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조회 수 700만… ‘뽕짝 리듬’으로 다시 태어난 K팝
색소폰이 먼저 운을 뗀다. “빠-빠바바” 하는 전주 위로 4분의 2박자가 깔리고, 젊은 층에 익숙한 노랫말이 뜻밖의 창법으로 튀어나온다. 힙합 가수 박재범의 ‘몸매’다. 그런데 힙합 비트도, 세련된 리듬도 없다. 대신 트로트 특유의 ‘꺾기’와 ‘바이브레이션’이 들리고, 순식간에 ‘휴게소 뽕짝’처럼 느껴진다. 원곡의 관능적 가사는 익살스럽고 친근하게 변주되고, 어느새 멜로디를 흥얼거리게 된다. 마치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르면 나오는 노래처럼 친근해서 ‘몸매 휴게소 버전’이라 불린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만들어낸 트로트 콘텐츠가 온라인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지난달 2일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몸매 트로트 버전’은 공개 하루 만에 조회 수 700만회를 넘겼다. 유튜브에서도 지난 18일 기준 330만회를 기록했다. 두 플랫폼을 합쳐 1000만회를 가뿐히 넘겼다.
대형 기획사나 방송사가 주도한 게 아니다. ‘몸매 트로트 버전’을 제작한 유튜브 채널 ‘뽕미더머니’의 구독자는 약 5만1600명. 규모가 크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구독자 수를 훌쩍 뛰어넘는 조회 수로 순식간에 알고리즘을 타고 퍼졌다. 이 채널에 올라온 다른 인기 가수들의 트로트 버전 영상도 대부분 공개 하루 정도면 30만회 이상 조회 수를 올린다.
콘텐츠가 먹히는 이유는 ‘의외성’이다. 가사는 원곡 그대로지만, 리듬과 구성은 트로트 문법으로 갈아타면서 “아 이렇게 부를 수도 있구나” 하는 낯선 재미를 준다. 여기에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구성진 목소리와 과장된 꺾기가 더해지면 완전히 다른 ‘밈’으로 재탄생한다. 트로트 버전이 인기를 끌자 클래식, 인도풍 등 다양한 버전의 ‘몸매’가 만들어지고 있다.
지드래곤의 ‘삐딱하게’를 트로트풍으로 부르는 ‘쥐드래곤’, 블랙핑크의 ‘뚜두뚜두’를 부르는 트로트 걸그룹 ‘검분홍’ 등 AI 버전 가수들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나훈아·설운도식 헤어스타일에 나비 넥타이와 반짝이 양복으로 8090년대 트로트 가수 분위기를 낸다. 이에 “합성이 아니라 진짜 같다” “어르신들도 좋아할 것 같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이른바 ‘AI 커버곡’은 일종의 파생 저작물로, 원 저작권자 허락이 없을 경우 저작권 침해 소지가 크다.(법무법인 일로 정구승 변호사) 하지만 아직은 원곡 가수들이 재밌어하고, 팬들의 적극적 참여를 반기는 분위기다. 실제로 박재범은 얼마 전 열린 ‘멜론 뮤직 어워드(MMA 2025)’ 시상식 무대에서 ‘몸매’ 트로트 버전을 간주 중 한 소절 직접 부르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생성된 유행이 다시 무대로 되돌아오고, 패러디를 통해 대중이 참여하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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