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본 총선 때 중도 신당 있었다면 ‘제1당’···다카이치 내각 높은 지지율 극복할 수 있을까

일본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인 공명당이 창당하기로 한 신당 ‘중도개혁연합’이 지난해 중의원(하원) 선거 때 존재했을 경우 공명당 지지세력의 표 이동을 추산한 결과 신당이 집권 자민당을 누르고, 제1당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아사히신문과 산케이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이끄는 내각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중도개혁연합이 다음달로 예상되는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사히는 중도개혁연합이 지난해 10월 중의원 선거 때 존재했을 경우를 가정해 3가지 시나리오를 추산한 결과 모두 중도개혁연합이 제1당이 되는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3가지 시나리오는 지난해 선거에서 공명당이 비례대표로 득표한 표가 지역구 투표에서 각각 50%, 70%, 100%의 비율로 중도개혁연합 표로 이동했을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이 같은 추산대로 중도개혁연합의 의석 수가 늘어날 경우 자민당·일본유신회 연정의 과반 의석은 붕괴되고, 다카이치 총리는 총리 취임 3개월 만에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권력 기반 강화를 위해 던진 중의원 해산과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가 중도세력의 신당 창당이라는 변수를 만나면서 오히려 자신을 정치적으로 위태롭게 만드는 패착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전체 465석인 중의원에서 자민당·일본유신회는 233석으로 아슬아슬하게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자민당 의석 수는 199석, 일본유신회는 34석이다.
아사히가 시나리오를 3가지로 나눠 추산한 것은 공명당이 비례대표에서 얻어온 표에서 얼마큼이 입헌민주당 지역구 후보에게 연결될지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과거 자민당과 연정을 이뤘던 시기 공명당은 대부분의 지역구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자민당 후보를 지원해 왔다. 대신 비례대표에서는 자민당 지지자들이 공명당에 투표해 왔다. 이 같은 선거 협력을 통해 지난해 중의원 선거의 경우 공명당은 비례대표 투표에서 지역구별로 최저 9000표~최대 3만6000표 정도를 얻은 바 있다. 종교단체인 창가학회에 뿌리를 둔 공명당은 지역구별로 일정한 고정 지지표를 확보하고 있다.
아사히는 이 가운데 일부는 자민당 지지자들이 투표한 것이기 때문에 공명당 지지자들의 표는 비례대표에서 나타난 수치보다는 적을 것으로 전제했다. 이에 따라 공명당이 비례대표에서 득표한 표 가운데 각각 50%, 70%, 100%가 자민당 대신 입헌민주당 후보 투표로 연결됐을 경우를 추산했다.
공명당 비례대표 득표의 50%가 입헌민주당에 가는 시나리오에서는 자민당 89석, 중도개혁연합 149석의 결과가 나왔다. 70%의 경우 자민당 79석, 중도개혁연합 159석이었고, 100%의 경우 자민당 58석, 중도개혁연합 176석의 결과가 나왔다. 어느 시나리오에서도 모두 중도개혁연합이 제1당이 되는 결과다. 지난해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한 이후 실시된 총선에서는 지역구 289석 중 자민당 132석, 공명당 4석, 입헌민주당 104석의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아사히는 자민당이 대승을 거뒀던 2021년 중의원 선거에도 동일한 가정을 해본 결과 70% 시나리오와 100% 시나리오에서 중도개혁연합이 1당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50% 시나리오에서는 자민당 131석, 중도개혁연합 120석으로 나타났다. 당시 선거에서는 자민당 187석, 공명당 9석, 입헌민주당 57석의 결과가 나온 바 있다.
아사히는 2017년 아사히와 도쿄대가 공동 조사한 결과 “비례대표에서 공명당에 투표하는 이들 중 지역구에서 자민당에 투표하는 비율은 70% 정도로 나타난 바 있다”면서 비례대표 투표 수의 100%가 지역구로 연결되는 시나리오는 생각하기 어렵고, 70%나 그 이하가 현실적이라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산케이는 지난해 총선에서 자민당이 승리한 지역구의 자민당 후보 득표 수에서 공명당 비례대표 득표 수를 빼고, 입헌민주당 후보의 지역구 득표 수에 추가하면 132개 지역구 중 반수인 66개 선거구에서 입헌민주당 후보가 역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66개 지역구 중 24곳은 수도권이었다. 자민당 후보의 득표 수로부터 공명당 비례대표 득표 수를 빼기만 했을 경우도 132개 지역구 중 52개 지역구에서 자민당 후보의 득표 수가 야당 후보 득표 수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같은 추산과는 별도로 이번 중의원 선거에서는 다카이치 내각이 출범 이래 계속해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산케이는 자민당이 공명당 표를 얻을 수 없게 되면서 고전할 가능성이 있지만, 높은 내각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지난 선거의 결과는 참고가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해 총선은 내각 지지율이 낮았던 이시바 전 총리 때 실시됐지만, 다카이치 내각은 70% 전후의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어 지난 선거보다 자민당 표는 늘어나고 입헌민주당 표는 줄어들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고 산케이는 보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중의원 해산 의사를 정식으로 표명할 예정이다. 오는 23일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중의원을 해산하면 27일 선거 공시가 이뤄지고, 2월 8일 총선 투개표를 실시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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