운티(San Benito County)를 가르는 해발고도 1000m 가발란 산맥(Gabilan Range)에 나란히 놓인 샬로네(Chalone· 400~550m)와 마운트 할란(Mount Harlan·670~900m)입니다. 파소 로블에도 이회토가 있지만 샬로네와 마운트 할란처럼 연속적이지 않고 부분적인 패치형태로 분포합니다. 샬로네와 마운트 할란는 샤르도네와 피노블랑도 유명하고 샬로네에는 120년 수령의 올드바인 슈냉블랑도 자랍니다.


이처럼 부르고뉴스러운 테루아를 지닌 마운트 할란을 처음으로 개척한 선구자가 칼레라 와인 컴퍼니 설립자 조쉬 젠슨으로 피노 누아를 캘리포니아의 위대한 품종으로 정립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가 2022년 타계했지만 ‘캘리포니아 와인의 영원한 전설’로 기억되는 이유랍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San Francisco Chronicle)이 ‘올해의 와인메이커’로 선정했고 와인 앤 스피릿(Wine & Spirits)이 선정한 세계 100대 와이너리에 네 차례나 이름을 올렸습니다. 특히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는 칼레라를 ‘캘리포니아의 로마네 꽁띠’로 극찬합니다. 2013년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는 조쉬를 표지 모젤로 세우고 ‘피노 누아의 선구자’로 집중 다룹니다.








조쉬 젠슨은 2022년 6월 7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는 세 자녀가 가업을 잇는데 뜻이 없자, 칼레라의 유산을 잘 보존해 줄 파트너로 평소 친분이 깊던 더 덕혼 포트폴리오(The Duckhorn Portfolio)를 선택해 2017년 와이너리를 매각합니다. 덕혼은 나파밸리의 메를로 유명한 덕혼 빈야즈(Duckhorn Vineyards), 합리적인 가격데대의 데일리 와인 데코이(Decoy), 앤더슨 밸리의 피노누아를 생산하는 골든아이(Goldeneye), 프리미엄 피노누아 코스타 브라운(Kosta Browne) 등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덕혼 포트폴리오의 수출 담당 이사 칼 코브니(Karl Coveney)를 만났습니다. 칼레라는 나라셀라가 수입합니다.


1997년 식재된 피노누아로 만듭니다. 잘 익은 블랙 체리, 자두, 블랙베리, 카시스가 또렸하고 흰 후추, 월계수잎, 시가박스 같은 향신료가 느껴집니다. 시간이 지나면 코코아 빈, 숙성 삼나무향이 감지됩니다. 우아하면서 균형 잡힌 바디감이 돋보이고 부드러운 탄닌, 중후한 과실미, 풍부한 구조감도 뛰어납니다. 체리, 베리, 스파이스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긴 피니시가 매력입니다. 로스트 덕 , 오리 콩피, 로스트 치킨, 버섯 리조또, 트러플 크림 파스타, 그릴드 연어, 연어 타르타르 포르치니 버섯 소스 계열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레인어 체리, 블랙베리, 레드베리, 라즈베리, 옐로우 플럼의 과일향에 라벤더와 세이지의 허브향, 화이트 페퍼의 은은한 향신료가 매력적으로 더해집니다. 약간의 섬세한 오크향과 깔끔한 산도와 미네랄이 잘 어우러지고 부드러운 탄닌과 긴 피니시가 돋보입니다. 허브 로스트 치킨, 플럼 소스 오리 가슴살, 구운 양고기, 그릴 연어, 버스 스튜, 숙성된 고다·블루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붉은 자두, 체리, 블루베리, 블랙베리, 크렌베리, 라즈베리, 다크체리, 석류의 생생하면서도 풍부한 과일향에 흰 후추, 계피의 향신료, 삼나무가 은은하게 깔립니다. 시간이 지나면 흙향, 초콜릿, 코코아 뉘앙스가 더해집니다. 40년 수령 올드 바인이 선사하는 응축미, 복합미, 우아함이 잘 느껴지고 깔끔한 미네랄, 뛰어난 밸런스, 긴 여운, 신선한 산도가 돋보입니다. 그릴드 비프 테린, 포르치니·머쉬룸 소스 파스타, 숙성된 고다·브리 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조쉬 젠슨의 이름을 걸었을 정도로 칼레라 와인의 정수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칼레라의 최상급 플래그십 와인입니다. 극소량만 생산하며 한국에 연간 30~60병 정도만 수입되는 희귀 와인입니다.

레몬, 청사과, 화이트 피치, 허니서클(인동덩굴꽃), 파인애플 등 약간의 열대 과일 노트에 은은한 토스트, 브리오슈가 더해지고 미네랄이 복합미를 더합니다. 해안성 기후의 밝고 활기찬 샤르도네 느낌을 잘 표현하며 산뜻한 산미가 돋보입니다. 팬프라이 새우, 구운 흰살생선, 관자구이, 연어·참치 같은 기름진 생선, 레몬과 허브를 곁들인 로스트 치킨, 크림소스 치킨 파스타, 돼지고기 구이, 고트·리코타 치즈 샐러드, 버섯 리조또·파스타와 잘 어울립니다. 센트럴 코스트의 몬트레이, 산타 바바라 등 여러 산지의 최상급 포도를 프렌치 오크(새오크 10%)에서 10개월 숙성합니다. 서늘한 기후에서 자란 전형적인 샤도네이의 활기찬 매력을 잘 보여줍니다.

레드체리, 다크체리, 라즈베리, 블랙베리, 레드커런트 과일향에 제비꽃과 들장미의 꽃향, 육두구, 정향, 시나몬의 향신료가 더해지고 시간이 지나면 은은한 바닐라 노트와 고급스러운 백단향도 감지됩니다. 활력 넘치는 산도와 매혹적이고 실키한 텍스처, 탄탄한 구조감, 길고 집중도 높은 피니시가 인상적입니다. 연어 구이, 오븐에 구운 닭·오리·소고기, 버섯 리조또·파스타, 그릴에 구운 돼지고기, 브리·까망베르 치즈 와 잘 어울립니다.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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