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승진 확인됐는데…울산교육청 “문제 없다” 배짱
교육청 “자발적 포기” 이유 들며
부당 승진자 원직 복귀 요구 거부
교육계, 뒷거래 등 조작 의혹 제기
포기원 작성 과정 외압 등 수사 촉구

울산 교육계에서는 감사 결과조차 부정하는 울산교육청의 태도가 인사 정의를 정면으로 거스르고 있다며 강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18일 울산교육계 안팎에 따르면 이 사태의 발단은 2021~2024년 승진후보자 명부 작성 과정에서 발생했다. 울산교육청은 법령상 자격을 갖춘 장학사, 교육연구사 153명을 명부에서 제외했는데 사유는 승진 비희망이었다. 이 과정에서 법적 근거가 없는 승진 포기원이 징구된 사실이 확인됐다.
교육계는 4년에 걸쳐 150명이 넘는 인원이 승진을 포기했다는 설명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교육전문직이 되는 주된 목적이 승진임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인원이 자발적으로 기회를 버렸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울산 교육계 관계자는 "전문직들은 승진을 위해 청춘을 바친다. (교감)전직을 원하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승진 포기는 상상하기 힘들다"라며 "결국 특정 인사를 밀어주기 위해 상위 순위자들에게 포기를 종용했거나, 포기 대가로 또 다른 특혜를 약속하는 뒷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승진 수혜자가 승진 이후 인사권을 휘둘렀다는 소문까지 돌며 인사권 전횡 논란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승진 명부 작성 방식을 두고도 교육부와 울산교육청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교육부는 전체 승진 대상자에 대해 우선 순위를 매긴 뒤 승진 의사를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처음부터 특정인을 제외하고 명부를 만드는 것은 법령에 없는 임의 조정이며, 이는 결국 승진권 밖의 인물을 합격권으로 끌어올리는 순위 왜곡이라고 판단했다.
반면 울산교육청은 "승진대상자 중 서류 제출자만을 대상으로 평가한 것은 행정 효율과 본인 의사를 존중한 관행적 방식"이라고 항변한다.
특정인을 위한 의도적 조작이 아니기에 교육부의 부당 승진 규정에 동의할 수 없다는 논리다.
울산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로부터 직접적인 승진 취소 요구를 받은 바 없고, 적법 절차에 따른 승진이기에 현재로선 승진 취소 검토 계획이 없다"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이러한 해명은 오히려 밀실 인사 구조를 스스로 인정한 꼴이라는 비판을 부르고 있다.
인사권자가 포기원을 받아 대상자를 임의로 제외할 수 있다면, 입맛에 맞는 인사를 승진시키기 위해 출발선 자체를 조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 대상자의 순위를 대략 알고 있다면, 충분히 순위 조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울산 지역 교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 행정 착오가 아닌 조직적 인사 개입으로 보고 있다. 울산교육계 관계자는 "잘못된 명부로 결과가 바뀌었다면 그 승진은 원천 무효가 공정의 상식"이라며 "관행이라는 말로 위법을 덮으려 하지 말고, 포기원 작성 과정에서의 외압이나 회유 여부를 수사기관을 통해서라도 명백히 밝혀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교육청이 끝까지 책임을 부인한다면 교육부가 직접 원직 복귀 명령을 내려 인사 정의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진보교육감 체제에서는 인사 행정이 더 투명하고 공정할 것이라 믿었는데, 도리어 이런 구태의연한 불공정 인사가 벌어졌다는 점에 배신감마저 느낀다"라며 "교육청이 말해온 공정의 가치가 땅에 떨어졌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사 비위 의혹이 드러나면서 부당 승진자의 직위 유지를 둘러싼 공정성 논란은 당분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울산교육청은 교육부 지적에 따라 2025년도 인사부터는 모든 대상자의 서류를 받아 명부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개선했다고 밝혔다. 또한 교육부 요구에 따라 관련자 3명에 대해 경징계 처분을 내린 상태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