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전교에 몇 명뿐인 귀한 상” … 개근상 실종 시대
`개근거지' 오래전 등장 … “아파도 학교가서” 옛말
“성실성·생활 태도·책임감 반영 … 가치 ↑” 주장도

[충청타임즈] 졸업시즌을 맞아 `개근상'이 재조명받고 있다.
한때 졸업생 대다수가 손에 쥐던 개근상이 이제는 전교에서 단 몇 명만 이름을 올리는 `귀한 상'이 됐다.
`개근거지'라는 말이 등장한지도 오래지만 이런 추세라면 곧 개근상은 자취도 없이 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충북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졸업 시 초등학교에는 6년, 중·고등학교에는 3년 개근상이 수여돼 왔으나 최근에는 학교장 재량에 따라 체험학습이 확대하면서 개근상의 의미가 약화되고 있다.
학교 출석을 타협할 수 없는 원칙으로 여겼던 과거와 달리 체험학습을 활용한 여행 등으로 선택적 등교가 보편화되면서 나타난 변화다.
청주흥덕초등학교의 경우 2024년 개근상(근면상)을 폐지했다. 일부 학교는 개근상 대신 재능상, 공로상, 봉사상 등 다양한 포상으로 규정을 변경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다양한 역량을 인정하고 교외 체험학습을 장려하는 교육 현장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아파도 학교 가서 아파라"던 훈계는 그야말로 옛날 얘기가 돼버렸다. 개근을 `교외 체험학습(여행)을 갈 형편이 안 되는 집 아이'로 비하하는 `개근거지'라는 표현도 이미 오래전에 등장했다.
온라인에서도 개근상의 위상 변화를 논하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는 "오늘 좀 놀란 건 한 반(20여명)에 개근상이 딱 두 명이더라. 오히려 학업 우수상은 수두룩하다. 격세지감"(de×××), "요즘은 개근하면 놀림 받는 세상이잖아요"(eg×××) 등의 글이 올라왔다.
학생들의 인식도 달라졌다. 고등학생들은 입시 막바지에 학원 수업이나 개인 일정으로 결석하는 일이 흔해졌고 교사들 역시 "필요하면 체험학습을 활용하라"고 안내하는 경우가 많다.
개근을 목표로 삼기보다는 효율과 선택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은 것이다.
학생들부터 개근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모습이다.
최근 고등학교를 졸업한 김모군(18)은 "3학년이 되면 학교 수업보다 학원이나 특강 수업이 더 우선시되는 경우가 많다"며 "모의고사 이후에는 아예 학교에 안 나오는 친구들도 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개근을 채우겠다는 생각 자체를 해본 적이 없다"며 "결석한다고 해서 주변에서 이상하게 보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바뀌고 있지만 개근의 의미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있다.
대학 수시 전형이나 특성화고 취업 과정에서는 여전히 출결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같은 성적일 경우 개근 학생의 성실성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사례도 적잖다.
청주의 한 고교 3학년 교사는 "고교에서는 수시전형에서 출결이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작용하는 만큼 여전히 무시할 수 없다"며 "개근상은 단순히 출석 일수를 넘어서 학생의 성실성, 학교생활에 대한 태도와 책임감을 함께 반영하는 상으로, 교육적으로 충분히 권장할 만한 요소"라고 평가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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