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맞이 운동 열풍의 역습] 무리하게 어깨 쓰면 일상까지 으깨진다

차상호 2026. 1. 1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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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날씨에 의욕 앞서면 ‘회전근개 파열’ 위험
중장년층 오십견으로 오인해 방치하면 수술 필요
통증 참고 운동 금물… 정확한 진단 치료 첫걸음

1월은 그 여느 때보다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다. 헬스장, 수영장, 배드민턴, 러닝 동호회 등은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깨우고 새해 건강 결심을 실천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이 뜨거운 운동 열풍의 이면에는 예상치 못한 복병이 숨어 있다. 바로 어깨 통증이다.

특히 추운 날씨로 인해 근육과 관절이 잔뜩 경직된 상태에서 의욕만 앞서 갑작스럽게 운동량을 늘리다 보면 어깨에 탈이 나기 십상이다. 문제는 대다수 중장년층이 어깨 통증을 단순한 노화 현상인 오십견 정도로 가볍게 여기거나, 굳어진 어깨를 억지로라도 움직여서 풀어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한 동작을 반복한다는 점이다.

새해를 맞아 어깨 통증의 대표적인 원인이자 가장 혼동하기 쉬운 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의 차이와 올바른 대처법을 알아보자.

/클립아트코리아/

◇어깨가 얼어붙었다? 모든 방향이 굳는 오십견(동결견)=흔히 50대 전후에 많이 나타난다고 해 이름 붙여진 오십견의 정확한 의학적 명칭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다. 어깨가 얼어붙은 것처럼 굳는다고 해 ‘동결견’이라 부르기도 한다. 어깨관절을 감싸고 있는 주머니(관절낭)에 염증이 생겨 두꺼워지고 쪼그라들면서 관절과 달라붙어 통증과 운동 제한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오십견의 가장 큰 특징은 말 그대로 어깨가 굳어 어떤 방향으로도 팔을 움직이기 힘들다는 점이다. 마치 녹슨 경첩처럼 뻣뻣해져서 스스로 팔을 올리기도 힘들지만, 남이 억지로 팔을 올려주려 해도 올라가지 않는다. 세수하거나 머리를 감는 일상적인 동작이 어려워지고, 특히 밤에 통증이 심해져 아픈 쪽으로 돌아눕기조차 힘든 야간통이 특징이다.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당뇨병이나 갑상선 질환 환자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하며 골절이나 수술 등으로 장기간 어깨를 움직이지 못했을 때 후유증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힘줄이 찢어졌다! 특정 동작에서만 아픈 회전근개 파열=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어깨를 감싸고 있는 4개의 힘줄(극상건, 극하건, 소원건, 견갑하건) 중 하나 이상이 찢어지거나 끊어진 상태를 말한다. 노화로 인한 힘줄의 퇴행성 변화가 주된 원인이지만, 최근에는 테니스, 배드민턴, 골프 등 어깨 사용이 많은 스포츠 인구가 늘면서 젊은 층에서도 발병률이 증가하고 있다.

회전근개 파열이 오십견과 가장 다른 점은 특정 방향의 운동 제한과 근력 약화다. 오십견은 모든 방향으로 굳는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파열된 힘줄이 담당하는 특정 방향으로 팔을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하다. 예를 들어 팔을 옆으로 들어 올리거나 등 뒤로 돌리는 동작에서 찌릿한 통증이 나타난다.

또한 오십견과 달리 힘줄이 끊어졌더라도 다른 근육의 도움을 받아 어느 정도 팔을 올릴 수는 있다. 하지만 힘을 주어 버티기가 힘들고 팔을 내릴 때 힘이 빠져 툭 떨어지기도 한다. 가장 구별되는 차이점은 다른 사람이 팔을 올려줄 수 있느냐이다. 회전근개 파열은 다른 사람이 팔을 잡고 올려주면 통증은 있어도 팔을 올릴 수는 있다.

◇통증 참고 운동하면 낫는다? 위험천만한 착각…자가 진단은 금물=김해 the큰병원 문성건 대표원장은 “가장 큰 문제는 많은 환자가 회전근개 파열을 오십견으로 오인해 방치하거나 잘못된 대처를 한다는 것”이라며 “오십견 초기에는 스트레칭과 운동 범위 회복 치료가 중요하지만, 회전근개 파열의 경우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찢어진 힘줄의 파열 범위를 넓히는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초기 부분 파열일 때는 약물치료, 주사 치료, 체외충격파 치료, 운동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증상을 호전시키고 손상된 힘줄을 회복시킬 수 있다. 하지만 굳어진 어깨를 운동으로 풀겠다며 무거운 아령을 들거나 무리하게 철봉에 매달리는 등의 행동을 하면, 부분 파열이 완전 파열로 진행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문성건 원장은 “회전근개 파열이 완전 파열로 진행되고 장기간 방치되면, 끊어진 힘줄이 안쪽으로 말려 들어가고 근육이 지방으로 변성돼 봉합 수술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인공관절 치환술과 같은 큰 수술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봉합이 가능한 단계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술을 시행한다. 문성건 원장은 “1㎝ 미만의 작은 구멍을 통해 내시경으로 찢어진 힘줄을 꿰매는 방식으로, 절개 수술보다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빨라 일상 복귀가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파열 범위가 너무 넓거나 관절염까지 동반된 심각한 상태라면 봉합술은 불가능하다”며 “이때는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하다. 손상된 힘줄 대신 삼각근을 이용해 팔을 들어 올릴 수 있도록 고안된 인공관절로 교체하는 수술로, 과거 치료가 힘들었던 고령의 중증 환자에게 새로운 대안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수술은 치료의 끝이 아니다. 수술 후 굳어진 관절을 풀고 근력을 회복하는 체계적인 재활 치료가 뒷받침되어야만 비로소 건강한 어깨를 되찾을 수 있다.

◇정확한 진단이 통증 없는 새해를 만든다=오십견과 회전근개 파열은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발병 원인과 치료 방향이 완전히 다른 질환이다. 심지어 두 질환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 증상을 예단해 인터넷에 떠도는 검증되지 않은 운동법을 따라 하거나 파스만 붙이며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새해 결심으로 시작한 운동 후 2주 이상 어깨 통증이 지속되거나, 팔을 올리고 돌리는 특정 동작이 유독 힘들다면 반드시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MRI나 초음파 등 정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

문 원장은 “겨울철 어깨 건강을 위해서는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워밍업으로 굳은 근육과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필수다. 또한 평소 어깨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통증이 느껴질 때는 즉시 휴식을 취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정확한 진단과 내 몸에 맞는 적절한 치료야말로 활기찬 새해를 위한 가장 확실한 건강 투자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도움말= 문성건 김해 the큰병원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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