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추는 게, 사고보다 더 두렵다"
올해 F3 정규 멤버로 활약
남들보다 늦은 16세 시작
피나는 노력으로 극복해
세밀한 분석력이 내 강점
체력·근력도 철저히 준비
"2030년엔 꿈의 무대 도전"

두려움과 맞서 싸우며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나간다. 한국인 최초로 국제자동차연맹(FIA) 포뮬러원(F1) 진출을 노리는 신우현(21)의 얘기다. 사고보다 성장이 멈추는 것을 더욱 두려워하는 그는 0.1초라도 빨라지기 위해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이고 있다.
5년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학생이었던 그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며 올해 F3를 주무대로 삼는다. 한국 선수가 정규 멤버로 F3에서 활약하는 건 신우현이 처음이다.
신우현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하이텍 TGR 소속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다. 앞서 몇 차례 F3 대회에 출전한 적은 있지만 한 시즌 일정을 모두 소화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준비를 잘해 K레이싱의 힘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스노보드 국가대표를 꿈꾸던 신우현이 레이싱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2021년이다. 차와 한 몸이 돼 바람을 가르는 짜릿함에 매료된 그는 진로를 완전히 바꾸기로 결심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16세. 일반적으로 6~7세에 카트를 시작하는 다른 선수들보다 출발이 10년 가까이 늦어 도전을 만류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신우현은 신경 쓰지 않았다. 당장의 격차는 크지만 노력으로 충분히 좁힐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급함이 없었던 건 아니다. 신우현은 "어떻게 하면 간격을 빠르게 줄일 수 있을지 정말 많이 고민했다"며 "결론은 기본기를 더욱 탄탄히 다지는 것이었다.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고 판단해 레이싱에 두 배, 세 배 이상 긴 시간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2022년 F4를 시작으로 유로 포뮬러 오픈, GB3 챔피언십 등을 거친 신우현이 올해 활약하는 F3는 F1의 등용문으로 통한다. 신우현도 앞서 F3 무대를 누볐던 샤를 르클레르, 오스카 피아스트리 등처럼 상위 리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우현은 "세계 각국에서 모인 기대주 30명과 경쟁하는 F3에서 좋은 성적을 내야 F2와 F1으로 갈 수 있다"며 "첫 시즌인 올해는 적응에 집중하려고 한다. 내가 만족하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말했다.
2030년 F1 진출이라는 구체적인 로드맵도 공개했다. 그는 "내년까지 F3에서 경험을 쌓고 2028~2029년에는 F2에서 활약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F1 팀들의 선택을 받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기술과 체력 등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하고 도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적으로는 철저한 분석을 통해 하나씩 보완해 나가고 있다. 신우현은 "노력과 함께 내가 갖고 있는 최고의 재능이 분석력이다. 다른 선수들보다 더욱 세밀하게 분석하는 편인데 브레이킹, 액셀, 시선 처리, 스티어링 등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력 훈련에도 매일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 오전에는 심폐 지구력을 향상시키는 유산소 운동에 집중하고 오후에는 근력을 키우는 웨이트트레이닝을 한다. 신우현은 "체력과 근력은 레이싱을 잘하기 위한 기본 중의 기본"이라며 "경기 중 드라이버가 받는 최대 5G의 압박을 견디기 위해 근육량, 체지방률, 식사량 등을 1년 내내 관리한다"고 말했다.
레이싱을 시작한 뒤 단 하루도 편안한 마음을 가져보지 못했다는 신우현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사고가 아닌 성장의 정체다. "레이싱 선수에게 발전이 멈춘다는 건 더 빨라질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제게는 사고보다 훨씬 무서운 일이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보내기 위해 계속해서 도전해 보겠습니다."
한국인에게는 여전히 불모지에 가까운 F1 무대를 반드시 정복하겠다는 각오도 드러냈다. 그는 "시상대에 오르는 장면을 상상하며 힘든 훈련들을 견뎌내고 있다. 앞으로 누군가가 나를 보며 레이싱을 시작하게 만드는 또 다른 목표도 갖고 있다. 한국이 레이싱 강국으로 나아가는 데 작은 디딤돌이 되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3월부터 새 시즌 일정에 돌입하는 신우현은 최근 의지를 다지며 머리카락을 짧게 밀었다. 그는 "레이싱에 방해가 되는 것은 모두 멀리한다. 경기 2주 전부터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도 전혀 하지 않는다.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기 위해 앞으로도 인내하고 절제하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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