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무장 가로막은 Z세대의 냉소, 한국도 남 일 아니다

유진희 2026. 1. 18.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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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적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되며 각국이 재무장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총을 들어야 할 젊은 세대의 반응은 싸늘하다.

경제적 불평등과 세대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왜 기성세대가 구축한 체제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가"라는 회의론이 안보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남북 대치의 최전선에 있는 한국에서도 전쟁에 대한 거부감은 독일의 젊은 세대 이상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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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청년들 “전쟁 나면 탈출할 것” 징집 거부 시위
한국도 남북 전쟁 나면 ‘참전 의사’ 13.9%에 불과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적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되며 각국이 재무장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정작 총을 들어야 할 젊은 세대의 반응은 싸늘하다. 경제적 불평등과 세대 간 갈등이 심화하면서 “왜 기성세대가 구축한 체제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가”라는 회의론이 안보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재무장의 선두에 선 독일은 최근 ‘변형된 징병제’ 도입을 추진하며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정부는 2011년 폐지했던 징병제의 부활을 목표로, 올해 1월 1일부터 자원입대를 원칙으로 하되 인원이 부족하면 강제 징집이 가능한 새 제도를 시행했다. 이달부터 2008년생 남녀 70만명을 대상으로 신체검사 설문지를 발송하며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지만, 청년층의 반발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최근 독일 주요 도시에서는 10대 학생 수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징병제 반대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참여한 한 16세 학생은 “전장에서 죽느니 차라리 러시아 점령하에 살겠다”는 극단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고, 많은 학생이 “전쟁이 나면 외국으로 도피하겠다”고 답했다.

이러한 냉소의 배경에는 ‘경제적 박탈감’이 자리 잡고 있다. 청년들은 국가 예산의 상당 부분이 노인 연금에 투입되는 현실을 지적하며, 기성세대의 안락함을 위해 청년들의 생명과 시간을 희생시키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월급 인상(최대 463만 원) 등 정부의 유인책에도 불구하고, 현재 독일군은 전역자를 보충하는 수준에 그쳐 ‘군대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실정이다.

남북 대치의 최전선에 있는 한국에서도 전쟁에 대한 거부감은 독일의 젊은 세대 이상으로 높다. ‘2023 범국민 안보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전쟁이 일어날 경우 ‘전투에 참여하겠다’는 응답은 13.9%에 그쳤다. 이는 2014년(22.7%)과 비교해 10년 사이 급격히 하락한 수치다.

반면 ‘위험이 적은 곳으로 피난 가겠다(27.3%)’거나 ‘외국으로 나가겠다(3.2%)’는 응답이 전체의 30%를 넘었다. ‘후방에서 지원하겠다’는 응답이 48.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직접적인 전투 참여보다는 보조적 역할이나 회피를 택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이다.

해당 조사는 국방대학교가 만18세 이상 75세 미만 성인남녀 1200명(면접조사), 국방·안보전문가 100명(웹조사)을 대상으로 2023년 6월 실시한 한 바 있다.

유진희 (saden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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