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 부친 농지 서류상 도로 만들고”…직불금 환수 ‘날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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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구경은커녕 삽질 소리 한번 안 들린 내 땅이 서류상 도로였다는 이유로 공익직불금을 토해내라니요."
세종시 연서면 월하리에서 9917㎡(3000평) 규모로 복숭아농사를 짓는 노재균씨(74)는 최근 세종시로부터 날아온 '직불금 환수 고지서'를 보며 손을 떨었다.
이에 세종시는 2020년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실효를 막기 위해 도로 건설 예정 부지의 농지를 전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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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건설 예정지 고지 못 받아
시 “공고·통지문 발송 절차준수”
농민 “부정 수급자 취급해 억울”

“도로 구경은커녕 삽질 소리 한번 안 들린 내 땅이 서류상 도로였다는 이유로 공익직불금을 토해내라니요.”
세종시 연서면 월하리에서 9917㎡(3000평) 규모로 복숭아농사를 짓는 노재균씨(74)는 최근 세종시로부터 날아온 ‘직불금 환수 고지서’를 보며 손을 떨었다. 40여년간 복숭아·벼 농사 등을 지어온 그에게 청구된 금액은 2년치(2023∼2024년) 공익직불금 32만5340원이다. 금액을 떠나, 국가 보조금을 부당하게 챙긴 ‘부정수급자’ 취급을 받은 데 대한 억울함이 더 컸다.
사태의 발단은 30여년 전인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연기군(현 세종시)은 월하리 일대에 4차선 도로 건설 계획을 수립했다. 그러나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공사는 차일피일 미뤄졌고, 20년이 지나면 계획이 자동 실효(취소)되는 법적 시한이 다가왔다. 이에 세종시는 2020년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 실효를 막기 위해 도로 건설 예정 부지의 농지를 전용했다. 하지만 해당 도로 계획은 지난해 끝내 무산됐다.
문제는 2025년 감사원 감사에서 이 사안이 지적되면서 불거졌다. 감사원이 “전용된 땅에서 직불금을 받은 것은 부적정하다”며 환수를 지시한 것이다. 이에 따라 시는 즉각 직불금 환수 고지서를 발송했다. 노씨와 같은 이유로 고지서를 받은 연서면 일대 농민은 모두 33명으로 파악된다.
농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농지가 전용된 사실조차 모른 채 수십년간 농사만 지어왔는데 진행되지도 않은 도로 건설 탓에 직불금을 토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노씨는 “이의신청을 하러 면사무소와 시청을 찾아갔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감사 지적사항이라 어쩔 수 없다’는 기계적인 대답뿐이었다”며 “시에서 멋대로 농지를 전용해놓고 왜 농민이 그 피해를 떠안아야 하느냐”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세종시는 농지전용 당시 농민들에게 충분히 알렸으며, 상황은 안타깝지만 법적으로 환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2020년 실시계획 인가 당시 주민 공람 공고를 거쳤고 개별 통지문을 발송하는 등 절차를 준수했다”고 했다.
그러나 노씨를 비롯한 농민들은 전혀 고지받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노씨는 “통지문을 받은 기억은 없고, 도로를 낸다는 말만 있었지 농지가 도로로 전용돼 직불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설명은 단 한번도 없었다”며 “하루아침에 부정으로 직불금을 챙긴 사람으로 낙인찍혀 너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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