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표 ‘통합 내각’ 상징 이혜훈, 청문회 파행 위기

길용현 기자 2026. 1. 1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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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혹 일파만파 ‘비리 종합선물세트’ 오명
국힘 “자료 제출 거부” 청문회 보이콧 선언
靑 “해명 지켜보자” 정면돌파 의지 고수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15일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통합'을 기치로 내걸고 야심 차게 발탁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개최가 안갯속이다.

이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야당인 국민의힘은 '청문회 보이콧'을 공식 선언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조차 싸늘한 여론 앞에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양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지명 직후부터 아파트 부정 청약, 영종도 부동산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여기에 보좌진에 대한 폭언·갑질 논란, 증여세 탈루, 자녀 병역 특혜 의혹까지 더해지며 도덕성 논란이 전방위로 확산됐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단순한 도덕적 흠결을 넘어선 '비리 종합선물세트'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로 인해 이 대통령이 내세웠던 '보수 야당 인사 발탁을 통한 국민 통합'이라는 명분마저 희석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사청문회를 담당하는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 위원장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6일 "이 후보자가 핵심 의혹에 대한 자료 제출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며 19일로 예정된 청문회를 열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쳤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전날 논평에서 "국민 눈높이에 한참 미치지 못해 낙제점을 받았고, 장관으로 부적합하다는 평가가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그런데도 이 후보자는 국회 자료 제출 요구를 사실상 묵살하며 청문회를 '하루 때우고 버티는 절차'로 여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이 대통령의 시간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는 '범죄자 통합'을 이룰 것인지, 국민의 상식을 지킬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고 지명 철회를 압박했다.

민주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당초 청와대의 기조에 발맞춰 청문회에서 해명을 듣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야당의 강경한 보이콧과 악화된 여론에 직면해 운신의 폭이 점점 좁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법상 야당과의 합의가 무산되더라도 민주당 소속 간사의 주재로 청문회를 열 수는 있다. 하지만 여당 단독으로 '반쪽 청문회'를 강행할 경우 불어닥칠 정치적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재경위 여당 간사인 정태호 의원은 "여야 합의로 청문회를 여는 것이 최선의 길이기에 그에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재경위원 일동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는 국민을 대신해 국회가 해야할 헌법적·법률적 책무다"며 "국민의힘은 인사청문회가 정상적으로 개최되도록 협조해 주기를 요청한다. 청문회를 통해 후보자의 자격과 역량을 국민 앞에서 검증하고, 국민이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회가 져야 할 최소한의 책임이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한 재경위원은 "이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나 여러 의혹에 대해 국민에게 염려를 끼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여당이라고 마냥 방어하거나 엄호할 수 없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는 여전히 "청문회 과정을 지켜보자"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아직 전혀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이 후보자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답변과 해명을 할 것이다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