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축구스타 타레미 “골 세리머니 못해”…정권 탄압 속 ‘연대’는 곧 보복이며 위협

이란 축구가 다시 정치의 소용돌이 한복판으로 끌려 들어가고 있다. 그리스 올림피아코스 간판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33)는 최근 득점 후 세리머니를 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 “내 나라 상황 때문”이라고 밝혔다. 가디언은 18일 “이란 내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이에 대한 정권의 강경 진압, 장기간 인터넷 차단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에서 뛰는 이란 선수들의 ‘연대 메시지’가 곧 협박·구금 위험으로 번지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타레미는 주말 그리스 수페르리가 아트로미토스전에서 시즌 8호 골을 터뜨리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올림피아코스는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통상 이란에서 수백만 명이 지켜보는 타레미의 유럽 무대 활약은 이번에는 고국에서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다. 테헤란 정권이 인터넷과 통신을 차단하면서 국민들이 경기 장면은 물론, 타레미가 득점 직후 미소조차 짓지 않은 장면도 함께 놓쳤다는 설명이다. 타레미는 경기 뒤 “내 나라에서 국민과 정부 사이에 문제가 있다”며 “국민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였고, 그래서 우리도 국민과 함께다. 이란 국민이 겪는 고통에 연대하기 위해 골을 넣고도 축하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가디언은 이번 이란의 혼란이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전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통화 가치 급락이 대규모 시위를 촉발했고 전국 각지로 확산됐다. 정권은 강경 진압과 ‘죽음’, 억압을 동원해 권력을 유지하려 하며, 인터넷 차단은 며칠째 지속되고 있다. 왓츠앱 메시지는 전송 표시가 하나만 찍힌 채 멈추고, 이메일은 전달되지 않으며 웹사이트 접속도 막히는 상태다. 가디언은 “권위주의 체제에서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축구장은 늘 경계 대상이었고 동시에 정부는 축구 성과를 체제 선전에 활용해왔다”고 전했다. 1998년 월드컵 진출 때는 ‘거리 축하가 과열될 수 있다’는 이유로 선수단 귀국 일정까지 조정됐고, 2010년 월드컵 예선에서는 일부 선수들이 부정선거 항의 시위 국면 속 야권 지도자를 지지하는 ‘녹색 완장’을 착용하기도 했다.
정권 비판 혹은 시위 지지 발언의 위험성은 이미 여러 사례로 확인됐다. 이란의 국민 영웅 알리 다에이는 2022년 시위를 지지했다가 가족이 출국을 막힌 것으로 알려졌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는 수비수 보리아 가푸리가 “반정부 선전을 퍼뜨렸다”는 혐의로 구금됐다. 이 사건은 축구가 정치적 발언의 통로가 되는 순간, 정권이 얼마나 빠르게 ‘사법·안보’ 프레임으로 대응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된다. 가디언은 타레미가 과거에는 정권 지지자로 보였으나 시간이 흐르며 인식이 달라졌다고 짚었다. 그는 이란의 열악한 경기장 환경을 비판했고, 수도 테헤란의 아자디 스타디움 운영 방식과 관중 통제 문제도 공개적으로 질문해왔다. 타레미는 2022년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잉글랜드와 1차전 국가 제창을 하지 않았던 행동의 ‘리더’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침묵의 저항’은 지난 7일 사우디에서 열린 AFC U-23 아시안컵에서도 반복됐다. 이란 23세 이하 대표팀은 한국과의 경기 전 국가가 연주될 때 입을 열지 않았다.
2022년 대표팀을 이끌었던 카를루스 케이로스 전 감독도 연대 발언에 나섰다. 그는 SNS에 “자유란 거짓이 없는 공기 속에서 숨 쉬는 것”이라는 문구(테헤란 출신 시인 아흐마드 샴루의 구절)를 올렸다. 그는 이어 “이란 국민, 내가 사랑한 선수들과 스태프, 친구들에게. 나는 오랫동안 이란 사람들과 함께했고 그들의 존엄과 따뜻함, 회복력을 알고 있다. 어려운 시대에 있는 이란 국민의 안전과 안녕이 몹시 걱정된다”고 밝혔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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