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CUS 경기] ‘내부 결속’ 지역사회 위기 돌파구 찾는 포천상공회의소
AI시대 능동적 대처 힘 쏟고, 지역 기업 해외판로 돕는다
인공지능 경영 접목… 인문학포럼 개최
경기국방센터 유치 지역산업 파급 효과
차의과대와 업무 협약… 지역산업 협력
청년 국가자격시험료 최대 30만원 지원
소외계층 후원 ‘기업인 골프대회’ 열어
한인 동포 네트워크 활용… 수출 지원

포천시는 8천100여개 기업이 몰려 있고 1인당 지역총생산(GRDP·2024년 기준)만 5천33만원에 달하는 경기북부지역 최대 생산도시다. 사실상 경기북부의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이곳 상공인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 종잡을 수 없는 대내외 경제 상황에 경기 한파까지 덮치자 위기감이 팽배했다. 상공업계 안팎에선 새로운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각 기업은 대응책 마련을 서둘렀다. 지역 상공인단체인 포천상공회의소(이하 포천상의)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게 됐다. 포천상의는 내부적으론 결속을 다지고 대외적으론 위기 타개를 위한 돌파구를 찾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역사회와의 유대와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미래 시장에도 대비하는 전략을 폈다. 올해도 이런 전략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 상공인 스스로 혁신을 모색하지 않으면 초고속으로 변하는 환경에서 생존이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 미래 먹거리 확보
포천상의는 지난해 9월 김상윤 경희대 교수를 초청해 ‘포천 인문학포럼’을 열었다. 주제는 ‘인공지능(AI) 특이점 시대, 기술은 어떻게 비즈니스를 바꾸는가?’였다.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는 AI가 앞으로 어떤 변화를 불러오고 경영에 어떻게 활용될지를 짚어보는 자리였다.
포럼에서 강조된 점은 AI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업종과 직업은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혁신을 창출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한희준 포천상의 회장은 “지난해 포천지역 많은 기업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으며 일자리까지 줄었다”며 “이런 위기를 넘기기 위해선 AI라는 대변화의 흐름을 발 빠르게 흡수해 경영에 녹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포천지역 제조업에는 지난해부터 정부기관과 협력을 통해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고 이를 토대로 AI 도입을 준비 중인 기업도 하나둘 늘고 있다.
포천상의는 본격 AI 시대로의 전환에 대비해 지역 상공인들의 의식 전환에 힘을 쏟을 방침이다. 시장 변화의 흐름을 읽어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업의 역량 강화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포천시가 경기국방벤처센터를 유치하면서 지역 산업계에서도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술벤처기업의 유입과 방산기업 창업 붐, 지역경제 활성화 등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센터가 지역에 안착하면 소부장(소재·부품·장비)과 정비·수리(MRO)를 중심으로 지역 산업에 상당한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포천상의는 센터 유치에 중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유치추진단이 구성될 때 경기대진테크노파크와 함께 기술지원 역할로 참여해 유치 활동을 자문했다. 포천상의가 이처럼 센터 유치에 적극적이었던 배경에는 장기적으로 지역산업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전통 제조업 중심의 성장에 한계를 맞은 지역에 첨단산업의 유입은 산업 전반의 혁신을 촉발할 수 있다. 더 넓게 보면 시가 추진 중인 ‘방위산업 혁신클러스터’ 유치와도 맞물려 있다.
■ 지역사회와 동반자

포천상의가 지난해 역량을 모았던 일 중 하나로 지역사회와 협력을 꼽을 수 있다. 최근 기업에 확산하고 있는 ‘ESG경영’에 발맞춰 지역의 주요 경제기관으로서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포천상의는 지난해 3월 포천의 차의과대학교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 산업 혁신에 협력하기로 했다. 양 기관의 협력은 지역 산업계뿐 아니라 지역사회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에 뿌리내릴 수 있는 일자리 여건을 조성해 지방소멸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포천상의는 포천지역 청년 역량 강화를 위해 국가자격 상설시험장을 운영하며 청년 지원자에게 응시료를 최대 30만원까지 지원해주고 있다. 이곳에서는 어학시험을 비롯해 워드프로세서, 컴퓨터활용능력, 한자 등 각종 국가자격시험이 치러진다. 포천지역 군부대에 복무 중인 청년들도 이곳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
한 회장은 “취업을 위해 국가자격증을 준비하는 청년들이 불편함 없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며 “포천에 상설시험장이 생긴 이후로 군인 응시자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천상의는 지역 소외계층 후원을 위해 기업인 골프대회를 열어 매년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지난해는 1천800만원의 기금을 마련, 소외계층 지원을 위해 포천시에 1천만원을 기부하고 300만원은 포천시민축구단에 후원했다. 나머지는 고등학생 10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상의 관계자는 “지역 기업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소외계층 지원에 힘을 모으고 있다”며 “올해도 이런 자선행사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기업 고충 해결 창구 역할

포천상의는 기관 특성상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우선순위로 다룰 수밖에 없다. 현재 포천지역 기업인들이 호소하는 가장 큰 고충은 판로 개척과 구인난이다. 특히 수출기업은 새로운 시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해외 시장을 뚫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포천상의는 이에 포천시와 협력으로 해외 각국에 흩어져 있는 한인동포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애틀랜타 한인회와 연계한 미국시장 진출이다. 2023년 첫 교류를 시작으로 현지 한인마트에 포천지역 식품기업이 진출한데 이어 2024년부터는 포천쌀이 애틀랜타와 샌프란시스코에 수출되고 있다. 포천지역 식품 수출은 현지 한류열풍에 힘입어 한인마트뿐 아니라 현지 마트로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출품목도 현지에서 인기 있는 ‘K-푸드’를 중심으로 점차 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호주 시드니에 거주하는 한인 동포들을 초청해 농산물과 공산품의 호주 수출을 타진했다. 시드니 한인회는 교류 활성화 의향을 전달, 수출 협의는 올해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천지역 기업과 호주 한인회 간 교류는 이번이 처음이다.
포천상의는 올해 지역 기업의 구인난 해소를 위해 우수 회원사 탐방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분기별로 구직자를 모아 우수 회원사 2~3곳을 방문, 근무환경을 직접 살펴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상의 관계자는 “구직자가 제공되는 기업정보만으로는 선택에 한계가 있어 기업을 직접 방문해 보고 직무를 꼼꼼히 살펴볼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도 좋은 채용방안이 되는 한편 상의는 회원사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천/최재훈 기자 cjh@kyeongin.com
Copyright © 경인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