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간 초월한 유럽 민속 음악 속으로의 초대
특정 지역 공동체 삶·희로애락
현대적인 앙상블로 풀어내
관객에 깊은 여운·감동 선사


시대를 건너고 국경을 넘어, 유럽 각지의 숨결이 담긴 민속음악이 현대의 무대 위에서 되살아난다. 저마다의 색채를 지닌 이국적인 선율 속에 녹아있는 짙은 호소력과 고유한 매력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감성적인 무대가 관객을 기다린다.
앙상블 노바팔라(Ensemble NowaFala)는 오는 24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유럽의 민속음악을 주제로 제2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독일,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영국 등 유럽 여러 나라의 토양에서 자라난 민속 선율이 클래식 음악이라는 예술적 틀 안에서 어떻게 재해석되고, 동시대의 관객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깊이 있게 조망하는 자리다.
이번 연주회의 가장 큰 특징은 민속음악을 박제된 과거의 유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앙상블 노바팔라는 특정 지역 공동체의 삶과 희로애락, 땀과 눈물이 응축된 민속음악을 현대적인 앙상블로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낯설지만 어딘가 그리운, 원초적이면서도 세련된 음악적 경험이 기대되는 이유다.
공연의 문을 여는 첫 무대는 독일 작곡가 모리츠 모슈코프스키의 'Aus aller Herren Lander'다.
19세기 말 유럽 살롱 음악 특유의 낭만과 재치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제목처럼 여러 나라의 민속적 특징을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 보인다. 특정 민요를 그대로 재현하기보다 각 지역이 품은 고유한 공기와 색채를 경쾌한 터치로 그려내며 관객을 유럽 음악 여행의 길목으로 안내한다.
이어지는 순서에서는 폴란드의 혼을 만날 수 있다. 폴란드 예술음악의 정체성을 확립한 작곡가 스타니스와프 모니우슈코의 오페라 할카 중 마주르카와 고랄 지역의 춤곡이 연주된다. 특히 이 곡들은 앙상블 노바팔라 소속 작곡가 성상현의 섬세한 편곡을 거쳐 새롭게 태어났다. 오케스트라 원곡이 가진 웅장한 에너지를 유지하면서도, 실내악 편성만이 줄 수 있는 밀도 높고 긴밀한 호흡을 통해 폴란드 춤곡 특유의 역동성을 생생하게 전달할 예정이다.
공연의 중반부는 헝가리 작곡가 벨러 바르톡의 루마니아 민속 무곡이 장식한다. 바르톡이 트란실바니아 지역을 직접 돌며 농민들의 노래를 채집해 만든 이 곡은 민속 음악의 생명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명곡으로 꼽힌다. 투박한 흙내음과 원초적인 에너지가 치밀하게 정제된 클래식 화성과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전통과 현대의 조우도 시도된다. 앙상블 노바팔라 소속 작곡가 이상준의 창작곡 'Atmosphere of an Unknown City'가 프로그램에 더해져, 과거의 민속적 감각이 현대 도시의 정서와 만나는 독특한 지점을 제시한다. 공연의 대미는 영국 작곡가 존 루터의 현을 위한 모음곡이 장식한다. 영국 민요 전통에서 비롯된 목가적인 서정성과 따뜻한 음향은 앞선 무대의 열기를 차분하게 감싸 안으며,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과 위로를 건넨다.
이번 무대에는 지휘자 권나은을 필두로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수·권진영·이지애·서희래, 비올리스트 조민지·김예송, 첼리스트 이주영·최재영, 플루티스트 고득경, 피아니스트 유지영·변다정 등 지역의 역량 있는 젊은 연주자들이 대거 참여해 호흡을 맞춘다.
한편, 앙상블 노바팔라는 그동안 폴란드 음악을 필두로 동유럽 음악을 꾸준히 소개해 온 젊은 단체다. 이번 공연은 이들의 음악적 시선이 유럽 민속음악 전반으로 확장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선율들이 앙상블을 통해 하나로 귀결될 때, 관객은 음악이 건네는 진정한 위로와 공감의 힘을 마주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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