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으로 이길 때다” 경쟁자 없는 안세영, 왕즈이 상대로 결승서만 10연승 ‘시즌 2승’

결승 43분만에 압도하며 ‘공안증’ 재입증
2주 연속 金…‘무패시즌’ 목표 향해 질주
세계 랭킹 1·2위의 대결인데 결과는 늘 똑같다. 안세영(24)이 항상 이긴다. 새해 들어서도 변함이 없다. 안세영이 이번에도 왕즈이(중국)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 1위 안세영이 18일 인도 뉴델리 인디라 간디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750 인도오픈 결승전에서 왕즈이(세계 2위)를 단 43분 만에 2-0(21-13 21-11)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말레이시아오픈에 이어 새해 첫 두 대회에서 모두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안세영은 1게임에서 왕즈이에게 중반 맹추격을 허용했다. 15-9로 여유 있게 앞서다 연속 4실점 하며 15-13까지 쫓겼다. 하지만 안세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상대를 숨 쉴 틈 없이 몰아붙이며 내리 6점을 따냈다. 15-13 접전이 순식간에 21-13으로 끝났다.
2게임은 더 일방적인 양상으로 진행됐다. 안세영이 시종일관 왕즈이를 압도하며 21-11, 여유 있는 승리를 따냈다. 안세영의 빈틈없는 수비에 매번 공격이 막히자 왕즈이는 허탈한 웃음을 지어 보이기도 했다. 우승을 확정한 안세영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관중석으로 셔틀콕을 선물하며 세계 최강다운 여유도 선보였다.
안세영은 이날 승리로 왕즈이 상대 결승 10연승을 달렸다. 지난해 말레이시아오픈부터 이날 인도오픈까지 왕즈이와 10차례 맞대결이 모두 결승전이었다. 세계 랭킹 1·2위인 두 사람은 대회마다 토너먼트 반대편에서 출발한다. 지난해 결승전에서만 8차례 만났다. 모두 안세영이 이겼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안세영은 꼭 일주일 전인 지난 11일 말레이시아오픈 결승전에서 왕즈이를 2-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중국에서는 ‘공안증(안세영 공포증)’이라는 말이 나온 지 오래다. 천위페이 정도를 제외하고 안세영을 상대로 승리를 기대할 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는다. 왕즈이는 이번 대회 4강에서 그 천위페이를 꺾고 결승에 올랐지만, 어김없이 안세영이라는 벽 앞에 무너지고 말았다.
안세영은 지난해 국제대회 11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배드민턴 역사에 남을 시즌을 보냈다. 남녀 통틀어 역대 최초로 시즌 상금 100만달러 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안세영은 계속해서 허들을 올리고 있다.
새해를 앞두고 ‘무패 시즌’이 목표라고 하더니, 이번 대회에서는 ‘21-0’ 경기를 언젠가 해보고 싶다고 했다. 안세영은 전날 4강에서 태국의 랏차녹 인타논(세계 8위)을 2-0으로 꺾은 뒤 “아마 오래 걸릴 것이고 어쩌면 영영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완벽한 순간은 상대를 21-0으로 이길 때다. 그걸 해보고 싶다”고 했다.
왕즈이를 비롯한 경쟁자들이 좀처럼 안세영을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안세영 스스로 끊임없이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자신을 몰아붙이는 구도가 계속되고 있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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