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비틀었는데… 원자 위치가 전자 바꿨다

신동선기자 2026. 1. 18.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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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최시영 교수 연구팀, 美위스콘신대·日도쿄대와 공동연구
‘모아레 계면 국소 원자 배열’로 산화물 전자 구조 제어 원리 규명
POSTECH 신소재공학과_반도체공학과_최시영 교수.
POSTECH 신소재공학과_통합과정 김민수.
산화물 결정 두 층을 비틀어 쌓기만 해도 원자 배열 자체가 전자 움직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두 장의 그물망을 겹쳐 돌릴 때 새로운 무늬가 생기듯 뒤틀린 산화물 계면에서 특정 원자 배열이 전자를 가두거나 밀어내는 '보이지 않는 울타리'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포스텍 신소재공학과·반도체공학과 최시영 교수 연구팀은 미국 위스콘신대 매디슨의 창범 엄(Chang-Beom Eom) 교수, 이경준 박사후연구원, 일본 도쿄대 료 이시카와(Ryo Ishikawa) 교수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산화물 두 층을 특정 각도로 비틀어 쌓은 계면에서 이러한 현상이 형성되는 원리를 규명했다. 이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 'ACS 나노(ACS Nano)'에 표지논문(Supplementary Cover)으로 실렸다.

연구의 핵심 개념은 '모아레 무늬'다. 벌집 모양 격자 두 개를 겹쳐 한쪽을 살짝 회전시키면 기존과는 다른 큰 주기의 무늬가 새롭게 나타난다. 다만 이러한 '뒤틀린 이중 층2) 구조' 연구는 그동안 그래핀 같은 2차원 소재에서 주로 이뤄져 왔다. 산화물은 단단한 3차원 결정이라 뒤틀린 계면을 만들기도 어렵고, 계면만 골라서 분석하기도 까다로웠다.

연구팀은 두 결정을 특정 각도로 맞췄을 때 원자들이 주기적으로 일치하는 '겹침 자리 격자(Coincidence Site Lattice, CSL)' 조건을 활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방식을 스트론튬 타이타네이트(SrTiO₃) 산화물 결정에 적용한 결과, 뒤틀린 산화물 계면에는 네 가지 서로 다른 원자 배열이 반복되는 모아레 초격자가 형성됐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배열 가운데 특정 구조에서만 전자 분포가 뚜렷하게 달라진다는 점이다. 산소 원자 여섯 개가 타이타늄 원자를 둘러싼 '산소 팔면체' 구조가 미세하게 찌그러지면서 타이타늄이 결합하는 산소 개수가 달라졌다. 이는 마치 방 안 가구 배치에 따라 사람이 움직이는 동선이 달라지는 것과 같다. 원자 배치 차이만으로 전자가 모이거나 흩어지는 양상이 완전히 달라지는 현상으로, 연구팀은 이를 '전하 불균형'으로 설명했다.

최시영 교수는 "2차원 소재에서만 다루어지던 뒤틀린 이중 층 연구 분야를 3차원 산화물 분야로 넓힌 중요한 성과"라며 "향후 전자소자와 기능성 소재에서 원자-전자 구조를 제어하는 데 뒤틀림 각도가 중요한 변수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국가연구시설장비진흥센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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