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회·경제 구조, 해양 관점서 해석하는 철학 필요”

박혜랑 2026. 1. 18.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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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덕 한국수산자원공단 이사장
14일 해양수산CEO아카데미 강연
해양국가 비전과 철학 부재 지적
국가 비전으로 ‘해양주의’ 강조

“세계적으로 번성한 국가들은 빠짐없이 해양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을 계기로 모든 사회, 경제 영역을 해양 중심으로 해석하는 ‘해양주의’ 철학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부산 기장군에 본사를 둔 한국수산자원공단 김종덕 이사장은 지난 14일 열린 부산일보 제10기 해양수산CEO아카데미에 강연자로 나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바다가 세계의 역사를 바꿨다고 강조하면서, 바다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국가 철학을 갖추지 못하면 국가는 번영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바다가 없는 내륙국이 글로벌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에 불과하다”며 “GDP 최하위 국가들은 보면 전쟁 중인 국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바다를 끼고 있지 못한 나라들이다. 바다가 없는 나라는 전쟁하는 국가와 맞먹는 수준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바다의 중요성을 우리 국민들은 잘 인식하고 있지만, 국가는 이 같은 국민 인식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다 해양국가에 대한 철학도 부재한 상황이라는 게 김 이사장 생각이다. 그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자료에 따르면 국민 80%가 한국이 해양국가라는 데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이 ‘해양국가에 대한 국가 차원의 철학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국가가 국민들의 인식을 따라가고 있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해양을 기반으로 국가를 운영하는 확고한 철학적 기반이 있어야 진정한 해양강국으로 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으로 번영한 국가들은 빠짐없이 강력한 해양력을 가지고 있었음을 강조했다. 특히 현대 물류 혁명을 일으킨 ‘말콤 매클린’의 컨테이너 도입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단 하나의 아이디어가 물류비를 99%가량 절감하며 세계 무역의 판도를 바꿨다”며 “고베 지진 이후 고베항의 역할을 부산항이 흡수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했듯, 바다는 항상 결정적인 변화의 공간이었다”고 설명했다. 독일의 ‘라인강의 기적’ 역시 배후에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이라는 해양 거점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한강의 기적’ 또한 수출입 물동량의 90% 이상을 처리한 부산항이 있었기에 실현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현재 대한민국의 해양 잠재력을 세계 5위 수준으로 평가하면서도, 주변국인 미중일러 모두가 우리보다 앞선 해양 강국이라는 점을 경계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해양 산업의 비중이 위축되고 있는 현시점에 강력한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가 해양강국 실천 전략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그랜드 오션 디자인’(Grand Ocean Design)이다. 이 전략은 인재 양성, 영토 관리, 경제 도약,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해양을 국가의 ‘메인 시스템’으로 격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 이사장은 “해수부 부산 이전이 해양국가 성장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부산이 바뀌면 대한민국이 바뀌었다. 대한민국이 바뀌면 세계가 바뀌는 시대가 왔다”며 “해양주의를 기반으로 바다를 관리하고 이용하고 도전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생명 유지장치를 지키는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