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민주주의 진전 위해 법조문·판결문 쉽게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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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폐지로 팔려고 선거공보물을 꺼내간 70대에게 집행유예 선고로 선처했으나 당사자가 '집행유예' 뜻을 이해하지 못하자 재판부가 반복해서 선고 취지를 설명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지난 4월에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받은 30대 여성이 1심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공시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소송 당사자들이 판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후속 소송 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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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폐지로 팔려고 선거공보물을 꺼내간 70대에게 집행유예 선고로 선처했으나 당사자가 '집행유예' 뜻을 이해하지 못하자 재판부가 반복해서 선고 취지를 설명하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지난 4월에는 보이스피싱 조직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받은 30대 여성이 1심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공시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우리 민법전의 용어들은 60%가량의 조문이 일본 민법 조문들을 직역한 것이어서 일본식 한자어와 표현으로 가득 차 있다. 예컨대 제229조(수류의 변경) ①항은 '구거 기타 수류지의 소유자는 대안의 토지가 타인의 소유인 때에는 그 수로나 수류의 폭을 변경하지 못한다'로 되어 있다. 무슨 말인지 알기 어렵다.
국유재산법에 나오는 '기부채납'은 기부를 받아들인다는 뜻으로, 표준국어대사전엔 없고 법률에만 나오는 일본식 용어다.
현행 형법과 형사소송법은 제정된 지 60년이 넘었는데 제정 당시 어려운 한자어, 일본식 표현, 어법에 맞지 않는 문장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국민 10명 중 6명은 법률 용어와 문장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한다. 소득 수준과 학력 수준이 낮을수록 법률 용어·문장을 이해하는 데 더 어려움을 겪는다.
민사 사건 10건 중 7건은 원고나 피고 모두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소송이다.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소송 당사자들이 판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후속 소송 등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2015년과 2019년에 정부가 발의한 민법 개정안은 각각 19대와 20대 국회 임기 만료와 함께 폐기되고 말았다. 법무부는 1992년과 2010년 형법 전면 개정안을 제출했지만 모두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정부와 국회는 이제라도 법률 수요자인 국민의 눈높이에서 민법·형법·상법 등 기본법을 전면 개정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국민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라도 판결문을 쉽게 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본법 전면 개정과 판결문 개선은 민주주의를 진전시키고, 법질서 확립과 준법문화 확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