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진통제로 ‘버티는 질환’ 아냐… 신속 진단·치료 필요” [건강+]
일시적 증상 여기고 병원 늦게 찾아
통증 반복 만성화… 삶의 질 무너져
진통제 장기 사용 땐 ‘약물과용두통’
뇌출혈·뇌경색 위험신호 놓칠 수도
규칙적인 수면·운동·생활리듬 중요
두통은 ‘현대인의 병’으로 불릴 만큼 흔한 질병이지만 제대로 진료를 받고 치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 피로 증상으로 여겨 진통제로 버티는 일이 부지기수다. 그러나 두통을 방치하면 업무·학습능률이 떨어지고 우울·불안, 수면 장애가 겹치면서 삶의 질이 무너질 수 있다. 특히 두통은 뇌출혈·뇌경색 등 치료가 시급한 질병의 신호일 수 있어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ㅡ환자들이 두통으로 병원을 잘 찾지 않는 이유는.
“두통은 매우 흔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를 ‘병’이라기보다 피곤해서 생기는 일시적 증상으로 여기고, 진통제로 버티면 된다고 생각해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가 많다. 두통이 반복적으로 왔다가 사라지다 보니 심각하게 인식되지 않거나 효과적인 치료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몰라 자가치료로 지내는 일이 흔하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은 ‘참아보려다 더는 안 돼서 왔다’는 분들이 많다. 편두통처럼 통증 강도가 큰 경우 빛·소리·냄새에 예민해지고, 메스꺼움과 구토가 동반되면서 집중과 업무·학습이 사실상 불가능하기도 하다.”
ㅡ진통제를 장기 사용했을 때 부작용은.

“△갑자기 시작해 수분 내 최고 강도에 도달하는 두통 △살면서 가장 심한 두통이거나 평소와 완전히 다른 두통 △마비·저림·말 어눌함·시야장애·경련·의식저하 등 신경학적 증상 동반 △발열·목 경직·전신이 아픈 느낌 등 감염·전신 증상 동반 △기침·힘주기·운동으로 유발·악화 △자세에 따라 심해지거나 아침에 유난히 심한 두통 △임신 중 혹은 산후 새로 생긴 심한 두통 △50세 이후 처음 시작한 두통 △외상 후 두통 △암 병력·면역저하·항응고제 복용자의 새로운 두통 같은 위험신호가 있으면 신속히 병원(가능하면 응급실)에서 이차두통을 평가해야 한다.”
ㅡ두통 진단 과정은.
“진료에서는 무엇보다 ‘위험한 이차두통이 아닌지’를 먼저 배제한다. 시작 양상과 동반 증상, 임신·산후 여부, 외상·자세·힘주기·운동과의 연관을 중심으로 병력을 듣고 혈압 측정과 신경학적 진찰을 한다. 위험신호가 있거나 양상이 비전형적이면 CT나 MRI 같은 영상검사를 진행하고, 감염이나 뇌압 이상이 의심되면 뇌척수액 검사까지 고려한다. 반대로 전형적인 편두통·긴장형두통 양상이고 진찰이 정상이라면, 불필요한 검사를 반복하기보다 치료와 생활관리부터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핵심은 검사 자체보다 의사의 꼼꼼한 병력청취와 진찰이 진단의 출발점이라는 것이다.”
ㅡ치료는 어떻게 진행되나.

“기존 예방약보다 효과가 크고 부작용이 적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기존 예방약은 반응률이 40% 수준인 반면 CGRP 치료제는 약 75%에서 두통이 절반 이상 감소한다. 부작용으로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기존 약이 40∼60%로 흔한 데 비해 CGRP 치료제는 2∼5%로 낮은 편이다. 미국두통학회와 유럽두통학회는 예방치료를 시작할 때부터 CGRP 치료제를 다른 치료제들과 함께 고려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급여기준이 매우 까다로워 실제로 보험 적용을 받는 환자는 많지 않고, 상당수는 비급여로 치료를 받는다. 두통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고 급여기준이 국제 수준에 맞게 완화되면 더 많은 환자가 오랜 두통 고통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ㅡ두통 예방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생활수칙은.
“두통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약만으로 버티지 말고 생활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다. 규칙적인 식사·수면이 기본이다. 처음에는 주 3회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고, 익숙해지면 유산소와 근력운동을 병행하면 예방효과가 더 좋아진다. 두통을 유발하는 인자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강한 빛·소리일 경우 선글라스·귀마개를 준비하고, 저혈당이 유발인자인 환자는 사탕 같은 간단한 간식을 미리 챙기는 식으로 ‘나만의 응급 키트’를 만들어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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