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공수처 내란 수사권 인정"…尹 '내란 우두머리' 재판 변수 되나
서울서부지법 영장 발부 등도 "문제없다"
같은 쟁점 다루는 '내란 우두머리' 재판부
尹 방어논리 깨져 설득력 떨어졌다 평가도
편집자주
초유의 '3대 특검'이 규명한 사실이 법정으로 향했다.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별검사팀이 밝힌 진상은 이제 재판정에서 증거와 공방으로 검증된다.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을 위한 여정을 차분히 기록한다.

법원이 16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체포 방해' 혐의 사건 1심에서 재판의 최대 쟁점이었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인정했다. 공수처의 서울서부지법 영장 청구, 영장 집행 장소 등 윤 전 대통령 측이 제기한 쟁점 모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여기에 12·3 비상계엄의 불법성도 간접적으로 인정하면서 이번 판결이 다음 달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재판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부장 백대현)는 16일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1심 선고에서 "공수처는 피고인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관련 범죄로 수사할 수 있다"며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을 명시적으로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내내 "공수처는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며 공소기각 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내란 사건을 '공수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직접 관련성이 있는 죄'로 판단한 공수처의 수사 착수는 위법한 수사권 행사에 해당한다는 논리였다. 또한 불소추특권이 있는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에 착수한 것 자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 같은 주장의 근거로 내란 우두머리 재판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의 구속취소 결정문도 제시했다. 지귀연 재판부는 지난해 3월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면서 "공수처법 등 관련 법령에 (공수처 수사 대상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며 "수사 과정에서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를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법원이 지적한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에 주목해 달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백대현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주장을 조목조목 물리쳤다. 먼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고, 따라서 공수처에는 직권남용 혐의 수사권이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와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사실관계가 동일하고, 중간 행위 없이 직접 연결된다"며 "직권남용 혐의 수사 중 내란 우두머리 혐의가 드러날 수밖에 없어 (수사) 관련성이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공수처가 서울서부지법에서 발부받은 윤 전 대통령의 체포·수색 영장도 적법하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서울중앙지법이 아닌 서울서부지법을 의도적으로 선택한 '영장쇼핑'이라고 강변했지만,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용산구 한남동 관저가 서울서부지법의 토지 관할에 해당한다고 선을 그었다. "공수처가 영장에 기재된 장소 이외의 곳도 수색해 위법"이란 주장에도 재판부는 "수색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수색 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지역을 통과한 행위는 수색 영장 집행에 필요한 처분"이라고 일축했다.
특검, 판결문 증거로 제출... 尹 "특검 결론대로 판결" 항소
법조계 안팎의 관심은 이번 재판이 내란 우두머리 사건 재판부 판단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에 쏠린다. 내란 우두머리 사건에서도 공수처 수사의 적법성이 쟁점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이번 판결로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요 방어논리가 깨진 만큼, 추후 재판에서도 같은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현저히 낮아졌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내란 특검팀 또한 체포방해 사건 1심 판결문을 내란 우두머리 사건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할 계획이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17일 '사라진 법리에 붕괴된 법치, 오로지 정치 논리'라는 입장문을 내고 "법원이 미리 설정된 특검 결론을 전제로 논리를 구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발했다. 공수처에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는 주장도 거듭 내놨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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